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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 여행7

봄날처럼 따뜻했던 어느 겨울날에 찾았던 경주 최부자집 모처럼 따뜻한 봄날같은 하루였다. 일렁이던 겨울 바람도 잦아 들었고, 한걸음 한걸음 옮기는 상쾌함에 피곤함도 잊을 수 있었던, 이날의 갑작스럽던 경주 여행은 날씨만큼 따뜻한 기억으로 남게 될 것이다. 이번이 몇번째인지 기억도 나지 않는 경주 교동의 최부자집은 그간 입소문을 타고 많은 사람들이 쉼없이 찾아들고 있었다. 몇해 전 겨울 이곳을 처음 찾았을 때는 참 을씨년스러운 느낌이었는데 지금은 새로운 건물도 들어서고 해서 활기를 띤다. 오히려 인근의 여러 공사로 인해 원래의 한적함과 고풍스러움이 오히려 퇴색되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노파심이 들 정도다. 경주 인근에서 이집 땅을 밟지 않고 돌아다니기 어려웠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최부자집의 재력은 엄청났던 것 같다. 하지만 여러 천석지기, 만석지기가 있었다 .. 2012. 1. 30.
연꽃 보러 갔다 백일홍만 보고 돌아온 경주 서출지 휴가 첫날이었다. 휴가라고 해봐야 겨우 사흘에 불과하니 큰 의미는 없겠지만 그래도 사진이라도 한장 찍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경주로 향했다. 어차피 행선지를 정하고 출발한 것은 아니었지만 이맘때면 서출지에 연꽃이 필 때가 되었겠지 싶어 금방이라도 산에 걸려 있는 구름 속에서 폭우가 쏟아질 것 같은 남산 밑 서출지로 향했다. 도착해 보니 주변이 휑했다. 날씨가 좋지 않아 사람들이 없었던 게 아니다. 7월부터 피기 시작해서 9월까지 핀다는 서출지의 연꽃은 아직 철이 일렀다. 연못 한가운데에 조금 일찍 꽃망울을 터뜨린 녀석들이 몇 보이긴 했지만 아직 며칠은 더 기다려줘야 할 것 같다. 연꽃 대신 배롱나무꽃이 지천이라 다행스러웠다. 지난해 봄 이곳을 찾았을 때는 노란 개나리들이 날 반겼었는데. 예전 경주에 살 .. 2011. 8. 8.
안압지에서 만개한 연꽃을 만끽하다 안압지는 봄날 저녁의 야경이 일품이다. 여러 경주관광 관련 사이트나 안내 팜플렛 등에서 쉽게 만날 수 있는 안압지의 야경 사진은 그 자체로도 황홀한 느낌을 주기에 충분하지만 그 진정한 멋을 제대로 만끽하려면 바람이 고요하게 자는 봄날 저녁에 안압지를 찾아보시라 추천하고 싶다. 해가 서쪽으로 뉘엿뉘엿 넘어가기 전에 안압지 구석구석에 있는 좋은 야경 포인트를 잡고 서서히 사라져가는 빛과 하나둘씩 켜지는 인공의 불빛들이 절묘하게 조우하는 모습을 만나보는 것은 참으로 감동스런 경험이 될 것이다. 그저 눈으로 보고 가슴에 담아두는 것 보다는 사진 한장으로 남겨두면 시간이 지나도 언제고 이날의 감흥을 다시 떠오릴 수 있어 좋을 것이다. 그에 못지 않은 것이 안압지의 연꽃이다. 엄밀히 얘기하자면 안압지가 아니라 주변.. 2011. 8. 7.
부처님 오신 날을 앞둔 분황사 풍경 부처님 오신 날을 며칠 앞두고 분황사를 찾았습니다. 분황사앞 유채꽃밭의 풍경을 카메라에 담아볼 요량으로 먼 길을 달려 당도했는데 아쉽게도 꽃은 거의 다 진 상태였습니다. 여기까지 왔는데 그래도 분황사는 한번 보고 가는 것이 좋을 것 같아 입장권을 끊고 분황사 경내로 들어섭니다. 때마침 경주시티투어를 온 단체관광객들이 버스에서 내려 좀 혼잡스럽더군요. 분황사는 지금 남아 있는 절의 규모는 아주 작은 편이지만 그 역사적 의미가 매우 크기 때문에 경주를 찾는 사람들이라면 한번은 꼭 찾는 곳이기도 합니다. 분황사의 위치 역시 바로 앞에 넓은 황룡사지가 있고 시내에서 보문단지로 향하는 길목에 있어 접근성도 아주 좋은 편이기도 하구요. 분황사 경내에도 수많은 연등들이 매달려 있어 알록달록한 빛깔이 파릇파룻 물이 오.. 2011. 5. 10.
김알지 탄생 설화가 전해 내려오는 경주 계림 5월의 경주는 봄을 훌쩍 뛰어넘어 벌써 여름으로 치닫고 있었다. 혹시나 싶어 가벼운 옷차림으로 나온 것이 천만다행이었다. 낮기온이 삼십도 가까이 올라가니 사진이고 뭐고 일단은 그늘로 피하는 게 상책이었다. 이런 날에 이렇게 푸른 숲이 무성한 곳이 있어 얼마나 고마운 일인가. 몇번을 생각해 봐도 경주는 참 복받은 도시가 아닌가 싶다. 물론 경주에서 살면서도 참 살기 좋은 곳이란 생각은 자주 했었다. 나중에 나이들면 노후는 경주에서 보내야 겠다는 생각도 했었지만 젊은 사람들에게는 조금 심심한 동네처럼 느껴질 수도 있을 것이다. 천년고도니 노천 박물관이니 하는 듣기 좋은 말들로 포장은 하고 있지만 문화재보호법에 묶여 이런저런 규제가 많다보니 직접 사는 사람들은 또 남모를 고충들이 많은 곳이기도 하다. 경주 계.. 2011. 5. 9.
분황사 유채꽃밭에서 내년 봄을 기약하다 이제는 다 지나가버린 봄의 끝자락이라도 붙잡고 싶은 마음에 경주로 향했습니다. 올해는 유채꽃 개화가 늦어 이번 주말이면 반월성앞 유채꽃밭이 볼만하리라는 기대를 갖고 갔었는데 많이 늦었네요. 그래도 나같은 사람이 많았나 봅니다. 마지막 봄을 즐기려는 사람들도 그 주변은 자동차와 사람들의 인파로 가득하더군요. 너무 복잡할 것 같아 분황사 쪽으로 차를 돌렸습니다. 분황사앞 황룡사지에도 아주 넓은 유채꽃밭이 조성되어 있습니다. 봄이면 유채꽃, 여름과 가을 사이엔 주황색 금계국이 아주 장관을 이루는 곳입니다. 기대에는 못미쳤지만 아직은 그래도 군데군데 유채꽃이 남아 있네요. 좀 더 일찍 왔음 좋았을 것을. 입구에 서서 넓디 넓은 황룡사 터를 바라봅니다. 매번 느끼는 것이지만 이렇게 큰 절이 흔적도 없이 사라져 버.. 2011. 5. 8.
작지만 헤아릴 수 없을만큼 큰 경주 무량사 무량사를 검색해 보면 전국에 산재한 여러 곳의 사찰이 나옵니다만 제가 오늘 소개하려고 하는 경주 무량사는 보이질 않더군요. 그래서 그 역사도 유래도 잘 모르겠습니다. 입구에 붙어 있는 현판을 통해서 조계종 소속의 사찰이라는 것을 짐작할 뿐입니다. 유구한 역사를 자랑하는 큰 사찰은 아닙니다만 서출지 바로 옆에 자리잡고 있어 한번 둘러보게 되었습니다. 이 사진들은 1년쯤 전에 찍은 사진들입니다. 무량사를 생각하니 지금도 절을 지키고 있던 백구의 우렁찬 소리가 들리는 듯 합니다. 보시다시피 아주 자그마한 사찰입니다. 지어진 것도 그리 오래된 것 같지는 않아 보입니다. 사람들을 불러 모을만한 이름난 문화재나 휘황찬란한 불상도 있지 않습니다만 법당도 있고, 마당에 석탑도 있고 범종각도 있어 제법 구색을 갖춘 느낌.. 2011. 2. 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