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野球·Baseball
빅리그 100승투수 박찬호의 종착역은 고향이 아닌 일본 오릭스
푸른가람
2010. 12. 20. 2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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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미우리의 4번타자 이승엽에 이어, 메이저리그 100승 투수 박찬호까지. 일본 프로야구 오릭스 버팔로즈의 파격적인 행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과거 구대성이 이 팀에서 뛴 적이 있었다고는 하지만 한국팬들에게 오릭스는 그다지 익숙하지 않은 팀이다. 더군다나 최근 10년 성적도 매년 바닥에 머물었으니 어찌보면 당연한 일이기도 하다.
최근까지도 빅리그 잔류를 염두에 둔 듯한 인터뷰를 했기에 국내 야구팬, 특히 한화팬들의 반응이 뜨겁다. 한때 박찬호의 국내 복귀 얘기가 흘러나와 한화팬들을 설레게 한 적이 있었기 때문에 일부 한화팬들이 조금 격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차라리 메이저에 남든지, 돌아오면 한국으로 왔어야지 왜 하필 일본이냐 하는 거다.
한때 메이저리그를 호령하던 대스타가 말년을 고국의 야구팬들과 함께 할 수 있다면 더할나위 없이 좋은 일이다. 국내 프로야구 흥행에도 분명 도움이 될 호재임엔 틀림없다. 그렇다고 해서 박찬호의 일본 진출을 비난할 하등의 이유는 없다. 박찬호가 재일교포 3세 부인을 두고 있다는 점은 그의 일본행에 얽힌 복잡한 뒷 얘기가 있었음을 미뤄 짐작할 수 있다.
또하나 무시할 수 없는 것이 있다. '돈'과 '야구 인프라'가 바로 그것이다. 물론 오릭스와 1년간 계약한 1억 5천만엔이라는 돈은 그가 메이저리그에서 받았던 어마어마한 금액의 연봉과 비교도 할 수 없을만큼 작은 돈이다. 그러나 만약 박찬호가 국내 구단에 입단한다면 그보다 높은 돈을 받을 수 있다는 보장은 없다.
또한 만에 하나 박찬호가 고향팀인 한화에 입단한다고 치자. 솔직히 내가 박찬호라면 그 시설좋은 메이저리그 구장에서 뛰다가 대전구장에서 뛸 용기가 나지는 않을 것 같다. 더군다나 박찬호는 한창 젊은 나이도 아니고, 수많은 부상전력을 지닌 노장이다. 내일 모레면 그도 마흔줄에 접어든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된다.
이제는 한물 간 게 아니냐는 평가도 받고 있는 이승엽을 나름대로는 좋은 대우로 모셔온 것만 해도 나름 쇼킹했는데, 이번 박찬호 영입은 그야말로 '놀랄 노'자다. 빅리그에서 124승을 거둔 경험과 아직은 무시할 수 없는 구위를 가진 선수이긴 하지만 이미 전성기를 몇년은 훌쩍 지난 선수에게 그다지 큰 기대치가 있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이승엽이나 박찬호가 쪽박만 차지 않는다면, 만에 하나 오릭스가 기대했던 최저 수준 이하의 성적을 거둔다고 해도 오릭스로서는 손해보는 장사는 아닐 것 같다. 오사카에 거주하는 재일교포들을 야구장으로 불러 모을 수 있는데다, 막대한 야구중계권 계약을 성사시킬 여지도 충분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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