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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6

걷는 듯 천천히 - 고레에다 히로카즈의 첫 에세이집 포스팅을 남긴 지 한달이 훌쩍 흘렀다. 돌아보니 한달 남짓한 시간동안 참 많은 일이 있었다.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다보니 몸도 마음도 바빴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그 정신없음에 제대로 된 내 삶의 싸이클을 놓아버린 무책임함이 더욱 크다. 여유가 없을 정도로 바빴던 것도 아니다. 모든 것이 그저 핑계일 뿐이니 그저 심기일전해서 다시 일상의 궤도로 복귀하는 것이 급선무다. 원주라는 새로운 도시에 와서 처음으로 읽은 책이 라는 에세이다. 1962년 도쿄 출생의 영화감독이자 TV 프로듀서인 고레에다 히로카즈라는 사람이 썼다. 보통의 에세이란 것이 다 그렇겠지만 이 책 역시 작가 개인의 소소한 일상과 추억에 관한 이야기들이 많이 담겨져 있다. 책 속에 담겨진 글을 통해 지은이의 삶을 유추해 보는 것은 흥미로운 .. 2016. 2. 15.
뻔한 스토리에 마음이 끌리다 - 7번방의 선물 이것도 벌써 오래 전 기억이 됐다. 모처럼만의 과 회식을 뭔가 색다른 것으로 해보자는 제안으로 이른바 '문화 회식'이란 걸 하게 됐다. 오페라, 연극, 뮤지컬 등등 이런저런 얘기들이 나왔지만 역시 가장 쉽게 접할 수 있는 영화관람이 최종 메뉴로 낙찰됐다. 나이 지긋하신 어르신들은 내키지 않았는 지 몰라도 나처럼 몇년에 한번 영화 볼까 말까 하는 사람에겐 절호의 기회. 요즘 대세로 떠오른 류승룡이 주연으로 나오고 박신혜, 오달수를 비롯한 명품조연들이 뒤를 든든하게 받쳐준다. 역시 연기란 이런 것이구나 하고 느끼기에 충분했다. 어린 나이에 걸맞지 않는 연기를 펼쳐 준 아역배우까지. 영화 스토리는 참 뻔하다. 그 뻔한 내용엗 불구하고 억지 눈물, 감동을 강요하지는 않는다. 마지막에 지나치게 영화스러운 설정이 .. 2013. 2. 3.
나의 마음은 언제나 '가을로' 이 음악을 듣고 있노라면 가슴 깊은 곳에 고여있는 슬픔을 밖으로 밀어내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 이렇게 한두방울..짜내고 나면 슬픔이 다 말라버릴 것 같은.. '가을로' 여행을 가을에만 할 이유는 없지만, 가을에는 어디든..꼭 떠나야만 할 것 같은 강박증을 안겨주는 영화다. 우리나라의 아름다운 명소들.. 계절의 절정 가을이 보여주는 매력적인 영상에, 모짜르트 클라리넷 협주곡 2악장이 주는 장중하고도 진한 비장감에 가슴이 가득 차오름을 느낀다. 새로 포장한 길인가보죠? 전에 있었던 길들의 추억이 다 이 밑에 있을 텐데. 사람들은 그 길을 잊고 이 길을 또 달리겠죠? 좋은 길이 됐음 좋겠다. 비는 하늘에서 들으면 아무 소리도 나지 않을거야. 비가 땅에 부딪치고 돌에 부딪치고 지붕위에 부딪치고 우산에 부딪쳐서 .. 2012. 1. 8.
따뜻한 치유의 영화 카모메 식당 좀더 일찍 볼 걸 그랬다. 이런 좋은 영화를 이제서야 봤다는 게 조금 아쉬울 정도로 맘에 드는 영화다. 식당 이름이 된 카모메(갈매기), 마사코의 품에 안겨지는 고양이, 거짓말처럼 되돌아온 가방 속의 버섯.. 이 영화 속엔 여러 상징이 숨어 있는 것 같다. 정확히 그 의미를 파악하긴 힘들지만 두번, 세번 보고 나면 또 다른 뭔가가 보일 지도 모르겠다. 치유.. 마음의 치유.. 영화를 보고 나니 이 단어가 가장 먼저 떠오른다. 따뜻하다. 화면 속에서 내내 느껴지는 그 따뜻함이 마음에 든다. 나 역시도 영화 속으로 들어가 "코피 루왁" 주문을 외어보고 싶어진다. 그 진하고 따뜻한 커피 향에 취해보고 싶다. 누구나 저마다의 아픔을 가지고 살아간다. 카모메 식당을 찾는 사람들은 따뜻한 마음이 담긴 음식을 통해 .. 2011. 11. 7.
'아내가 결혼했다' 보셨나요? 신문기사를 보니 영화 '아내가 결혼했다' 가 개봉 10일만에 관객 100만을 돌파했다고 합니다. 요즘 한국영화가 불황을 거듭하고 있었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꽤나 훌륭한 흥행성적입니다. 2주연속 박스오피스 1위를 기록중으로 얼마나 많은 관객을 불러 모을지 관심이 가네요. 저는 아직 이 영화를 보진 못했습니다. 박현욱작가의 동명 베스트셀러를 영화화했고, '일처다부제'란 다소 파격적인 소재를 다뤘다는 정도만 알고 있지요. 손예진, 김주혁이 주연이란 것쯤도 알고 있습니다. 여러 블로거들의 글에서도 나타났듯 이 영화는 꽤 많은 논란을 불러 일으키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이미 예견된 일이기도 합니다. 영화 제작진에서도 그 점을 흥행요소로 기획했을 지도 모를 일입니다. 솔직히 남자 입장에서 이따위(?) 영화가 나왔다는 .. 2008. 11. 2.
가을로 떠나고 싶어지는.. 2006.10월에 개봉했던 영화 '가을로'는 지난 95년 삼풍백화점 붕괴사건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그러나 사고 자체보다는 그 사고때문에 영원히 이별해야만 했던 "연인"과 그 연인을 이어주는 매개물인 "여행", 우리의 아름다운 자연과 그 곳곳에 배어있는 추억들을 얘기한다. 유지태, 김지수, 엄지원. 이 세명의 배우들은 이 영화와 참 잘 어울린다. 차분하게, 감정이 과하지 않게 그들의 얘기들을 풀어 놓는다. 이미 가을은 지나갔지만, 다시 돌아올 가을에는 이 영화속에 나오는 그 곳들을 나도 한번 가보고 싶다. 2007. 9. 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