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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진실, 이제 그만 놓아주시죠.

by 푸른가람 2008. 10.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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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목요일 아침. 출근하자마자 접하게 된 최진실의 자살 소식은 충격 그 자체였습니다. 안재환의 자살 사건으로 인한 충격이 채 가시기도 전에 이어진 연예계 스타의 죽음은 차라리 믿고 싶지 않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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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년대 후반 연예계에 데뷔한 최진실은 '우리들의 천국' '질투' 등의 드라마를 통해 90년대 청춘 스타의 상징으로 성장했습니다. 그 시절 학창시절을 보냈던 남자들이라면 최진실 책받침, 브로마이드 하나 갖지 않은 이가 없었을 겁니다. 드라마면 드라마, 영화면 영화, 가끔은 버라이어티 쇼에도 나와서 끼를 맘껏 발산하기도 했었지요. 그야말로 요정과도 같던 이였습니다.

시간은 흘러 그녀도 성인연기자가 되었고, 그 무렵 중고등학교를 다니던 이들도 치열한 삶의 한복판에서 생존경쟁을 벌이고 있었습니다. 때마침 찾아온 IMF 외환위기 이후 세상살이는 더 고난해졌고 자연스레 연예계나 드라마에 대한 관심도 떨어졌습니다. 그래도 최진실은 그 이름값 만큼이나 활발한 활동을 했던 것으로 기억됩니다.

그러던 그녀가 역시 당대 최고의 인기를 구가하던 야구선수 조성민을 만나 '세기의 결혼식' 주인공이 됩니다. 마치 영화의 주인공처럼, 그녀는 그녀가 어렵게 살아왔던 과거와는 다른 삶을 꿈꾸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그 선택은 결론적으로 그녀의 인생을 지난한 굴곡으로 이끌게 되지요. 폭행사건에 이은 이혼, 그리고 이후의 슬럼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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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그녀는 그렇게 잊혀져가지는 않았습니다. 억척스럽던 그녀의 이미지처럼 오뚜기처럼 다시 일어섰습니다. 물론 데뷔 초기때와 같은 귀엽고 앙증맞고 사랑스러운 요정이 아닌, 억척스럽고 적당히 나이들어 아줌마 냄새가 물씬 풍기는 배우 최진실로 말입니다. 그렇게 그녀는 다시 대중의 관심속에 화려한 제2의 전성기를 맞이할 것으로 보였는데, 어느날 새벽 싸늘한 주검이 되어버렸습니다.

그녀의 사망 이후 수많은 방송, 신문들이 그녀의 죽음을 둘러싸고 나름대로의 가설과 추측들을 내쏟아냈습니다. 24시간 생방송으로 그녀의 빈소와 화장장을 중계해주는 배려까지 아끼지 않더군요. 그녀의 장례가 끝난 후 어느 연예케이블의 엔딩이 아직도 잊혀지지가 않습니다.

"이제 그동안의 수많은 루머와 추측성 기사에서 벗어나 부디 하늘에서 안식을 취할 수 있기를 바란다"는 취지의 자막을 보며 실소를 금할 수 없었습니다. 전혀 감동스럽지 않았습니다. 그 수많은 루머와 추측성 기사들을 확대 재생산해낸 것이 비단 네티즌들 뿐이었을까요?

루머에 불과하던 것을 기사화해 수십, 수백, 수천배의 위력으로 최진실을 압박했던 이들이 누구였습니까? 그들이 최진실의 죽음에서 자유로울 수 있을까 스스로 되돌아보길 바랍니다. 이제 그만 가식을 벗고 故 최진실씨를 그만 놓아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정녕 그녀의 안식을 원한다면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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