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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동강13

배롱나무꽃의 붉은 빛으로 더욱 아름다운 병산서원 역시 여름을 빛내주는 것은 배롱나무꽃이다. 온통 녹음이 짙어가는 밋밋한 여름 풍경 속에서 배롱나무꽃의 붉디붉은 빛은 확실히 돋보인다. 화려한 봄꽃의 향연과 온 산하가 울긋불긋 타오르는 가을 단풍을 이어주는 고마운 꽃이다. 하루 이틀 몰래 피었다 지는 것도 아니고 무려 백일 동안이나 피어 우리의 눈을 즐겁게 해주니 얼마나 대견한가. 명옥헌원림에 배롱나무꽃이 만개했다는 소식만을 목빼고 기다리고 있었다. 아마도 8월 초는 지나야 할 것 같다는 예상이다. 봄꽃 소식은 남도에서부터 전해지건만 배롱나무꽃은 좀 다른가 보다. 우리 지역엔 벌써 한참 전부터 활짝 피었는데 담양은 조금 느린 듯 하다. 기다림이 조금 지겹긴 해도 그 끝에 멋진 절경을 보여주리라 기대해 본다. 배롱나무꽃을 보려 굳이 멀리갈 필요는 없다. 근.. 2013. 7. 28.
흙먼지 날리며 병산서원을 다녀오다 모처럼 병산서원에 다녀 왔습니다. 이곳 역시 언제 찾아가도 마음이 푸근해지는, 그런 곳입니다. 하회마을로 들어서는 길을 지나 낙동강변 쪽으로 좀더 들어오면 포장도로가 끝나고 비포장길이 시작됩니다. 어릴 적 추억이 떠오르는 그런 길입니다. 차라도 한대 지나갈라치면 온통 흙먼지가 풀풀 날리는 요즘같은 세상에선 쉽게 만나기 힘든 길이기도 합니다. 처음 병산서원을 찾았을 때 제대로 가고 있는 건가 하는 의구심이 들게 하기도 했었지요. 그때는 포장되지 않아 울퉁불퉁하기만 한 이 길이 이해가 되지 않았습니다. 해마다 수많은 관광객이 찾는 명소인 병산서원 가는 길이 고작 이 정도라니. 하루빨리 포장작업을 하도록 안동시에 건의라도 하고 싶은 마음이었는데 몇년의 세월이 흐른 지금은 또다른 마음입니다. 옛 모습 그대로 있.. 2011. 7. 7.
고려 공민왕의 사랑을 받았던 안동 영호루 똑딱이라는 귀여운 이름으로 불리는 컴팩트 디카가 좋은 점은 역시나 언제 어딜 가나 부담없이 들고 다니면서 사진 찍기에 제 격이라는 것이지요. 이날도 안동으로 출장을 다녀오다 늘 지나쳐 오던 영호루를 카메라에 담아 봤습니다. 어떤 이는 영호루를 두고 영남지역 3대 누각이라도 하던데 자세한 것이지는 알 수 없습니다. 3대, 4대 뭐뭐니 하는 것들이야 갖다 붙이기 나름인 법이니까요. 어쨌든 영호루는 그 역사적 가치만으로는 분명 3대 누각에 들 만 하기는 할 겁니다. 영호루는 고려 공민왕과 많은 관련이 있습니다. 홍건적의 난 때 안동으로 피난을 내려온 공민왕이 이곳 영호루에 올라 시름들 달래기도 하고 앞마당에서 군사들을 훈련시키기도 했다고 합니다. 난리가 끝나고 개경으로 올라가도 나서도 이곳에서의 추억을 잊지 .. 2011. 5. 14.
아름다운 담장을 보물로 가진 도동서원 담장이 보물로 지정되어 있다는 얘기는 처음 들었다. 도동서원에 가기 전에 미리 알고 갔더라면 좀더 꼼꼼히 살펴보고 왔을텐데 아쉬운 생각이 든다. 도동서원의 강당, 사당과 이에 딸린 담장이 보물 제350호로 지정되어 있다. 우리나라 담장 가운데 가장 아름다운 형태를 지니고 있다고 하니 다음에 갈 때는 유심히 살펴볼 일이다. 사진 상으로 보면 멀어서 잘 구분이 가지 않겠지만 기와처럼 가로로 박아 넣은 것이 암키, 중간 중간에 있는 둥그런 기와를 수막새라 부른다. 수막새에는 별이나 꽃 모양이 그려져 있다. 암키와 수막새 아마도 순 우리말일텐데 느낌이 참 좋다. 담 하나를 두르는 데도 꽤나 정성을 들인 표시가 많이 난다. 대구광역시 달성군 구지면 도동리 낙동강 강가에 자리잡고 있는 도동서원은 조선시대의 이름난 .. 2011. 3. 22.
이제는 오를 수 없는 병산서원 만대루 병산서원은 개인적으로 참 좋아하는 곳입니다. 하회마을 부근에서 낙동강을 따라 난 비포장길을 한참 들어가면 이 아름다운 서원을 만날 수 있습니다. 병산서원은 건물 자체의 건축미가 뛰어날 뿐만 아니라 주변의 아름다운 자연과 잘 조화를 이루고 있어 한국 서원 건축의 백미로 일컬어질 정도라고 합니다. 굳이 건축에 대해 잘 알지 못하더라도 이 곳에 서면 누구나 마음에 감동을 받게 될 것 같습니다. 주차장에 차를 대고 병산서원을 향하면 마주하게 되는 풍경입니다. 멀리 복례문이 보이고 양 옆으로 배롱나무가 도열해 있습니다. 붉디붉은 배롱꽃이 꽃망울 터뜨리는 계절이면 더더욱 환상적인 모습을 자랑하게 됩니다. 서원은 통상 강학과 제향의 역할을 맡고 있는데 병산서원은 크게 네개의 공간으로 나뉩니다. 복례문과 광영지, 만대.. 2011. 2. 11.
낙동강의 새로운 명소로 자리매김할 상주 도남서원 계절이 한겨울이었던 탓도 있겠지만 도남서원에서는 인적 조차 발견하기 힘들었습니다. 도남서원 바로 옆을 유유히 흐르는 낙동강에서는 4대강 살리기 사업을 알리는 표지판 아래 중장비들이 작업에 열중이었는데 그래서인지 서원 안의 적막감이 더 도드라지게 느껴졌는지도 모르겠네요. 안동의 병산서원이 낙동강 바로 옆에 세워져 있어서 멋진 풍광을 자랑하는 것처럼 이곳 도남서원도 그에 못지 않은 좋은 위치에 자리잡고 있습니다. 아쉬운 것은 병산서원에 비해 일반인들에겐 거의 알려지지 않아 찾는 이가 많지 않다는 것입니다. 타지에서 오는 여행객들은 물론 인근의 상주시민들 조차 도남서원의 존재를 모르고 사는 이도 많을 겁니다. 도남서원이 위치한 상주시 도남동 일대는 지금 큰 변화의 중심에 서 있습니다. 그야말로 고즈넉한 전형적.. 2010. 10. 28.
하회마을에서 배타고 낙동강을 건너다 무척이나 더운 날이었다. 이런 날에 무슨 용기로 하회마을에 가 볼 생각을 했는지 신기하다. 하회마을은 원래부터 관광객이 많이 찾아오는 곳이긴 하지만 얼마전에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이후 찾는 이들이 확연히 늘기는 한 것 같다. 매표소부터 하회마을까지 조성된 탐방로가 조성되어 있긴 한데 역시 날씨 때문이었는지 버스를 이용하는 이가 대부분으로 걷는 이는 많지 않았다. 낙동강을 따라 난 숲길을 걷는 기분도 괜찮다. 날이 조금 선선해지면 굳이 버스를 타는 것보다 십여분 걸어가는 게 건강에도 좋고, 낙동강의 풍광을 즐길 수도 있어 여러모로 좋을 것 같다. 시끄러운 인간 세상과는 상관없는 듯 유유히 흘러가는 낙동강 강물 너머 부용대가 반겨준다. 요즘은 하회마을과 부용대를 오가는 나룻배를 타고 낙동강을 쉬 .. 2010. 8. 27.
그옛날 퇴계 선생이 여유로이 걷던 길, 퇴계 예던길을 따라 태백 황지에서 발원한 낙동강은 봉화군 명호면에 이르러 소백산과 태백산 사이의 규룡산에서 발원한 운곡천과 합쳐지게 된다. 이곳 사람들은 최상류의 이 낙동강 물줄기를 이나리강이라고 부른다. 이나리강은 각기 다른 두개의 물줄기가 합쳐지는 합류지를 의미한다고 한다. 사시사철 맑고 푸른 물이 흐르는 이 곳은 여름이면 래프팅 인파로 넘쳐 나기도 한다. 이 지역에는 낙동강 말고도 자랑할만 곳이 많은데 그 중 한 곳이 바로 청량산이다. 청량산의 청량을 한자 그대로 풀이하면 '맑고 서늘하다'는 뜻이다. 한여름에 청량산을 오를 때도 이름 그대로 맑고 서늘하다는 느낌을 받았으니 산 이름 한번 잘 지었다는 생각이 드는 곳이다. 특히 이곳 청량산은 가을 단풍이 곱게 물들 때면 환상적인 풍광을 선보이는 곳으로도 유명하다. 예로부.. 2010. 3. 16.
세 개의 물줄기가 합쳐지는 나루터를 지켜주던 삼강주막 삼강주막은 세 개의 강이 합류하는 곳에 있는 주막이라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그 세 개의 강이란 태백에서 흘러 온 낙동강, 영주에서 내려온 내성천, 문경에서 내려온 금천을 말한다. 행정구역상으로는 경북 예천군 풍양면 삼강리에 위치해 있다. 옛사람들도 세 개의 물줄기가 하나로 합쳐지는 이곳을 눈여겨 보아 삼강이란 지명을 붙였을 것이 분명해 보인다. 과거 삼강나루를 이용하는 사람들과 보부상, 사공들에게 숙식을 제공하던 이 주막은 1900년 무렵 세워진 것으로 추정된다. 이 주막을 운영하던 마지막 주모 유옥련 할머니가 지난 2006년 세상을 떠난 뒤 방치되다가 예천군에서 이듬해에 예산을 들여 옛 모습을 복원했다. 예천군에서는 삼강나루를 복원하고 나룻배를 띄워 관광객을 유치할 계획을 가지고 있으나 현재까지는 진.. 2010. 3. 12.
도산서원에서 봄을 기다리다 봄이 멀지 않았다. 봄비 치고는 다소 양이 많긴 했지만 이 비로 봄이 더욱 앞당겨진 느낌이다. 메마른 가지 끝에도 물기가 촉촉하다. 섭씨 20도를 넘나들던 기온이 제 자리를 찾은 듯 하다. 산길을 따라 한참을 들어가서야 만나는 이곳 도산서원도 역시 공기 하나는 언제나 맑고 신선하다. 행사가 있어 안동으로 떠난 이날은 마침 전국민의 관심사인 밴쿠버 동계 올림픽 피겨 여자 싱글 프리스케이팅이 열리는 날이었다. 첫번째 목적이였던 임하댐에 들렀다 조금 이른 점심식사를 마치고 도산서원을 향해 출발한 시각이 12시 40분. 1시 20분을 넘겨 시작한 김연아의 경기를 버스에서 숨죽여가며 보고 있었다. 차가 어느새 산길로 접어들며 화면은 이내 끊겨 버렸고 그리 길지않은 산길이 왜 그리 길게 느껴지던지. 주차장에 이르러.. 2010. 2. 27.
하늘이 스스로 만든 경치, 상주 경천대 이미 회룡포를 소개하는 글에서도 밝혔듯 낙동강의 아름다운 물굽이 세곳 가운데 오늘은 두번째로 상주 경천대를 소개할까 한다. 회룡대(회룡포)와 부용대(하회마을)와 달리 가장 인공적인 느낌이 강한 곳이 이곳 경천대의 특징이라 할 수도 있겠다. 그 이유는 경천대가 1987년에 국민관광지로 지정되면서 개발되기 시작해 각종 놀이시설, 휴양시설이 들어서 있기 때문이다. 사실 놀이시설이라고 해봐야 거창한 것도 아니지만 경천대 입구만큼은 여유자적함과는 거리가 멀다. 경천대는 낙동강과 그 물줄기를 둘러싸고 있는 산, 그리고 모래사장과 들판이 절묘한 조화를 이룬다. 전망대에 이르는 산책로를 힘겹게 올라 경치를 바라보노라면 저절이 탄성이 흘러 나온다. 전망대에 올라보면 낙동강 뿐만 아니라 멀리 백두대간의 명산중 한곳인 문경.. 2009. 1. 23.
병산서원 만대루에서 세상을 잊고 나를 찾는 시간 병산서원 만대루에 올라 굽이쳐 흐르는 낙동강을 바라보는 느낌을 뭐라 설명할 수 있을까? 아마 직접 겪어보지 않은 사람은 이해하지 못할 것이다. 번잡한 속세와 떨어진 사찰, 서원 등 오래된 건축물에 들어서면 누구나 심적 평안을 얻게 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마치 시간이 멈춰 서 있는 듯한 느낌. 복잡다단하게 흘러가는 세상일엔 전혀 무관심한 듯한 자연에 동화되는 듯한 기분은 병산서원이 주는 선물이기도 하다. 처음 병산서원이란 곳을 찾게 된 것도 역시 사진이란 취미 덕분이었다. 그러니까 '06년 여름쯤 안동으로 1박2일 동호회 출사를 떠나게 된 것이 병산서원과의 첫 만남이었던 셈이다. 출사코스 중에 한곳으로 하회마을 인근의 병산서원을 잡았으면서도 정작 나 자신은 병산서원에 대해 전혀 무지했었다. 하물며 하회.. 2009. 1. 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