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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엄사5

홍매화와 벚꽃의 화려한 콜라보, 구례 화엄사의 봄날 풍경 화엄사는 워낙 큰 절이라 볼 것도 참 많습니다. 그래도 이만때면 봄꽃이겠죠. 화엄사는 홍매화가 유명합니다. 각황전과 원통전 사이 자리에 오래된 매화나무가 있는데 붉다고 해야 할까, 짙은 분홍빛 같기도 한 그 색을 정확히 표현할 길이 없네요. 봄의 전령사인 매화가 만개할 무렵부터 벚꽃이 피기 시작합니다. 홍매화가 가고 벚꽃이 오는 게 일반적이긴 한데, 이때는 운이 좋게도 매화의 붉은 빛과 하얀 벚꽃이 만개한 풍경을 함께 즐길 수 있었습니다. 올해는 따뜻한 날씨로 인해 봄꽃들의 개화가 빨라질 거라고들 합니다만 변덕스런 봄날씨를 예측하기 쉽지 않습니다. 날씨는 그저 하늘에 맡겨야겠지만 금새 지고 마는 봄꽃들을 제대로 즐기려면 때를 잘 맞춰 움직여야 합니다. 개구리 깨어나는 경칩이 왔나 싶더니 벌써 3월도 저물.. 2023. 3. 22.
봄의 화엄사에 가시거든 동백꽃도 꼭 보고 오시라 동백꽃은 서둘러 봄을 인도하는 전령사 같습니다. 차가운 겨울을 이기고 유달리 붉은 꽃송이를 터뜨리며 무채색으로 가득한 세상에 화려한 색감을 칠합니다. 사람들의 사랑을 받는 이유가 아닐까 싶습니다. 목숨이 사위어 땅바닥으로 떨어졌을 때 오히려 더욱 붉게 빛나는 모습에 경탄하게 됩니다. 오래전 구례 화엄사를 찾았던 때였습니다. 때맞춰 피어난 홍매화를 보기 위해서였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진경을 놓치지 않으려고 전국 각지에서 많은 사람들이 찾아 왔더군요. 저마다 고혹적인 모습으로 피어나 화엄사의 공간을 환히 채어주고 있던 홍매화를 카메라에 담고 있었습니다. 잠시 그 행렬에서 벗어나 한적한 곳을 찾아 다니던 순간, 참으로 매력적인 모습을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사철 푸른 나뭇잎과 강렬하게 대조되는 동백꽃의 붉은 빛.. 2023. 3. 20.
피었으므로, 진다 - 이산하 시인의 산사기행 마음이 흐트러지는 날에 산사에서 만나는 눈부신 고요와 적멸의 순간들이 한 권의 책에 스며들어 있다. 이산하 시인이 펴낸 에는 5대 적멸보궁, 3보사찰, 3대 관음성지를 포함한 우리나라의 이름난 고찰들이 망라되어 있다. 이 한권의 책만으로도 만족스런 산사 기행이 되기에 충분해 보인다. 시인답게 문장이 예사롭지 않다. 탐미적 허무주의 시인의 현란한 감성과 정제적 시적 사유가 돋보이는 섬세한 자기 내면 기록이라는 정호승 시인의 평이나, 섬세한 문장과 문장 사이에 놓인 촘촘한 직관의 그물은 바람의 형체를 건져내 보여주는가 하면, 눈부신 고요가 빚어내는 꿈결 같은 소리들도 우리한테 들려준다는 안도현 시인의 평가가 헛된 것이 아님을 이 책을 읽다보면 느끼게 된다. 그래서 조금은 어렵게 느껴지는 것이 사실이다. 시인.. 2017. 1. 11.
남자의 여행 - 남자는 무엇으로 사는가? 관심을 끌기에 충분한 제목을 가진 책이다. 이란 책은 남자는 무엇으로 사는가? 하는 다소 거창한 질문을 독자에게 던지고 있다. 우연찮은 기회 덕분에 혼자 떠나는 여행이란 것을 시작한 지 10여년이 가까와지지만, 사실 남자의 여행이 어떤 의미를 지닌 것인가에 대한 질문은 스스로에게 던져본 적이 없는 것 같다. 그런데 여행에 있어 남녀의 차이가 있을까 싶기도 하다. 성별의 차이라기 보단, 성향의 차이일 것이고 자라온 환경 속에서 자아가 어떤 방향으로 발현되는 것의 차이가 있을 지언정 남자의 여행이라고 해서 여자가 떠나는 여정과 이러이러한 구분이 된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책에 대한 자세한 설명을 듣고 산 것이 아닌지라 오히려 호기심이 더 컸다. 나도 절을 참 좋아라 하지만 이 책의 지은이 유명종이란 사람도 절.. 2014. 3. 30.
고요하고 청순한 아름다움이 넘쳐 흐르는 구례 화엄사 오래 전부터 그 명성은 익히 들어 알고 있었지만 지리산 자락에 자리잡고 있는 화엄사를 찾는 게 그리 쉽지만은 않았다. 이번 여름휴가 기간에 하루 시간을 낼 수 있었던 게 참 다행이란 생각이 든다. 이렇게 멋진 곳을 모르고 지냈으면 얼마나 아쉬웠을까 하는 마음이 들어서다. 화엄사는 그 규모에 있어서는 웅장하지만 사람들을 따뜻하게 품어 안아주는 그런 절인 것 같아서 앞으로도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것 같다. 화엄사는 조계종 제19교구의 본사다. 여느 조계종 본사들이 그렇듯 본사의 위치에 걸맞는 규모를 자랑한다. 화엄사를 처음 찾는 사람들이면 누구라도 그 웅장함에 절로 탄성을 자아낼 것이 분명하다. 일주문부터 본전인 대웅전에 이르기까지 구석구석 깔끔하고 단아하게 정돈된 모습 그 자체다. 크고 웅장한 사찰에 들어.. 2010. 8.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