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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세루5

늘 즐겁고 설레는 운문사 찾아가는 길 특별히 새로울 것이 없는 곳일지라도 마음이 끌리는 곳이 있다. 청도 호거산 운문사 역시도 내게는 그런 좋은 기억으로 남아 있는 곳 중의 하나다. 대구에서도 비교적 가까운 거리에 있고, 이런저런 이유로 운문사를 찾게 되곤 하는데 언제든 운문사를 향해 가는 길은 즐겁고 설레는 순간의 연속이다. 운문사를 향해 가는 길은 꼭 이 운문댐을 지나야 한다. 물론 석남사 쪽에서 넘어온다면 얘기가 달라지겠지만 말이다. 예전에 고개마루를 넘으며 드넓은 운문호를 바라보노라면 시원스런 풍광에만 눈길이 갔었는데 지금은 조금 달라졌다. 그동안 잊고 있었던 사실 때문이다. 깊고 푸른 물 속에 잠긴 땅이 한때는 이곳에 살던 누군가의 소중한 삶의 터전이었다는 것은 사실 고향을 잃어버린 적이 없는 내게는 직접적으로 와닿는 느낌은 아니다.. 2012. 4. 20.
봉정사의 숨겨진 보물 영산암 일상의 번잡함을 잊으려 절을 자주 찾곤 한다. 그 중에서도 안동 봉정사는 내가 자주 찾는 단골(?) 사찰 중 한 곳이다. 매번 봉정사를 찾을 때마다 단 한번도 날 실망시킨 적이 없었던 이곳도 이번에는 내가 때를 잘못 맟춘 것 같다. 하필이면 성지순례라는 이름표를 목에 건 수십명의 사람들이 봉정사를 분주히 거닐고 있었다. 산사에 오면 바람에 몸을 내맡기며 울려 퍼지는 풍경소리와 스님의 고요한 독경소리, 목탁 소리만이 혼탁한 속세의 소리를 잠재워 줘서 참 좋았는데 이번에는 사람들의 소리에 이 좋은 소리들이 묻혀 버리고 만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목조 건축물인 극락전 아래에도, 지난해 국보로 승격된 대웅전 안에도 사람들로 가득하다. 봉정사를 찾는 사람들 중에 모르고 스쳐 지나는 곳이 한 곳 있다. 봉정사.. 2012. 2. 28.
비에 갇혀있던 운문사에서 주인이 되다 여행을 다닌다거나 사진을 찍는 사람들은 날씨에 민감한 편입니다. 물론 흐린 날은 흐린대로, 비가 오는 날은 또 그런대로 맛과 정취가 있는 법이긴 하지만 아무래도 파란 하늘이 여백을 채워주는 것과는 차이가 있으니까요. 기왕의 여행길이 화창하기를 기대하는 것도 당연한 욕심입니다. 그래도 그런 날이 있습니다. 아무리 날씨가 좋지 않고, 맘에 드는 사진 한장 건질 것 같은 기대조차 들지 않은 그런 날이라도 어디든 떠나고 싶은, 떠나야만 하는 그런 날도 있는 법입니다. 무작정 일을 접고 운문사로 떠났던 어느 여름날도 그러했습니다. 한두번 가는 것도 아니요, 운문사에 푹 빠져 있는 것도 아닌데 정처없는 떠남의 행선지가 운문사였던 것도 묘한 일입니다. 인연이라 부릅니다. 뭐라 규정지을 수 없는 무수한 일들은 그저 인.. 2011. 12. 18.
막걸리 열두 말을 마신다는 운문사 처진 소나무 청도 호거산에 있는 운문사는 비구니 스님들의 수행 도량으로 유명합니다. 조계종 운문승가대학이 설립되어 있어 교육과 연구 기관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데, 현재 운문사엔 약 250여분의 스님들이 수행하고 있다고 하네요. 산지에 이렇게 넓은 평지가 있다는 것도 신기한 일인데 이 넓은 운문사 경내가 항상 깨끗한 데에는 다 이유가 있는 것 같습니다. 운문사 경내에는 우리나라 사찰 가운데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하는 만세루와 대웅보전, 미륵전, 작압전, 관음전, 명부전, 금당 등 많은 전각들이 남아 있는데 대부분은 조선시대에 중창된 것들입니다. 기록에 따르면 운문사는 신라 진흥왕 21년인 560년에 세워졌지만 임진왜란 때 절이 불타 없어졌던 것들 조선 숙종때 중건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보물 제835호로 지정되어.. 2011. 2. 13.
저물어가는 늦가을볕을 느끼게 했던 청송 보광사 송소고택을 찾아가는 길에 우연히 마주친 안내판을 따라 무심코 들어간 곳이 보광사다. 큰 길에서 차 한대가 드나들 수 있는 콘크리트 포장길을 따라 산으로 조금 들어가면 그곳에 보광사가 있다. 입구에 오래된 보호수가 한그루 서 있어 운치를 더해준다. 사실 보광사라는 사찰 자체는 크게 볼 것이 없다. 인터넷에서 보광사를 검색해 보면 같은 이름의 사찰이 수도 없이 나온다. 그중에서도 청송의 보광사는 규모가 작아서인지 자료 자체도 적은 편이다. 보광(普光)이라는 이름이 좋은가 보다. 한자도 똑같은 이름의 사찰이 서울부터 시작해 전라도까지, 전국 구석구석 없는 곳이 없을 정도다. 송소고택이 그렇듯 이곳 보광사도 청송심씨와 관련이 깊다. 수많은 정승, 왕비와 부마를 배출한 명문가문의 자취를 지금도 느낄 수 있다. 경.. 2009. 11. 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