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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명 조식2

지리산을 마당에 앉힌 집 산천재 따뜻한 봄바람 불어오는 3월의 어느날에 무작정 산청으로 발길을 옮긴 이유는 다 산천재 때문이었다. 지난해 읽었던 '철학으로 읽는 옛집'이란 책 덕분에 다녀온 곳이 여럿 되는데 지리산 자락 아래 산청 고을에 자리잡고 있는 남명 조식의 옛집 산천재 역시 그 여정의 한 곳이다. 책 표지에 담긴 산천재의 모습은 따사로웠다. 몇채 되지 않는 건물과 너른 마당을 주인처럼 자리잡고 있는 매화나무 한그루가 주는 충만함은 묘한 끌림이 있었다. 그때부터 시작된 산천재를 향한 짝사랑은 몇달이 지나서야 겨우 그 결실을 맺을 수 있었다. 때마침 5백년도 훨씬 넘은 유명한 남명매가 화사한 꽃망울을 터뜨려 멀리서 찾아온 빈객을 맞아주고 있었다. 실제 눈으로 본 산천재는 전체적으로 좀더 휑한 느낌이 들었다. 흑백 사진 속의 산천재와.. 2012. 4. 9.
철학으로 읽는 옛집 일단 제목에서부터 눈길이, 마음이 이끌리는 책이었다. 나이가 들면서 오래된 우리 옛집들이 지난 아름다움과 가치에 대해 알아가고 싶은 나를 위한 책이었다고 밖에. '집짓는 시인' 함성호가 쓰고 유동영이 사진을 찍은 '철학으로 읽는 옛집'이란 책에는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유학자들의 집과 그 속에 담겨져 있는 깊은 철학적 사유를 설명해주고 있다. 굳이 철학이라고는 했지만 사실은 유학의 좁은 틀에만 국한되어 있는 것이 아쉽기는 하다. 하긴 유학, 그 중에서도 성리학을 빼고 우리의 철학을 얘기한다는 것이 어불성설이긴 하겠지만 노론 300년이 지배한 역사 탓에 사상과 학문, 철학의 스펙트럼이 다양성을 띠지 못하고 있다는 것은 분명 우리 역사의 또다른 아픔이라고 봐야 할 것 같다. 회재 이언적의 독락당을 시작으로 조선.. 2012. 1. 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