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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365

혼자라도, 함께라서 좋은 - 思索과 治癒의 풍경 여행 첫 책을 냈던 것이 2014년 6월쯤이었으니 벌써 다섯해가 되어 가네요. 처음엔 그저 설레고 기뻤었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부끄럽고 부담이 되었습니다. 누군가에게 자신있게 보여줄만한 수준이 되질 못했다고 느꼈던 탓이지요. 완전히 새로운 책을 만들겠다는 굳의 의지로 글을 새로 다듬고 사진을 다시 찍긴 했지만 다시 세상에 내놓으려니 두렵기도 합니다. ​ 그래도 죽기 전에 남부끄럽지 않은 책 한권 내고 싶다는, 시들지 않는 꿈이 있으니 그 길을 터벅터벅 걸어가야겠지요. 홀로 떠나도 괜찮고, 좋은 사람들과 함께라면 더할나위 없이 좋은 우리땅의 여러 곳들을 소개해 드리려고 합니다. 책 제목은 '혼자라도, 함께라서 좋은' 2019년 3월 4일에 시중에 발매될 예정입니다. 많이 읽어 주셨음 좋겠습니다. ​ 네이버 책 소.. 2019. 3. 1.
숨겨진 안동의 명소, 체화정에서 여름 꽃놀이를 즐기다 안동 하면 워낙 볼거리가 많은 고장이기에 웬만한 곳은 쉬 지나치기 쉽다. 오늘 소개하려는 체화정 또한 마찬가지다. 사람들에게 많이 알려지지도 않았을 뿐더러 주변에 이렇다할 표지판도 없으니 그저 아는 사람만 때를 놓치지 않고 찾는 그런 곳이 되고 말았다. 안동의 '숨은 명소'라 할만 하다. 체화정은 안동시 풍산읍에 자리잡고 있는데 안동 시내에서 하회마을이나 병산서원을 가는 길목에 있다. 하지만 요즘은 하회마을을 갈 때도 새로 난 큰 길로 가기 때문에 더욱 이 곳이 외롭다. 체화정의 규모는 크지 않아 그저 소박하고 아담하다. 이 자그마한 정자는 조선 시대에 아주 우애가 깊었던 이민적, 이민정 형제가 살았던 곳 정도로만 알려져 있다. 진사 이민적이 영조3년인 1761년에 지어, 형인 이민정과 함께 살았다고 한.. 2018. 8. 17.
안으로 멀리 뛰기 - 이병률 대화집 작가 이병률에 대한 독자의 기대치를 반영한 것이라 보면 될까. 이병률 대화집이라는 것이 나왔다. 제목은 다. 이해가 될 듯 하면서도 한편으론 고개를 갸웃거리게 만드는 제목이 아닐 수 없다. 이병률과의 대화를 엿듣다 보면 자연스레 귀가 트이리라 생각하며 책을 펴들었다. 이 책은 북노마드 대표로 책을 만들고 있으며 틈틈이 미술에 대한 글을 쓰고 강의를 하는 윤동희라는 사람이, 시인이자 여행작가이며 역시 책을 만들고 있는 이병률이라는 사람을 만나 나눈 이야기들을 정리한 것이다. 철저히 이병률이라는 한 사람에 집중하고 있으며, 이 책에서만은 그가 세상의 중심이라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우연한 기회에 이병률이라는 작가를 알게 되었고, 그가 펴낸 세 편의 여행산문집을 읽어본 인연으로 그의 존재에 대해 인지하고 있었.. 2017. 1. 9.
천국은 어쩌면 가까이 - 슬픈 날에도 기쁜 날에도, 제주 제주도. 이름만 들어도 언제든 떠나고 싶어 지는 곳이다. 여러번 다녀 왔지만 여전히 만나보지 못한 풍경과 사람들이 많다. 요즘은 제주도에 일주일 살아보기, 한달 살아보기 이런 것들이 유행인 모양이다. 그만큼 제주도란 섬이 가진 매력이 크다는 뜻이기도 할 것이다. 이런 매력적인 곳에서 나고 자란 허지숙, 허지영 자매는 부러운 사람이다. 직장생활과 학업을 위해 6년간 제주로를 떠났던 이들이 다시 돌아와 제주도의 구석구석을 돌아다니며 남겼던 사진과 글들이 한 권의 책으로 나왔다. 란 제목의 이 책에는 제주도 사람이기에 보여줄 수 있는 숨겨진 비경들이 많이 있다. 책에 담겨진 사진을 바라보고 있자니 당장이라도 그 풍경 속으로 떠나고 싶은 욕망이 커진다. 그녀들의 사진은 사진학 개론이나 이론서에 나와 있는 잘 찍.. 2017. 1. 4.
열아홉 편의 겨울 여행과 한 편의 봄 여행 - 나를 떠나 나를 만나는 시간 나같은 아마츄어 사진가에게 겨울은 부담스럽다. 봄꽃들이 만개하거나, 온 산이 단풍으로 불타 오를 때면 어느 곳으로 떠나도 좋겠지만 겨울은 그렇지 않다. 온통 무채색의 풍경에서 괜찮은 작품 하나를 건져낼 수 있는 내공이 없는 아마츄어들에게 겨울은 잠시 카메라와 멀어져야 하는 시즌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제대로 사진을 찍을 줄 아는 사람에겐 겨울이 제 격이다. 의 지은이 이희인 작가 역시 겨울 느낌을 잘 표현할 줄 아는 사람인 것 같다. 사진 뿐만 아니라 글에서도 겨울이 오롯이 느껴지는 듯 하다. 카피라이터라는 직업이 그의 삶에도 큰 영향을 끼쳤으리란 짐작이 된다. 이희인 작가 역시 광고 카피라이터라는 직업과 오래 화해하진 못했지만, 그 직업 덕분에 생각과 마음을 늘 열린 상태로 유지할 수 있었고, 채고가 .. 2016. 11. 27.
우리는 사랑 아니면 여행이겠지 - 최갑수의 여행하는 문장들 이젠 오랜 친구 같다는 생각이 든다. 가끔은 아무런 대책도 없이 무작정 떠나야 하는, 여행이 위로가 된다고 믿음을 가졌다는 공통점을 지닌 편한 친구 말이다. 그래서 어제 보고 오늘 또 봐도 반갑고, 십수 년만에 봐도 그간의 공백이 전혀 낯설지 않은 좋은 친구 같은 최갑수의 책을 다시 펴보게 됐다. 참 그다운 책 제목이다. 그래, 최갑수에게 사랑과 여행을 빼면 무엇이 남게 될까. 내가 그를 직접 만난 적도 없을 뿐더러, 이 세상에서 단 한마디의 얘기도 나눈 적이 없는 사이면서도 최갑수의 여러 책들과 사진을 통해 그를 꽤 잘 안다고 자부하는 것도 사실은 '오버'일 지도 모르겠다. 그래도 어쩔 수 없다. 여행작가란 직업은 결국 글과 사진으로 기억되게 마련이다. 글과 사진을 통해 그를 표현해야 하는 직업이니만큼.. 2016. 6. 13.
인생풍경 - 일생에 한번은 잊지 못할 풍경과 만나다 공감가는 글과 마음을 사로잡는 사진이 함께 있어 참 좋은 책이다. 한 일간지 여행담당 기자로 십수 년째 매주 여행을 다닌다는 그가 참 부럽다. 물론 그에게 여행은 즐거움일 수도, 때로 힘들고도 지겨운 밥벌이 일 수도 있겠지만 그렇라도 일상을 여행으로 채울 수 있음이 누구에게나 주어진 호사도 아닐 것이기에. 이 책에 담겨진 스물 일곱 곳, 한국의 최고미경들이 하나같이 아름다울 수 밖에 없는 것이지만, 나의 마음을 고스란히 빼앗은 사진은 전북 무주 잠두길 풍경이었다. 모진 겨울 추위를 지낸 나무와 풀들이 연초록의 신록을 드러내기 시작하는 즈음, 이른 봄날의 풍경은 일년 중 가장 아름답다. 이때의 색이 가장 풍요롭다는 생각이 들곤 한다. 단풍이 절정에 치닫는 가을날 풍경도 물론 다채롭긴 하지만, 아직은 겨울티.. 2016. 5. 25.
나를 치유하는 여행 - 여행작가 이호준의 여행에세이 여행의 여러 미덕 가운데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있다면 '치유'가 아닐까. 남에게 들키지 않으려 속으로 꽁꽁 싸매두었던 상처가 덧나고, 스트레스로 점철된 일상을 더 이상 견디기 힘들때면 어디론가 훌쩍 떠나 보는 것도 좋겠다. 현실에서 잠시 벗어나게 되면, 그 치열한 현실 때문에 눈에 보이지 않았던 길들이 보이는 때도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여행은 치유의 길이기도 하다. 무엇을 굳이 고치려, 다듬으려 들지 않아도 좋다. 그저 한적한 길을 홀로 걸으며, 마주 오는 바람에 내 몸을 온전히 맡기노라면 구석구석의 생채기들이 마치 연고를 바른 듯 아물기도 하는 놀라운 경험을 하게 된다. 이것이 바로 여행이 주는 최고의 선물이다. 여행작가이자 시인, 이호준 작가가 새롭게 펴낸 책, 에는 바라만 보고 있어도 치유가 될 .. 2016. 4. 7.
안녕, 나의 모든 순간들 - 서로 다른 두 남녀의 1년 모처럼 읽게 되는 최갑수의 책이다. 색다를 것 없는 여행 에세이지만, 이번에는 장연정 작가와 함께 한 1년의 세월이 사진과 글로 담겨져 있다. 그의 글에 익숙해지다 보니 새로움에 설레는 마음은 없지만, 알고 지내던 친한 친구의 일상을 책을 통해 들여다 보는 듯한 느낌이 들어 편하다. 좋아하는 작가의 책인데다, 워낙에 여행 에세이를 좋아하다 보니 손에 잡은 지 몇 시간만에 뚝딱 다 읽었다. 무슨 의미일까를 한참 곱씹어 봐야 하는 어려운 책이 아니라서 좋다. 굳이 사진이 뜻하는 바를 머리 아프게 유추해 볼 필요도 없다. 그저 보이는 대로, 읽히는 대로 내 마음 가는 대로 읽으면 족하다. 아무도 가 보지 않은 해외의 오지 여행기도 아닌, 1년이란 일상을 이렇게 한 권의 책으로 담아낼 수 있다는 것도 뛰어난 능.. 2016. 1. 10.
여행자의 책 - 여행자들이 가방에 챙기는 단 한 권의 책 폴 서루의 은 말 그대로 여행자를 위한 재미난 책이다. 하지만 50여년 간 세계를 여행하고 40여년 간 여행에 관한 글을 써 온 여행 문학의 대가이자 소설가인 그의 명성에 어울리는 여행기를 기대했다면 한참 잘못 짚은 셈이다. 책을 처음 폈을 때 이게 뭔가 싶어 어지러움을 느낄 정도로 이 책의 구성은 매우 독특하다. 에는 여행자에게 필요한 여러 가지들이 담겨져 있다. 제1장 '여행이란 무엇인가'를 시작으로 제27장 '당신만의 여행을 위하여'에 이르기까지 무척이나 광범위하다. 때로는 여행자의 가방 속까지 들추어 보듯 꼼꼼하게 살펴 보기도 하고, 때로는 몽환적인 여행자의 시선처럼 구름 위를 걷는 느낌이 들 때도 있다. 잘 쓰여진 여행기 한편을 읽어볼 요량으로 이 책을 구입했던 나로선 당혹스러웠던 게 사실이다... 2015. 12. 28.
하루여행- 당신에게 주는 선물 처음 책을 폈을 때의 불편함은 서서히 사그라 들었다. 이한규가 지은 이란 책에 대해서는 자세한 정보가 없었다. 그저 여행이란 단어에 끌렸고, 표지를 가득 채우고 있는 바다 풍경이 마음에 와 닿았던 탓에 별 망설임 없이 이 책을 골랐던 것이다. 사실은 이 시원스런 바다가 내가 얼마 전에 다녀온 신두리 바닷가란 것도 책을 읽으며 알게 됐을 정도였으니. 불만은 이런 것들이었다. 이란 책은 한시간에서 다섯 시간 거리의 여행거리를 독자들에게 소개하고 있는데, 그 기준점이 서울이란 것 때문에 우선 기분이 나빴다. 이란 제목에서 우리는 가볍게 당일치기로 다녀올 수 있는 여행지를 소개할 것이란 걸 어렴풋이 알 수 있지 않은가. 그런데, 기어코 서울에서 가깝게는 한 시간 거리, 멀게는 다섯 시간 거리 등으로 구분을 해서.. 2015. 11. 26.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8 - 강물은 그렇게 흘러가는데 유홍준 교수의 여덟번째 문화유산답사기가 나왔다. 그의 이번 발걸음은 남한강을 따라 우리땅의 구석구석을 누빈다. 책 표지에 소개되어 있는 온달산성의 풍광이 눈길을 끈다. 남한강 줄기를 따라 시원스럽게 뻗어나가며 휘몰아치는 모양이 그 옛날 고구려의 기상을 한껏 닮은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단종 애사를 빼놓고 얘기할 수 없는 강원도 영월을 시작으로 충주호반의 세 고을인 제천, 단양, 충주을 지나, 남한강변의 폐사지에서 숨을 고른 이번 답사기는 여주의 신륵사에서 그 끝을 맺는다. 시간 날 때마다 발길을 바삐 움직여 다녀본 고을들이라서 그런지 더욱 반갑게 느껴지는 지명과 풍경들이었다. 인류 문명의 시작은 강과 함께였다. 세계의 이름난 고대 문명의 발상지들이 이를 입증한다. 사람들의 생존과 불가분의 관계에 있는 .. 2015. 11. 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