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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찰74

혼자라도, 함께라서 좋은 - 思索과 治癒의 풍경 여행 첫 책을 냈던 것이 2014년 6월쯤이었으니 벌써 다섯해가 되어 가네요. 처음엔 그저 설레고 기뻤었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부끄럽고 부담이 되었습니다. 누군가에게 자신있게 보여줄만한 수준이 되질 못했다고 느꼈던 탓이지요. 완전히 새로운 책을 만들겠다는 굳의 의지로 글을 새로 다듬고 사진을 다시 찍긴 했지만 다시 세상에 내놓으려니 두렵기도 합니다. ​ 그래도 죽기 전에 남부끄럽지 않은 책 한권 내고 싶다는, 시들지 않는 꿈이 있으니 그 길을 터벅터벅 걸어가야겠지요. 홀로 떠나도 괜찮고, 좋은 사람들과 함께라면 더할나위 없이 좋은 우리땅의 여러 곳들을 소개해 드리려고 합니다. 책 제목은 '혼자라도, 함께라서 좋은' 2019년 3월 4일에 시중에 발매될 예정입니다. 많이 읽어 주셨음 좋겠습니다. ​ 네이버 책 소.. 2019. 3. 1.
먼 데서 바람 불어 와 운주사 와불님 뵙고 돌아가는 길에 그대 가슴의 처마 끝에 풍경을 달고 돌아왔다. 먼 데서 바람 불어 와 풍경 소리 들리면 보고싶은 내 마음이 찾아간 줄 알아라. 풍경소리 울리는 운주사를 찬찬히 걸으며 천불천탑 속에 담겨진 민초들의 소망을 느껴보는 것도 좋으리라. 2013. 6. 16.
김룡사 전나무숲길 전나무숲으로 유명한 곳이 몇 있다. 월정사나 내소사의 그것처럼 이름나진 않았지만, 오히려 찾는 이가 적어 한적함 속 여유를 만끽할 수 있으니 더욱 좋다. 2013. 6. 6.
행복이 가까이 있듯 마음의 눈으로 바라 보세요. 행복이 가까이 있듯 마음을 차분히 내려놓을 수 있는 곳도 아주 가까이에 있답니다. 2013. 6. 2.
희고 붉은 연꽃의 아름다움으로 기억되는 완주 송광사 송광사를 다녀 온 지도 벌써 반년이 훨씬 지났다. 송광사 하면 흔히들 순천 조계산에 있는 승보사찰 송광사를 떠올리게 된다. 하지만 전북 완주의 종남산 산자락 아래에도 이에 못지 않는 훌륭한 사찰이 있으니 그 이름 또한 순천의 그것과 한자까지 똑같은 송광사(松廣寺)다. 아마도 송광이란 이름이 좋아 이렇듯 여러 절에서 이름으로 쓰고 있는 듯 하다. 전해지는 기록에 따르면 완주 송광사의 원래 이름은 백련사였으며 신라 경문왕 때 도의선사가 세웠다고 한다. 창건 당시에 이 절의 규모는 무척 커서 일주문이 사찰 경내로부터 3km 밖에 세워졌을 정도였으며 무려 800동의 당우와 600여명의 승려가 수행을 했다고 하니 능히 그 위세를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물론 지금의 송광사는 아담하니 위압스럽지 않아 좋다. 처음 .. 2013. 2. 28.
조선시대 불교 건축의 단아함을 엿볼 수 있는 수정사 대웅전 진보에서 청송으로 넘어가는 길에서 수정사 대웅전을 알리는 안내판을 만날 수 있다. 분명 안내판엔 "수정사 대웅전 150m"라고 씌어 있지만 150m는, 아니 1,500m를 가도 절은 보이지 않는다. 모르고 지나쳐 왔나 싶어 몇번을 되돌아 나오는 불필요한 수고 끝에 산길을 수km 더 달려 작은 절집 하나를 만나게 된다. 이 절이 바로 수정사요, 초라하기까지 한 절집의 가운데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전각이 경상북도 문화재자료 제73호로 지정되어 있는 수정사 대웅전이다. 기록에 따르면 수정사는 고려 공민왕 때의 큰 스님인 나옹화상이 창건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후 조선시대에 중수되었고, 현재의 대웅전 건물은 1982년에 보수한 것이다. 대웅전 건물은 정면 3칸, 측면 2칸의 맞배지붕 건물인데 조선시대 건축의 단아.. 2012. 11. 20.
화왕산의 넉넉한 품 속에 있는 아름다운 절, 관룡사 몇 해 전부터 호시탐탐 기회를 노렸던 곳, 화왕산 아래 자리잡은 유서깊은 절 관룡사에 다녀 왔다. 한여름 무더위 속에 관룡사를 찾았던 것이 엊그제 같은데 벌써 계절은 가을을 향해 내달리고 있다. 내게 관룡사라는 절은 두가지 이미지로 각인되어 있다. 마치 병풍처럼 절 뒷편을 두르고 있는 구룡산 병풍바위의 강건한 기운과 원음각에서 땀을 식히던 서늘한 바람의 감촉이 잊혀지지가 않는다. 관룡사는 신라시대에는 8대 사찰로 이 절에서 원효대사가 중국 승려 1,000여명을 상대로 화엄경을 설법했다고 전해지고 있다. 관룡사라는 이름은 창건 당시 연못에서 아홉 마리의 용이 승천했다고 하여 붙여졌는데, 일주문을 대신하는 나즈막한 석문이 찾는 이를 가장 먼저 맞아준다. 과거의 영화에 비해 지금 절은 그리 크지 않다. 남아 .. 2012. 9. 2.
'나무 사잇길' 따라 천년고찰 석남사를 거닐다 깊은 산중에 있는 작은 사찰 쯤으로 생각하고 석남사를 찾았다. 첫 느낌은 조금 생소했다. 일주문 앞으로 도로가 지나고 절 입구에 있는 식당은 속세의 허기를 채워주기에는 적당할 지 몰라도 절집이라면 응당 고요한 산사의 한적한 느낌을 지니고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던 내게는 마땅찮은 풍경이었다. 그날은 금방이라도 비가 쏟아질 듯 잔뜩 찌푸린 날씨였다. 덕분인지 때이른 무더위도 잊을 수 있었다. 일주문을 들어서면 바로 만나게 되는 숲길이 있다. '나무 사잇길'로 이름 지어진 이 길은 올해 초 울주군에서 예산을 들여 새로 조성한 것이라고 한다. 공사 과정에서의 수목 훼손 논란 등으로 한때 시끄러웠었는데 지금은 잘 해결되었는지 모르겠다. 날씨 탓인지 녹음이 더욱 무겁고 짙게 느껴진다. 한여름에 걸어도 상쾌한 기.. 2012. 7. 14.
외로운 구름이 흘러가는 절, 의성 고운사 한 시간여를 달려 고운사에 당도한 그 날은 파란 하늘 빛에 떠가는 흰구름이 좋은 날이었다. 전날 내리던 비가 그치고 난 뒤 하늘은 깨끗했고, 바람은 상쾌했다. 후텁지근한 장마철 한가운데 이런 좋은 날씨를 만난다는 것도 쉽지 않은 일. 카메라를 챙겨 들고 떠날 곳을 궁리하다 도착한 곳은 또 고운사였다. 고운사는 내게 참 익숙한 절이다. 몇해 전 처음 고운사를 찾았을 때의 느낌처럼 여전히 고운 절이란 생각이 든다. 절에 이르는 걷기 좋은 숲길도 좋고, 조계종 본사임에도 불구하고 그 흔한 입장료를 받지 않는 넉넉한 인심도 마음에 든다. 무엇보다 고운사가 좋은 이유를 든다면 절 입구에서번잡한 상가들을 찾아볼 수 없다는 것이 아닐까 싶다. 매번 카메라를 들고 고운사를 둘러보는 행로는 정해진 틀을 벗어나지 못한다... 2012. 7. 9.
절에서 만나는 우리 문화 - 문화유산 해설사 따라 사찰 여행 전국의 수많은 절들을 찾아 다녔으면서도 정작 불교 문화와 대해서는 문외한이었던 것 같다. 절은 절하는 곳이라는데 나는 법당에 들어가서 무릎을 꿇고 고개를 숙여 가장 낮은 자세로 절 하는 법이 잘 없었던 것이다. 절은 좋아한다고는 하지만 그저 세상과 떨어진 산사의 고요함과 절집의 모습을 사진에 담는 것에 만족했던 것 같다. 그러다 어느 순간 부끄러움을 느꼈다. 절에 들어서면서 차례로 지나게 되는 문들이 어떤 의미인지, 수많은 탑과 불상, 그리고 전각들은 어떤 이름을 가지고 있고, 왜 그 자리에 그렇게 서 있는 것인지에 대한 자타의 의문에 자신있게 답할 수 없음에 답답했다. 좀더 알게 되면 좀더 많은 것을 보게 되고, 또한 좀더 많은 것을 느낄 수 있을 것 같은 기대감도 한 몫 했다. 대학에서 중국어와 중문.. 2012. 6. 5.
산중에 깊숙히 숨어 있는 산사, 각화사를 찾아서 각화사 가는 길은 말 그대로 '산사'를 찾아가는 길이었다. 산중에 깊이 숨어있는 각화사를 찾아 굽이굽이 산길을 오르고 올랐다. 도중에 과수원도 만나고 인적 드문 산 속에 홀로 있는 집들도 만났다. 아침에 눈 떠서 깊은 밤에 잠들 때까지 이런 풍경을 단 한번도 볼 수 없는 일상의 삶에서 비로소 벗어났음을 실감할 수 있는 순간들이다. 타이어 타는 냄새가 날 정도로 가파른 산길을 올라 마침내 각화사에 이르렀다. 각화사 입구의 푸른 숲이 인상적이었다. 전날의 숙취 때문인지 절 구경보다는 그냥 어느 그늘 시원한 곳에 자리를 깔고 낮잠이나 한숨 자면 좋겠다는 생각이 절로 났다. 5월이라고는 해도 낮기온이 30도를 넘나드는 이른 무더위는 사람을 지치게 하기에 충분한 그런 날이었다. 평지가 없는 산자락에 절이 자리잡다.. 2012. 5. 29.
아는 만큼 보이는 김룡사의 숨겨진 보물들 나름대로는 김룡사에 대해 잘 안다고 자신했었는데 오산이었다. 몇해 전에 처음 김룡사라는 멋진 절을 처음 가보고 나서는 뭔가에 이끌리듯 계절을 가리지 않고 이 곳을 여러번 찾았었다. 김룡사 숲길도 무척 마음에 들지만 내게는 무엇보다도 일주문에 이르는 전나무숲의 싱그러움이 인상적이었다. 일제 강점기까지만 하더라도 31본산의 하나였지만 지금은 조계종 제8교규 본사인 직지사의 말사로 그리 큰 절이 아니어서인지 일반인들에게 많이 알려지지는 않은 것 같다. 언제 와도 사람 소리가 많이 나지 않는 절이라서 더욱 좋았다. 이 호젓한 산사를 홀로 즐기는 호사를 누구와 나누고 싶지 않은 욕심이었을 것이다. 사진으로 남기진 못했지만 김룡사에 이런 공간이 있는 줄은 미처 몰랐다. 놀랍게도 이전에 보지 못했던 석탑과 석불을 절.. 2012. 5. 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