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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9

오래된 집에 머물다 - 100년 된 제주도 집에서 배우고 살아가는 이야기 아파트라는 전형적인 도시의 삶의 형태에 싫증이 난 사람들이 많이 늘었다. 나만의 개성을 담은 집을 지으려는 노력들이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 잡은 지도 많은 시간이 흘렀다. 경제적 여유가 있는 사람들은 풍광 좋은 자리에 터를 잡고 멋진 전원주택을 짓는다. 여러 이유로 도시의 편리함을 버리기 어려운 사람들은 그리 넓지 않은 땅을 최대한 효율적으로 활용해 그들만의 보금자리를 만들기도 한다. 그리고 여기, 제주도에 살고 싶기는 한데 주머니 사정이 그리 넉넉하지 않은 젊은 남녀가 있었다. 그들의 시선은 제주도의 어느 한적한 동네에 버려져 있던 오래된 집에 머물었다. 여러 개의 작은 건물들로 이루어져 있고, 그중 가장 오래된 안채는 100년 가까이 된 집이었다. 그들이 이 집에 처음 들렀을 때에는 마당에 풀이 무성해.. 2018. 11. 24.
천국은 어쩌면 가까이 - 슬픈 날에도 기쁜 날에도, 제주 제주도. 이름만 들어도 언제든 떠나고 싶어 지는 곳이다. 여러번 다녀 왔지만 여전히 만나보지 못한 풍경과 사람들이 많다. 요즘은 제주도에 일주일 살아보기, 한달 살아보기 이런 것들이 유행인 모양이다. 그만큼 제주도란 섬이 가진 매력이 크다는 뜻이기도 할 것이다. 이런 매력적인 곳에서 나고 자란 허지숙, 허지영 자매는 부러운 사람이다. 직장생활과 학업을 위해 6년간 제주로를 떠났던 이들이 다시 돌아와 제주도의 구석구석을 돌아다니며 남겼던 사진과 글들이 한 권의 책으로 나왔다. 란 제목의 이 책에는 제주도 사람이기에 보여줄 수 있는 숨겨진 비경들이 많이 있다. 책에 담겨진 사진을 바라보고 있자니 당장이라도 그 풍경 속으로 떠나고 싶은 욕망이 커진다. 그녀들의 사진은 사진학 개론이나 이론서에 나와 있는 잘 찍.. 2017. 1. 4.
오름에서 불어오는 영혼의 바람 - 김영갑 십 년 만의 나들이 두모악 갤러리 앞마당에서 쉬고 있는, 제주도의 바람을 사랑하다 제주도의 바람이 된 사진작가 김영갑의 새 책이 나왔다. 루게릭 병에 걸려서도 사진 찍는 일과 두모악 갤러리 만드는 일에 손을 놓지 않았던 그가 세상을 떠난 지도 벌써 10년이 지났다. 이 세상에 있지 않은 사람의 글과 사진을 담은 책이 새로 나왔다는 것 또한 독특한 일이다. 책에 있는 사진과 글들은 매우 익숙하게 느껴진다. 몇해 전 따스한 조명 아래 고요히 읽었던 김영갑 작가의 책 에서 보았던 글과 사진이 많아서일까. 차이가 있다면 이번 책은 이란 제목에서 알 수 있듯 제주도의 수 없이 많은 오름에 관한 사진과 글이 주를 이룬다. 그의 제주도 사진은 여전히 좋다. 그는 제주도가 좋아 고향을 떠나 제주도 중산간 외딴 곳에서 사진을 찍으며 혼자 .. 2015. 8. 27.
낯선 길로 돌아오다 - <벼랑에서 살다> 조은의 아주 특별한 도착 여행 에세이류는 언제나 나의 구미를 당기는 책이다. 이름난 작가의 책은 물론이거니와 제 아무리 '듣보잡'이라 한들 여행과 사진에 관한 책은 허투루 보아 넘기기 어렵다. 인터넷 서점을 둘러보다 조은 시인의 여행산문집을 아주 우연하게 발견하고는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책을 구매했다. 2009년 11월에 초판 1쇄가 나왔으니 한참 지난 책이긴 하지만 오히려 조금은 오래된 사진과 글들을 통해서 이제는 사라져버렸을 지도 모를 국내 여행지의 매력을 되살려 추억해 볼 수도 있으니 더욱 좋다. 조은 시인의 여행 에세이는 내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마치 잘 숙성된 음식을 맛보는 것과도 같은 묵직함과 깊음이 묻어 나오는 글들이었으니. 역시 시인의 글은 뭔가 다른 것 같다. 그럼으로 인해 얼마간의 간격과 괴리가 느껴지기는 .. 2015. 2. 16.
다시 찾은 제주도 8년만에 다시 찾은 제주도 참 많이도 변했다. 하긴 10년이면 강산이 변한다는데 그 어느 곳보다 개발 수요가 많은 제주도라면 더 말할 것도 없겠다. 해가 갈수록 사람들의 발길을 늘어날테니 옛날과 같은 호젓함을 즐길 수 있는 곳은 점점 더 줄어들 수 밖에 없을 터. 비단 제주도뿐이 아니라.. 2013. 11. 14.
잊기 위한, 잊혀지기 위한 성산 일출봉의 해돋이와 섭지코지에서 맞이한 일몰. 고깃배도 바다를 등지고 항구로 돌아가는 시간 제주도의 하루가 저문다. 잊기 위한, 잊혀지기 위한 탐닉의 시작. 2013. 6. 9.
그 섬에 내가 있었네 - 이어도를 훔쳐본 작가 김영갑 "손바닥만한 창으로 내다 본 세상은 기적처럼 신비롭고 경이로웠다." 지금은 사라진 제주의 평화와 고요가 내 사진 안에 있다. 더 이상 사진을 찍을 수 없는 나는 그 사진들 속에서 마음의 평화와 안식을 얻는다. 아름다운 세상을, 아름다운 삶을 여한 없이 보고 느꼈다. 이제 그 아름다움이 내 영혼을 평화롭게 해 줄 거라고 믿는다. 아름다움을 통해 사람은 구원받을 수 있다는 믿음을 간직한 지금, 나의 하루는 평화롭다. - 저자 서문 중에서 제주라는 섬을 사랑해 20년 가까이 오로지 제주도의 중산간 들녘을 사진에 담는 작업에만 전념하다 루게릭 병이라는 불치병 진단을 받은 후에는 남제주군 성산읍 남달리의 폐교를 임대해 2년여간의 작업 끝에 국제적 수준의 아트 갤러리를 꾸며낸 사람. 이것이 사진작가 김영갑이라는 사.. 2012. 3. 5.
한국의 야생화(92) - 등심붓꽃 제주도의 풀밭에서 자라는 붓꽃과의 여러해살이풀이다. 10-20cm 높이의 줄기 밑 부분에 달리는 칼 모양의 잎은 밑부분이 줄기를 감싼다. 5-6월에 줄기 끝에 보라색 꽃이 피는데, 6개로 갈라진 꽃잎에는 짙은 줄무늬가 있으며 안쪽이 노란색이다. 북아메리카 원산의 귀화식물이다. 2010. 5. 24.
남도의 이국적 향취를 느낄 수 있는 환상의 섬 제주도 제주도를 따로 설명할 필요가 있을까? 환상의 섬, 남도의 이국적 느낌을 즐길 수 있는 곳라는 설명만으로는 부족하다. 그 어떤 장황한 말로도 제주도가 지닌 아름다움을 제대로 표현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 물론 우리나라를 떠나 해외의 유명한 휴양지를 들이댄다면 할말이 없어진다. 개인적으로 제주도를 딱 두번 가봤다. 시기 역시 공교롭게도 두번 모두 11월 하순이었다. 유채꽃 만발한 제주도의 봄이 기대되긴 하지만 아직까지 제주도를 다시 찾을 기회는 주어지지 않고 있다. 사실 대구공항에서 제주공항으로 향하는 비행기에 타기만 하면 1시간이면 족히 제주도에 도착할 수 있는데 현실은 그리 호락호락하진 않다. 2005년 11월 섭지코지를 한바퀴 돌고 다음 행선지를 향해 떠날 무렵이었다. 때마침 해가 지고 있었다. 서편으로.. 2009. 3.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