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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野球·Baseball

선동열 감독 용퇴? 라이온즈 13대 감독에 류중일

by 푸른가람 2010. 12.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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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당히 충격적인 소식입니다. 선동열 감독이 스스로 삼성 라이온즈 감독 자리에서 물러나고 그 후임에 류중일 코치가 선임됐다고 합니다. 이건 뭐 아닌 밤중에 홍두깨도 유분수지, 5년간 재계약 계약서에 도장 찍은지가 얼마나 지났다고 연말에 갑작스럽게 감독직 자진사퇴라니요?

삼성 라이온즈 구단의 보도자료에 따르면 분명 선동열감독이 스스로 물러난다고 되어 있습니다. 창단 서른해를 맞이하여 모든 것을 일신하겠다는 뜻이라고 하는데요, 이는 김재하 단장, 김응룡 감독이 자리에서 물러난 것과도 어느 정도 연관이 있다고 봐야 할 것 같습니다. 선동열 감독은 '구단 운영위원'이라는 직위를 갖게 될 것이라고 하는데 이 자리가 그저 예전에 감독 짜르고 명목상 주는 감투인지, 아니면 구단 운영의 실세로 자리매김할 지는 좀더 지켜봐야 하겠네요.


워낙 급박하게 상황이 진행되다 보니 내부사정을 알 수 없는 팬들로서는 답답하기 그지 없네요. 뭐 이전에 조금이라도 낌새가 보였다면 이렇게 놀랍고 충격스럽지는 않을텐데요. 사실 신문 기사를 보고서도 처음에는 긴가민가 했습니다. 그만큼 선동열감독의 삼성에서의 입지는 견고하다고 봤기 때문이지요.

물론 신임 사장의 부임 이후 삼성 라이온즈 내부에 큰 변화의 조짐이 보인다고 느껴지기는 했지만 그것이 감독 교체까지 이어질 것이라고는 감히 상상을 못했습니다. 사장의 야구관과 감독의 야구관이 다를 수야 있을 것이고, 그로 인한 보이지 않는 갈등이 내재되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순 없겠지만 이처럼 강력한 극약처방은 이전에도 없었던 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 선동열 감독의 교체를 강력하게 희망했던 사람이긴 하지만 납득이 잘 되지를 않네요. 자진사퇴라고는 하지만 글쎄요 그걸 곧이 곧대로 믿을 사람이 몇이나 될까요. 불과 얼마전까지만 해도 새해 전력구상에 골몰하던 모습이었는데, 갑작스럽게 용퇴를 결정한다? 상식적으로는 이해하기 힘든 상황입니다. 뭔가 내부적인 사정이 있었을 겁니다. 한국시리즈에서 4연패로 무기력하게 물러났던 것도 어느 정도 영향을 미쳤으리라고 봅니다.


어쨌든 2011년 삼성은 류중일 감독 지휘 아래 새로운 판을 짜게 됐습니다. 프랜차이즈 스타 출신에 코치 생활까지, 삼성에만 몸을 담았던 '삼성맨'이기에 거부감은 덜합니다만 과연 감독으로서의 그릇이 될 지는 지켜봐야 할 겁니다. 솔직히 기대반 걱정반입니다. 다른 부분은 몰라도 선수들과의 커뮤니케이션은 이전 감독보단 낫지 않을까 기대가 되고, 나이 많은 베테랑 선수들에 대한 까닭모를 홀대도 걱정하지 않아도 되겠지요.

2005년과 2006년 삼성 역사상 처음으로 한국시리즈를 2연패하며 산뜻하게 출발했던 선동열감독이었지만 그 끝은 그다지 좋지 않네요. 물론 그의 지도력이나 이름 값으로 볼 때 다른 구단에서도 그를 놔두지 않을 겁니다만 첫 부임지였던 삼성에서의 말년은 그다지 명예스러운 퇴장은 아닌 것 같습니다. 욕도 많이 했지만 막상 감독자리를 떠난다니 조금 미안한 마음이 들기도 하네요. 선동열 감독님 그동안 수고 많으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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