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에의 耽溺
오늘의 필사(6) - 정지음 에세이 <우리 모두 가끔은 미칠 때가 있지>
푸른가람
2025. 2. 23. 2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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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지음 에세이, <우리 모두 가끔은 미칠 때가 있지>
때로는 나와 나의 거리가 타인과의 그것보다 훨씬 멀었다. 나는
나의 고향이자 타향이었고, 모국이자 외국이었으며, 그 어딘가의
경유지이기도 했다. 그렇다면 삶이란 집에 대한 그리움으로 현재는
집 밖에 있음을 인식하게 되는 여행일지도 몰랐다.
나는 쓸쓸할 때마다 사람에게 돌진하길 주저하지 않았다. 감옥이나
지옥 같은 인연도 더러 있었다. 누굴 만나도 영원한 낙원까진 닿지
못했다. 그러나 나쁘지 않다고 생각했다. 서로에게 기대 마음껏
사랑하고 미워하는 동안에는 생에 대한 염세를 잠시나마 떨칠 수
있었다. 나는 엉망진창인 사건들에 슬퍼하면서도, 내가 텅 비지
않았다는 사실에는 언제고 감사했다.
주말의 시간은 누구에게나 빨리 지나가겠지. 금요일부터 컨디션이 좋지 않은 것만 빼면
나쁘지 않은 주말이었다. 내일 아침 가뿐하게 일어날 수 있음 좋겠다.
2월의 마지막 주를 보람차게 보내고는, 이른 봄을 반갑게 맞이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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