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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12

굽이굽이 걸어서 만나는 늦가을의 불영사 몇해 전이었던가요. 어느 일간지에서 붉게 타오른 불영계곡의 단풍을 본 적이 있습니다. 그때의 느낌은 뭐라 표현하기 힘든 경이로움이었습니다. 그저 환상적이라는 말로는 표현 조차 안되는 그런 느낌이었지요. 그날의 감흥에 이끌려 불영사를 몇번이나 다시 찾았지만 아쉽게도 계절을 비켜가는 것인지, 제 눈에 먼지가 껴서인지 늘 뭔가 아쉬움이 남곤 합니다. 울진은 개인적으로 인연이 있는 동네입니다. 어쩌다 팔자에도 없는 8개월간의 근무를 한 적이 있어서인지, 그리고 그 세월만큼 많은 추억을 안고 돌아와서인지, 늘 애착이 가고 아련한 그리움이 있습니다. 깊어가는 가을의 끝자락을 잡고 싶은 여행길에 울진을 행선지로 잡았던 것도 다 그런 이유였을 겁니다. 불영사를 생각하면 절 보다는 절에 이르는 십여분 남짓의 숲길이 늘 .. 2011. 11. 25.
깊어가는 가을날의 순천 송광사 풍경 깊은 산 속의 깊은 절, 선암사를 뒤로 하고 승보사찰 송광사를 찾았습니다. 순천 사는 분들이 참 부럽다는 생각이 드네요. 이렇게 멋진 두 개의 절을 지척에 두고 언제든 찾아갈 수 있으니까요. 조계산이 명산은 명산인가 봅니다. 송광사는 진각국사 부터 조선시대 초기에 이르기까지 무려 16명의 국사를 배출하였을 뿐만 아니라 이름난 스님들이 이곳에서 수행을 한 것으로 유명합니다. 그래서 우리나라 삼보 사찰 가운데 승보사찰로서의 명성을 이어나가고 있습니다. 불, 법, 승의 삼보야 불교 신자들에게야 의미가 있는 것이겠지만 제가 송광사를 언제든 다시 찾고 싶은 사찰의 하나로 마음에 두는 이유는 따로 있습니다. 근처의 선암사가 승선교에서 바라보는 강선루의 풍경, 일주문에 이르는 푸른 숲길 등 멋진 풍광을 자랑하고 있다.. 2011. 11. 13.
최참판댁에서 내려보던 악양 평사리 들판의 기억 벌써 이곳을 다녀온 지도 몇주가 훌쩍 지났네요. 역시 세월은 빛의 속도로 흐르고, 그 중에서도 가을은 참으로 빨리 지나가 버리는 것 같아 늘 안타까운 마음입니다. 대한민국 땅은 넓고, 가봐야 할 곳은 많은데 올가을 하동 최참판댁을 다녀올 수 있었던 것은 제겐 그래도 큰 행운이었던 것 같습니다. 아직도 그 가을 아침의 기억이 마치 눈앞에 보이는 듯 생생합니다. 서늘한 바람 속 하동 최참판댁에 올라 발 아래 펼쳐진 악양 평사리의 황금빛 가을 들판을 바라보던 그때의 감흥이 말입니다. 앞으로도 그때의 잔잔하지만 깊은 감동은 잊혀지지 않을 것이 분명합니다. 언제고 다시 찾고 싶은 곳에 이곳 하동 평사리를 추가해 두어야 하겠습니다. 사진으로 그때 느낌을 제대로 살릴 수 없다는 한계가 아쉽습니다. 좀더 사진을 잘 찍.. 2011. 10. 30.
숨겨진 보물, 용문사의 초가을 풍경 제게 예천 용문사란 절은 숨겨진 보물과도 같습니다. 2년전 우연히 이곳을 찾았던 날 이후 가끔 시간 날 때마다 이곳을 찾곤 했었는데 매번 그 느낌이 다른 곳이기도 합니다. 고운사의 말사로 절 자체가 크게 많이 알려지진 않았지만 처음 가보면 생각보다 큰 규모와 볼거리가 풍성하다는 데 놀라게 될 겁니다. 용문사에도 가을이 성큼 다가선 느낌입니다. 제게 용문사는 한여름의 푸른빛과 붉은 꽃잎이 대비를 이루던 곳이었는데 이제 계절의 절정을 향해 치닫고 있는 것 같습니다. 예전에는 느끼지 못했던 새로운 감흥을 발견할 수 있어서 즐거웠습니다. 서둘러 찾아온 차가운 기운에 이끌린 붉은 단풍이 조만간 이 숲길을 온통 울긋불긋하게 단장해주면 용문사를 찾는 즐거움이 또하나 늘어 날 것 같습니다. 일주문을 지나 잘 정돈된 돌.. 2011. 10. 3.
10월, 그리고 가을 내가 제일 좋아하는 계절, 그리고 가장 좋아하는 10월이다. 빛은 더욱 완연하고, 바람은 서늘하다. 하루하루 지나가는 시간을 붙잡아 두고 싶을 정도다. 그토록 바쁘고 정신없던 9월이 지나가고 이제야 비로소 한숨돌릴 시간이 왔는데도 왜 난 이전의 일상적인 삶으로 되돌아가는 게 힘든 것일까. 사진을 찍는 것도, 책을 읽는 것도, 주저리주저리 글을 적는 것마저도 쉽지않아졌다. 그저 숨쉬고 산다고 해서 산다고 얘기할 순 없을텐데.. 2011. 10. 3.
가을 아침 저녁으로 선선한 것이 지내기 참 좋은 계절 가을이 온 것 같다. 9월말까지는 바쁘겠지만 틈틈이 시간을 내서 여유를 찾아봐야겠다. 일년중에 가장 좋은 계절인 가을이.. 하필이면 가장 바쁜 계절이어야 한다는 것이 매번 아쉬운 일이긴 하지만 책도 좀 읽고 생각해뒀던 몇곳도 빠뜨리지 말고 다녀와야겠다. 2011. 9. 4.
아름다운 단풍 속 오대산 옛길을 걸어보자 가을이면 왠만한 산에는 단풍을 만끽하려는 사람들로 인산인해를 이루기 마련입니다. 그래도 단풍하면 딱 떠오르는 곳은 내장산이나 설악산, 주왕산 이 정도였는데 오대산 단풍이 이토록 아름다운 지는 이번에 처음에 알게 됐네요. 특히 얼마전에 국립공원관리공단에서 새로 조성한 오대산 옛길은 언제고 다시 걷고싶은 아름다움 그 자체였습니다. 이 오대산 옛길은 월정사 일주문에서 전나무숲길을 거쳐 월정사에서 상원사에 이르는 총 8.5km 길이로 왕복 2시간 30분 정도가 소요됩니다. 계곡을 따라 난 평탄한 오솔길이 이어져 남녀노소 누구나 걷기에 무리가 없습니다. 그 옛날 오대산에 부처님의 사리를 모신 스님들이 부처님의 향기를 쫓아 오르던 길이라 하여 '천년의 길'이라 부르기도 합니다. 당초 일정은 월정사에 들러 경내를 한.. 2010. 10. 20.
주왕산에서 맛보는 늦가을의 정취 역시나 이번에도 너무 늦어버렸다. 제대로 된 주왕산의 단풍을 즐기려면 10월말, 늦어도 11월초를 넘겨서는 안될 것 같다. 늘 그렇듯 단풍이 절정을 이룰 무렵이면 주말이고 평일을 가리지 않고 몰려드는 행락객으로 인산인해를 이룰게 뻔하다. 매번 번잡함이 싫어 조금 이르거나, 혹은 조금 늦은 시기를 찾다보니 늘 아쉬움이 남는다. 어차피 둘 다를 얻을 수는 없으니, 하나를 잃는다 해서 너무 아쉬워할 일도 아닌듯 하다. 단잠의 유혹을 물리치고 새벽 일찍부터 서둘렀지만 벌써 주왕산 입구는 단체로 버스를 타고 온 산행객들로 붐빈다. 모처럼 안개 자욱한 주왕산의 고즈넉함을 나홀로 누려볼까 했던 기대는 언감생심이었나 보다. 대전사에서 한참을 머무르다보니 수백명의 넘는 산행객들의 모습이 어느새 보이지 않는다. 다들 서둘.. 2009. 11. 10.
단풍과 안개가 어울어진 주왕산의 가을 며칠전 주왕산 관련 포스팅에 대한 반응이 괜찮길래 다시 한번 올려 보기로 했다. 지난번에도 얘기했지만 역시 주왕산의 아름다움도 가을이 최고일 것이다. 그래서 단풍철이면 앞사람 뒷꼭지만 하루종일 보다 산을 내려오게 된다는 우스개소리도 있을 정도다. 그만큼 가을의 주왕산, 단풍이 아름답게 물든 주왕산의 모습은 환상적이다. 그래서 가을 주왕산의 진면목을 여유롭게 느끼고 싶다면 조금 수고를 해야 한다. 평일날 그것도 새벽일찍 부지런을 떨며 주왕산에 도착한다면 새벽안개까지 보너스로 감상할 수 있다. 대전사에서 바라본 주왕산의 모습들이다. 사진을 발로 찍어서 그렇지 실제로 보면 정말 환상 그 자체다. 절로 탄성이 터져 나올지도 모른다. 멀리 주왕산 주봉이 안개에 휩싸여 있다. 이른 시각이라서 그런지 예상보다 등산객.. 2008. 9. 27.
아름다운 가을속의 불영계곡으로.. 인간의 기억이라는 게 얼마나 허튼 것이든가. 한여름 뙤약볕속에 걸어 들어갔던 불영사의 기억과 단풍이 곱게 물든 늦가을의 불영사는 그 느낌이 확연히 달랐다. 그땐 입구에서부터 몇번을 쉬며 한참을 걸어갔던 거 같았는데 이번에는 한달음에 절에 다달았다. 마침 불영사에서 맛난 국수와 갓담은 김치를 내어줘 따뜻한 가을햇살 아래 불영사 주변의 아름다운 풍광을 눈으로 감상하며 그야말로 五感이 호강을 한 셈이다. 부처님의 형상이 비친다는 불영사에 아름다운 단풍이 내려 앉았다. 이처럼 아름다운 불영계곡에 위치하고 있다는 것 만으로도 큰 복이리라. 복잡다난한 세상사를 잠시 잊고 나를 뒤돌아보게 해주는 곳. 나는 불영사에 올때마다 또 다른 좋은 느낌을 받곤 한다. 맑은 물이 흐르는 계곡에 단풍도 곱게 물들어가고 있다. 졸졸.. 2007. 11. 10.
아름다운 계절 가을의 한가운데서 가을이 한창입니다. 바쁜 하루하루를 보내다보니 어느새 가을이 저물어가는 줄도 미처 몰랐습니다. 그저 창밖 풍경만으로 계절의 순환을 느껴 왔는데 주말에 모처럼 집에서 가까운 월드컵경기장에 다녀와 봤습니다. 목적은 와이프 차량연수 때문이었죠. 면허 따놓고 몇년을 장롱에 묵혀놓다 이번에 큰맘먹고 운전을 시작한다고 하니 남편된 입장에서 나몰라라 할 수는 없었지요. 하지만 아름다운 풍경에 정신을 빼앗겨 열심히 카메라를 들고 샷을 날리다나보니 차량연수는 어느새 뒷전이었습니다. 등뒤로 따가운 시선이 느껴지더군요. 아쉬움을 뒤로 하고 다시 본연의 임무에 충실할 수 밖에요. 대구월드컵경기장 옆의 가로수길도 온통 노랗고, 붉게 물들었습니다. 길옆에 소복하게 쌓인 낙엽이 정취를 더해주네요. 친구끼리 가족끼리 오손도손 담소를.. 2007. 11. 5.
코스모스 피어있는.. 가을은.. 역시나 코스모스의 계절 2007. 10.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