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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20

신병주 교수의 조선 산책 - 민초의 삶부터 왕실의 암투까지 여러 TV 프로그램을 통해 시청자들에게 알기 쉽고 재미있는 역사를 소개해 주고 있는 건국대 신병주 교수를 책을 통해 만났다. 그의 전공 분야인 조선 시대의 여러 사건들을 흥미롭게 풀어나가고 있다. 은 이전에 세계일보와 대구 매일신문의 지면에 연재되었던 칼럼들을 이번에 한 권의 책으로 묶어낸 것이다. 모두 여섯 장으로 나뉘어져 있는데 위로는 왕실의 비밀에서부터 민초들의 삶의 모습까지 살펴 볼 수 있어 사뭇 흥미롭다. 책은 연산군와 장녹수의 이야기로 시작된다. 조선 역사를 통틀어 최악의 폭군으로 기록되어 있는 연산군, 그리고 임금의 결핍과 비뚤어진 욕망에 편승해 사리사욕을 채워 나가다 비극적인 파국을 맞았던 장녹수는 비단 과거의 이야기로 치부할 것이 아니라 지금, 그리고 앞으로도 마땅히 경계로 삼을 만 하다.. 2018. 8. 18.
두 얼굴의 조선사 - 군자의 얼굴을 한 야만의 오백 년 군자의 얼굴을 한 야만의 오백 년. 를 쓴 다큐멘터리 작가 조윤민의 조선왕조에 대한 평가는 무척 신랄하다. 책 머리에 명시되어 있는 것처럼 그는 조선 시대 양반 지배층을 도덕의 가면을 쓴 위선적 존재로 인식했다. 그런 지배층의 지배 하에 5백 년 이상을 유지한 조선 왕조 역시 좋은 평가를 받을 리 만무할 터. 삼백 여 페이지가 넘는 책을 일관되게 관통하는 이미지는 하나같이 부정적이다. 조선왕조의 지배층은 물론, 그 시대의 지배 철학, 제도, 사회, 외교 등 전반에 대해 지은이는 혐오에 가까울 정도의 비판을 가하고 있다. 책을 읽는 내내 한편은 그의 지적에 공감할 때도 있었지만, 지나치게 공격적이기만 한 그의 신념을 견고하게 만든 원인은 무엇일 지도 궁금해졌다. 궁금증에 대한 해답의 단서는 프롤로그에서 살.. 2016. 11. 26.
국경을 넘은 한국사 - 왜 한국사는 세계사인가? 국사 교과서 국정화 논란이 역사에 대한 일반인들의 관심을 조금이라도 일깨우는 계기가 됐다면 불행 중 다행이라 할 수 있겠다. 이런 바람을 타고 최근에 숨겨진 우리의 역사에 관한 책들이 발간되고, 독자들의 선택을 받고 있는 것 또한 반가운 일이다. KBS 기자 출신에 현재는 단국대 교수로 재직중인 안형환 교수의 또한 이런 범주에 속하는 책이라 볼 수 있다. 왜 한국사는 세계사인가? 라는 부제에서 알 수 있듯 이 책에는 그동안 우리가 알지 못했던 우리의 조상들이 일궈냈던 자랑스런 역사가 고스란히 담겨져 있다. 안형환 교수는 한국인들의 공동체에 대한 자부심, 특히 과거의 모습에 대한 한국인들의 자부심은 어떠한가 라는 문제의식을 가지고 이 책을 썼다. 그 스스로도 어려서부터 우리나라는 약소국가이고 수백 번의 외.. 2016. 4. 27.
역사평설 병자호란 - G2시대의 비망록 애시당초 역사에 가정이란 존재할 수가 없다. 그럼에도, 우리 역사에서 지워버리고 싶은 기억을 하나만 꼽으라고 한다면? 돌이켜 보면 수없이 많은 치욕의 기억이 존재할테지만 나는 양란의 시대인 선조와 인조 재위 때를 포맷하고 싶다. 이 시대를 살아가는 젊은이들은 지금의 우리 형편을 보고 '헬조선'이라 비하하지만, 전쟁터보다 더한 지옥은 아마 현실에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건국된 후 200년이 흐른 1592년, 조선은 최대의 위기를 맞는다. 섬나라 오랑캐라 얕보았던 일본의 침략에 무기력하게 무너지며 나라가 존망의 위기에 물렸다. 일본의 도발 징후가 뚜렸하게 감지되었음에도 조선 조정은 전혀 대비하지 못했다. 아니, 역사적 사실을 되짚어 보자면 그들은 엄연히 눈앞에 닥쳐오고 있는 고단한 미래에 애써 눈감고 싶었다.. 2015. 12. 27.
한국 중국 일본, 그들의 교과서가 가르치지 않는 역사 과거사를 둘러싼 한중일 동북아 삼국의 해묵은 다툼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일본 제국주의의 침략 과정에서 발생한 한국과 중국의 피해에 대해 일본은 아직도 진정성 있는 반성과 사과를 하지 않고 있다. 일본과 마찬가지로 제2차 세계대전의 전범국가이면서 전후 여러차례 사죄의 목소리를 내고 있는 독일의 사례와 여러모로 비교되는 대목이다. 비교적 가까운 근세사에 대한 정리도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삼국의 역사 분쟁은 새로운 국면으로 전환되고 있다. 일본의 역사 왜곡이야 하루이틀 문제가 아니었지만, 세계 초강대국으로의 비상을 꿈꾸고 있는 중국이 자국의 역사를 미화하는 과정에서 주변국과의 마찰을 일으키고 있는 것 또한 큰 우려를 자아내기에 충분하다. 특히, 우리의 고대사와 관련된 이른바 동북공정은 국가의 전폭적 지원.. 2015. 11. 27.
한국사를 바꿀 14가지 거짓과 진실 - KBS <역사추적>팀이 밝히는 비밀! 두 개의 한국사! 제목은 상당히 자극적이었지만 제목만큼 충격적이진 않았다. 오늘은 KBS 팀에서 펴낸 에 관한 이야기다. 그들은 머릿말에서 역사를 보는 두 개의 눈길이 있다고 했지만, 사실 역사를 바라보는 관점은 이 세상에 존재하는 사람들 각자의 시각만큼 다양하다고 보는 편이 정확할 것이다. 물론, 그들이 얘기한 두 개의 눈길이란 이런 것이다. 정면으로 지긋이 바라보는 꼼꼼한 눈길과 연신 주변을 두리번거리는 분주한 눈길 말이다. 후대에까지 전해져 내려오는 기록을 위주로 바라보는 것이 일반적이겠지만, 기록으로 남아있지는 않지만 그 기록의 이면에 남아 있는 숨겨진 진실을 찾아보려는 노력 또한 그에 못지 않게 중요하다 하겠다. KBS 역사추적에서는 후자에 보다 치중했다 밝히고 있다. 그래서 그들이 펼쳐놓는 우리 역사 이야기는 .. 2015. 6. 21.
그들은 그 집에서 무슨 꿈을 꾸었을까 - 옛 공간의 역사와 의미를 찾아 떠나는 우리 건축 기행 만약 가능하다는 전제하에 다시 태어난다면 해보고 싶은 것이 건축가로서의 삶이다. 물론 현세의 나의 능력과 재주로는 감히 꿈도 꾸기 어려운 일이란 것도 잘 안다. 그러기에 빼어난 건축을 자유자재껏 만들어 내는 뛰어난 건축가들과 오랜 세월 자연과 함께 어우러지며 하나의 풍경이 된 명품 건축들을 보며 경탄을 마지 않을 수가 없는 것이다. 모자란 것을 채우러 오래된 건축들을 보러 다니곤 한다. 얼마나 많은 발품을 팔아야 건축이 지닌 아름다움을 제대로 이해할 수 있을 지 기약은 없다. 하지만 끊없이 이어지는 발걸음을 통해 예기치 못했던 놀라움과 경탄은 물론 치유의 즐거움까지 맛볼 수 있으니 마치 더듬이에 온 신경을 곤두세운 곤충마냥 깜깜이로 떠나는 답사 여행이 고난의 길인 것만은 아니다. 그렇다면 나처럼 문외한이.. 2015. 5. 25.
나의 한국현대사 - 유시민이 보고 겪고 느낀 우리 현대사 55년 대학 시절에는 학생 운동을 하다 옥살이를 했고, 그 이후는 칼럼니스트와 TV 토론 진행자를 거쳐 국회에 입성했고, 진보 정권에서는 보건복지부 장관 자리에까지 올랐던 인물. 나름 파란만장한 인생 역정을 거친 자연인 유시민의 눈에 비친 한국 현대사는 어떻게 정의될 수 있을까. 를 통해 우리 현대사와 함께 치열하게 살았던 그의 55년을 되돌아 볼 수 있다. 이 책을 읽으며 또 한번 역사에 대해 깊이 생각해 보게 된다. 역사학자는 물론, 역사에 대해 수많은 사람들이 정의를 내린 바 있다. 그런데, 어떤 특정 시대나 지역의 지나간 시간을 최대한 객관화시킨 역사라는 것이 과연 존재할 수 있을까에 대한 회의는 지금까지 나의 의식 내부에 강력하게 또아리를 틀고 있다. 우리는 학창 시절부터 수많은 역사를 접하고, 공부해.. 2015. 3. 22.
내가 찾아가서 만난 한국 - 어느 일본인 역사 교사의 끝없는 이웃 나라 공부 히타노 요시코라는 일본인 교사가 지은 이라는 책을 펴자마자 실망하지 않을 수 없었다. 솔직히 얘기하자면 나는 이 책이 일본인이 쓴 쯤 되는 줄 알았다. 아주 특별한 이력을 가진 일본인 - 한국에 관심이 아주 많은, 일본에서 일본역사를 일본 학생들에게 가르치는 - 의 눈에 보인 한국은 어떤 모습일까 하는 궁금증이 상당히 컸었다. 여행 에세이류를 좋아하는 내 취향에 걸맞는 책을 골랐다는 기쁨도 잠시, 책을 읽어갈수록 난감함에 빠지지 않을 수 없었다. 물론 그녀가 일행들과 함께 여러 차례 우리나라의 이름난 명소들을 둘러본 소회들이 이 책에도 소개되어 있긴 하다. 하지만 그 표현들은 상당히 단편적인 개인의 느낌에 치중되었고, 전문적이지 못해 아쉬움이 크게 느껴졌다. 한국에 대해 잘 알지 못하는 외국인의 눈에서 .. 2015. 3. 13.
지금 시작하는 인문학 - 우리 시대가 알아야 할 최소한의 인문 지식 흔히들 인문학의 위기라고들 한다. 좁디좁은 취업의 문턱을 넘기 위해 무한 경쟁으로 내몰린 이 시대에서 인문학을 얘기하는 것이 사치처럼 느껴지기도 하는 슬픈 현실이다. 상아탑이라고 하는 대학에서도 취업이 잘되지 않는 학과들은 이미 설 자리를 잃고 통폐합되는 운명을 맞기도 했다. 그런데 이런 이유로 인문학이 주목받고 있기도 하다. 최근 출판계에서 베스트셀러 자리에 오르는 책들을 살펴보면 인문학을 다루고 있는 것들이 가끔 눈에 띄곤 한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역시 인문학이 인문학 자체로 주목받거나 깊이 있게 논의되는 책들은 극히 드물다는 점이다. 대부분 취직시험에 도움을 주는 목적이거나 세상을 살아가는 데 필요한 상식 수준에서의 최소한의 지식을 정리한 데 그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어쩌면 이런 종류의 인문학.. 2015. 2. 15.
한국사가 죽어야 나라가 산다 - 한국사를 은폐하고 조작한 주류 역사학자들을 고발한다 는 다소 자극적인 제목이 이목을 끈다. 이 책의 지은이 이주한은 숭실대 사학과를 나와 현재 한가람역사문화연구소 연구위원이자 역사 비평가로 활동중이다. 이주한의 저서 을 통해 나는 이미 그의 성향을 충분히 파악했고, 그가 구구절절 들려주고픈 이야기에도 충분히 공감한 바 있다. 이 책은 특별히 일제 식민사관의 아류들이 지금 이 시간에도 한국 역사학계의 주류로 자리잡아 있는 안타까운 현실에 포커스를 잡고 있다. 일제 식민지 시대가 종식을 고한 지가 언제인데 아직까지 식민사관을 논하는 데에 불만이 제기될 법도 하지만 실상을 좀더 들여다 보면 우리의 주류 사학에 뿌리깊게 자리잡고 있는 식민사학의 폐해는 여전히 현재진행형인 것 같다. 왜 한국사가 죽어야 나라가 산다고 한 것일까. 도대체 우리 국민 중에 내 나라의 .. 2014. 1. 13.
역사e - 세상을 깨우는 시대의 기록 "세상에 풍운은 많이 일고 해와 달은 사람을 급급하게 몰아붙이는데 한 번의 젊은 나이를 어찌할 것인가." 1910년 12월 30일 밤. 불혹을 훌쩍 넘은 나이에 접어든 우당 이회영은 여섯 형제와 함께 전 재산을 팔아 얼어붙은 압록강을 건너고 있었다. 편안한 앞날이 보장된 고국을 떠나 북풍이 넘치는 국경을 넘어야 했던 우국지사의 마음은 어떠했을까. 개인의 안위 보다는 국권 회복을 위해 모든 것을 버릴 수 있었던 신념의 바탕이 무엇이었을 지 새삼 궁금해진다. 지금의 가치로 환산하면 무려 2조원에 달하는 재산을 처분하고 망명길에 올랐지만 그의 앞날은 가난과 고통의 연속이었다. 모든 재산을 독립운동에 쏟아 부었지만 정작 자신은 중국의 빈민가를 전전해야 했던 아버지를 지켜봤던 아들은 "일주일에 세 끼를 먹으면 잘.. 2013. 10. 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