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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라도 여행4

그림자가 쉬고 있는 정자, 담양 식영정 담양은 유명한 것이 참 많은 고을입니다. 어렸을 적에는 대나무가 많이 나는 고장이라 사회 시간에 배웠고, 나이를 먹어서는 떡갈비와 대통밥 등 맛있는 먹거리가 많다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가을로' 라는 영화를 통해 소쇄원이라는 아름다운 원림을 알게 되고 나서는 담양을 정자의 고장이라 부르고 싶습니다. 유홍준 교수 역시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1권에서 담양의 정자와 원림을 소개하면서 '자연과 인공의 행복한 조화'라고 표현한 바 있습니다. 담양은 시가 문학의 중심지답게 수많은 누각과 정자와 원림이 곳곳에 자리잡고 있습니다. 송강 정철의 흔적을 되살펴 볼 수 있는 송강정, 면앙정을 비롯해 소쇄원, 명옥헌, 환벽당, 취가정, 식영정까지 헤아리기도 힘들 정돕니다. 한번 가기 힘든 담양을 서너차례 다녀오면서도 매번.. 2011. 12. 6.
명옥헌의 붉디 붉은 배롱나무꽃은 졌지만.. 오래 전부터 한번 가보고 싶던 곳이었습니다. 온통 붉은 배롱나무꽃이 지천으로 피어난 명옥헌의 여름날 모습이 참 인상적이었는데 아쉽게도 첫 방문은 그 때를 놓치고 말았습니다. 무려 백일 넘게 피어나 여름 풍경을 화려하게 채색해 주는 배롱나무꽃이 다 진 명옥헌은 조금 스산한 느낌이 들 정도였습니다. 아쉬움이 컸습니다. 대구에서 담양까지는 그리 만만한 거리가 아니니까요. 일년에 겨우 몇번쯤 전라도 땅을 밟게 되는데 그 흔치 않은 기회를 그 장소에 걸맞는 계절에 맞추기가 또 쉬운 일은 아닙니다. 제가 좋아하는 소쇄원을 갈 때마다 명옥헌으로 가는 이정표를 보게 되는데 이제서야 가게 된 것도 어찌보면 명옥헌과 저와의 인연이 딱 거기까지인 탓이라고 생각하면 편할 것 같습니다. 명옥헌은 조선 중기의 오희도가 자연을 벗.. 2011. 11. 23.
백제 불교 도래지 영광 불갑사에서 맞이한 봄 예전에 "호남의 절들은 영남 신도들이 다 먹여 살린다."는 얘기를 들은 적이 있다. 여행을 다니다 보면 경상도와 전라도 지역의 사찰에서 받는 느낌이 다르다. 조계종 본사인 큰 절들도 경상도 절들에 비해서 화려함이 훨씬 덜 하고 담백하다. 겉으로 드러나는 절의 위용과 불상의 화려함이 불심을 나타내는 것은 아닐 것이다. 불교 정신을 중심으로 삼국 통일을 이뤘던 신라와 마찬가지로 백제 역시 그 옛날에는 부처님의 땅이었다. 그 믿음과 기원의 깊이는 결코 뒤지지 않을 것이니 진정한 산사의 아름다움을 만끽하려면 전라도로 떠나보라 권하고 싶다. 백제 최초의 불교 전래지라고 알려진 불갑사는 전라도 영광 법성포 가까이에 있다. 전해지는 얘기로는 백제에 불교를 전래한 마라난타가 침류왕 원년이던 384년에 이곳을 터를 잡았.. 2011. 5. 24.
늘 마음 속에 두고 그리워하는 담양 소쇄원 보고 또 봐도 좋은 사람이 있듯 늘 마음 속에 두고 언제나 그리워 하는 곳도 있는 법이다. 내겐 소쇄원이 그런 짝사랑의 장소다. 영화 속 배경으로 나온 모습을 보고 마음을 빼앗긴 후 이제나 저제나 가볼까 기다리다 무작정 혼자 담양 여행을 떠났던 것이 2007년 6월경이었으니 벌써 3년 전 일이다. 그 유명한 메타세콰이어거리, 죽녹원도 놓칠 수 없는 경유지였지만 마음에 제일 큰 감흥을 남긴 곳 역시 이곳 소쇄원이었다. 광풍각, 제월당, 오곡문, 애양당, 고암정사 등 남아 있는 건물들은 그리 많지 않지만 원래부터 이곳에 자리잡고 있었던 것처럼 모두가 풍경 속에 잘 스며들어가 있다는 것이 참 신기하다. 대구서 담양은 참 먼거리다. 단순히 지도상의 거리가 문제가 아니라 마음으로 느끼는 거리가 더 먼 것 같다. .. 2010. 7. 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