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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웅전9

절에서 만나는 우리 문화 - 문화유산 해설사 따라 사찰 여행 전국의 수많은 절들을 찾아 다녔으면서도 정작 불교 문화와 대해서는 문외한이었던 것 같다. 절은 절하는 곳이라는데 나는 법당에 들어가서 무릎을 꿇고 고개를 숙여 가장 낮은 자세로 절 하는 법이 잘 없었던 것이다. 절은 좋아한다고는 하지만 그저 세상과 떨어진 산사의 고요함과 절집의 모습을 사진에 담는 것에 만족했던 것 같다. 그러다 어느 순간 부끄러움을 느꼈다. 절에 들어서면서 차례로 지나게 되는 문들이 어떤 의미인지, 수많은 탑과 불상, 그리고 전각들은 어떤 이름을 가지고 있고, 왜 그 자리에 그렇게 서 있는 것인지에 대한 자타의 의문에 자신있게 답할 수 없음에 답답했다. 좀더 알게 되면 좀더 많은 것을 보게 되고, 또한 좀더 많은 것을 느낄 수 있을 것 같은 기대감도 한 몫 했다. 대학에서 중국어와 중문.. 2012. 6. 5.
봉정사의 숨겨진 보물 영산암 일상의 번잡함을 잊으려 절을 자주 찾곤 한다. 그 중에서도 안동 봉정사는 내가 자주 찾는 단골(?) 사찰 중 한 곳이다. 매번 봉정사를 찾을 때마다 단 한번도 날 실망시킨 적이 없었던 이곳도 이번에는 내가 때를 잘못 맟춘 것 같다. 하필이면 성지순례라는 이름표를 목에 건 수십명의 사람들이 봉정사를 분주히 거닐고 있었다. 산사에 오면 바람에 몸을 내맡기며 울려 퍼지는 풍경소리와 스님의 고요한 독경소리, 목탁 소리만이 혼탁한 속세의 소리를 잠재워 줘서 참 좋았는데 이번에는 사람들의 소리에 이 좋은 소리들이 묻혀 버리고 만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목조 건축물인 극락전 아래에도, 지난해 국보로 승격된 대웅전 안에도 사람들로 가득하다. 봉정사를 찾는 사람들 중에 모르고 스쳐 지나는 곳이 한 곳 있다. 봉정사.. 2012. 2. 28.
황악산 아래 길상지지(吉祥之地)에 세워진 직지사 마치 처음 가 보는 곳인 것처럼 설레임을 안고 직지사를 찾았다. 일 때문에, 혹은 친구들과 이곳에 왔던 것이 대여섯번은 되는 것 같은데 묘하게 절 풍경이 생소하다. 차라리 절 입구에 깔끔하게 조성해 놓은 직지문화공원 모습이 눈에 익다. 이번에는 제대로 직지사 구석구석을 돌아볼 생각으로 일요일 오후 늦은 시간에 직지사로 향했다. 마침 직지문화공원에서는 풍물패 공연이 있어 시끌벅적하니 활기가 넘쳤다. 시민들이 언제든 찾아와 쉬었다 갈 수 있는 이런 공원이 있다는 게 얼마나 좋은 일인가 생각해 본다. 일주문으로 향하는 숲길이 싱그럽다. 아스팔트나 보도블럭으로 포장하지 않은 자연스러운 흙길이라 걷기에 더 좋은 것 같다. 수령이 그리 오래되지는 않아 보이지만 하늘을 향해 쭉쭉 뻗어있는 나무들이 시원한 그늘을 만들.. 2011. 6. 8.
서설(瑞雪)이 내린 초겨울의 봉정사 풍경 봉정사를 한두번 갔던 것이 아니니 뭐그리 새로울 것은 없는 곳입니다. 그래도 이날처럼 흰눈이 소복하게 쌓여있는 봉정사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은 건 아마도 이번이 처음인 것 같습니다. 마침 소니 알파55 라는 새로운 기종을 손에 넣게 돼 설레는 마음을 안고 한걸음에 달려가려 했습니다만 안동 지역은 추운 날씨에 내린 눈에다 구제역 때문에 조금 어수선한 분위기였습니다. 알파55에 번들렌즈로 담은 첫 샷입니다. 딱히 맘에 드는 건 아니지만 기존에 사용하던 크고 무거운 DSLR에 비해 훨씬 가볍고, 작은데다 그런대로 사진찍는 맛도 있는 것 같아 무척 만족스럽습니다. 재주 없는 사람이 원래 연장 탓 한다고 하지요. 너무 큰 욕심도 부리지 않고 가벼운 마음으로 사진생활을 계속하고 싶습니다. 잠깐 만져본 느낌은 "그래 .. 2010. 12. 31.
흥겨운 세속의 소리가 어울어진 불보사찰 양산 통도사 우리나라 삼보(三寶) 사찰을 다 둘러볼 요량으로 열심히 다니고 있다. 승보(僧寶)사찰 순천 송광사에 이어 오늘 다녀올 사찰은 불보(佛寶) 사찰 양산 통도사다. 불보사찰은 부처님의 진신사리를 모시고 있는 사찰이란 뜻으로, 신라시대 자장율사가 당나라에서 불법을 배우고 귀국하면서 통도사를 창건하고 진신사리를 봉안한 것으로 전해진다. 경남 양산시 하북면 영축산(영취산으로 바로 잡습니다) 에 자리잡고 있으며 불교 조계종 제15교구 본사에 걸맞는 사세(寺勢)를 자랑한다. 통도사 앞의 계곡에는 수많은 행락 인파가 몰려 이곳이 절인지, 유원지인지 잠시 헷갈리기도 했다. 여름방학을 맞아 템플스테이나 단체로 불교체험을 하는 학생들의 모습이 눈에 많이 띄었다. 계곡에서 아이들과 어울려 물장난을 치시는 스님들의 모습이 이채롭.. 2010. 8. 8.
고요하고 청순한 아름다움이 넘쳐 흐르는 구례 화엄사 오래 전부터 그 명성은 익히 들어 알고 있었지만 지리산 자락에 자리잡고 있는 화엄사를 찾는 게 그리 쉽지만은 않았다. 이번 여름휴가 기간에 하루 시간을 낼 수 있었던 게 참 다행이란 생각이 든다. 이렇게 멋진 곳을 모르고 지냈으면 얼마나 아쉬웠을까 하는 마음이 들어서다. 화엄사는 그 규모에 있어서는 웅장하지만 사람들을 따뜻하게 품어 안아주는 그런 절인 것 같아서 앞으로도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것 같다. 화엄사는 조계종 제19교구의 본사다. 여느 조계종 본사들이 그렇듯 본사의 위치에 걸맞는 규모를 자랑한다. 화엄사를 처음 찾는 사람들이면 누구라도 그 웅장함에 절로 탄성을 자아낼 것이 분명하다. 일주문부터 본전인 대웅전에 이르기까지 구석구석 깔끔하고 단아하게 정돈된 모습 그 자체다. 크고 웅장한 사찰에 들어.. 2010. 8. 2.
팔공산의 넉넉한 품을 닮은 대구 대표사찰 동화사 대구가 고향은 아니지만, 뿌리를 내리고 산 지가 몇해인데 대구를 대표하는 사찰 동화사를 지난해 겨울 겨우 찾아볼 수 있게 되었다. 그렇다고 경주처럼 워낙 볼 곳이 많아서 미룬 곳도 아닌데 말이다. 그동안의 무심함을 용서라도 받을 마음으로, 그리고 녹음이 우거진 동화사의 모습도 보기 싶어서 얼마전 다시 동화사를 찾았다. 겨우 두번이지만 묘하게도 동화사만 오게 되면 시간에 쫓기게 된다. 이상한 일이다. 그래서인지 아직도 동화사의 구석구석을 제대로 살펴보지는 못한 것 같지만 처음이나 다시 찾았을 때나 그 느낌이 변함없이, 참 좋았던 것은 다행스런 일이다. 동화사가 워낙에 크고 유명한 절이고, 과거에 시끄러운 일들로 유명세를 치뤘던 곳이라 처음에는 선입견이 조금 있었던 것도 사실이지만 인파가 많은 날을 피해서 .. 2010. 7. 29.
고려 초조대장경을 모셨던 호국사찰 부인사 사전 정보가 거의 없는 채로 부인사를 찾기는 쉽지 않을 것 같다. 부인사 근처 도로에 작은 표지판이 있긴 하지만 사람들의 이목을 끌기에는 모자라 보인다. 이게 들어가는 길이 맞나 헷갈릴 정도로 진입로는 협소했고 그나마도 문화재 관련 조사때문에 상태가 좋지 못하다. 일반인들의 출입이 그리 많지 않은 탓인지 방문객에 대한 배려가 부족하다고 느껴진다. 부인사에 당도했을 때의 첫 느낌은 조금 실망스러웠다. 천년이 훨씬 넘은 고찰에 어울리는 고풍찬연한 아름다움을 기대하고 왔었는데 보이는 모습들은 지어진 지 얼마되지 않은 새 절 느낌이 강했다. 입구의 삼광루부터 대웅전, 명부전을 비롯해 군데군데 새 건물들이 들어서고 있었다. 부인사 역시 수많은 팔공산 인근의 사찰들과 마찬가지로 조계종 제9교구 본사인 동화사의 말사.. 2010. 7. 26.
빛바랜 단청과 오층전탑이 아름다웠던, 활짝 열린 사찰 송림사 사실 큰 기대는 없었다. 솔직히 말하자면 뭐 볼 게 있겠어? 하는 마음이었다. 마침 팔공산 근처에서 2박 3일간의 교육이 있어 첫날 일정을 마치고 내려오는 길에 있는 송림사를 찾았다. 동명에서 팔공사 가는 길가에 이정표가 있어 지날 때마다 궁금한 마음은 있었지만 선뜻 발걸음이 옮겨지지 않는 곳이었는데 이번 기회를 놓치면 또 다음을 기약하기 힘들 것 같았기 때문이다. 송림사에 대한 대략적인 정보는 미리 알아 보았다. 경북 칠곡군 동명면 구덕리에 위치한 송림사는 신라 진흥왕 5년인 544년에 중국 진나라에서 명관이 귀국하며 가지고 온 사리를 봉안하기 위해 창건한 사찰이다. 이후 고려시대인 1092년 대각국사 의천이 중창하였으나 몽골의 침입으로 폐허가 되었다 한다. 이후 조선시대에 두차례 중건되었으나 현재는 .. 2010. 7. 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