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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상사2

피었으므로, 진다 - 이산하 시인의 산사기행 마음이 흐트러지는 날에 산사에서 만나는 눈부신 고요와 적멸의 순간들이 한 권의 책에 스며들어 있다. 이산하 시인이 펴낸 에는 5대 적멸보궁, 3보사찰, 3대 관음성지를 포함한 우리나라의 이름난 고찰들이 망라되어 있다. 이 한권의 책만으로도 만족스런 산사 기행이 되기에 충분해 보인다. 시인답게 문장이 예사롭지 않다. 탐미적 허무주의 시인의 현란한 감성과 정제적 시적 사유가 돋보이는 섬세한 자기 내면 기록이라는 정호승 시인의 평이나, 섬세한 문장과 문장 사이에 놓인 촘촘한 직관의 그물은 바람의 형체를 건져내 보여주는가 하면, 눈부신 고요가 빚어내는 꿈결 같은 소리들도 우리한테 들려준다는 안도현 시인의 평가가 헛된 것이 아님을 이 책을 읽다보면 느끼게 된다. 그래서 조금은 어렵게 느껴지는 것이 사실이다. 시인.. 2017. 1. 11.
푸른 숲과 시원스런 물소리로 가득한 승보사찰 송광사 3년쯤 전이었던가. 전라도 쪽을 홀로 돌아볼 시간이 있었다. 이름난 명소가 많은 순천에 들러 낙안읍성, 순천만 등을 구경하고 나니 또 시간이 빠듯했다. 남은 곳은 송광사와 선암사. 어디를 다녀올까 고민 끝에 그 유명한 승선교를 실제로 보고 싶은 마음에 선암사를 선택했었다. 물론 그 선택은 훌륭한 것이었지만 아쉬움도 컸다. 계곡 아래에서 이런저런 구도로 승선교의 아름다움을 담아 보려고 애쓰던 그날의 기억이 난다. 입구에서부터 선암사에 이르는 산길의 느낌도 좋았다. 계곡을 따라 거닐며 맑은 공기와 푸른 신록이 뿜어내는 싱그러운 활력을 맘껏 즐길 수 있었다. 옥의 티가 있었다면 경내에 이런저런 공사로 어수선했다는 정도. 그래서 선암사를 다녀왔지만 대웅전이며 여러 전각들의 사진은 남아 있지가 않다. 그 끝이 보.. 2010. 8. 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