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의성 고운사7

외로운 구름이 흘러가는 절, 의성 고운사 한 시간여를 달려 고운사에 당도한 그 날은 파란 하늘 빛에 떠가는 흰구름이 좋은 날이었다. 전날 내리던 비가 그치고 난 뒤 하늘은 깨끗했고, 바람은 상쾌했다. 후텁지근한 장마철 한가운데 이런 좋은 날씨를 만난다는 것도 쉽지 않은 일. 카메라를 챙겨 들고 떠날 곳을 궁리하다 도착한 곳은 또 고운사였다. 고운사는 내게 참 익숙한 절이다. 몇해 전 처음 고운사를 찾았을 때의 느낌처럼 여전히 고운 절이란 생각이 든다. 절에 이르는 걷기 좋은 숲길도 좋고, 조계종 본사임에도 불구하고 그 흔한 입장료를 받지 않는 넉넉한 인심도 마음에 든다. 무엇보다 고운사가 좋은 이유를 든다면 절 입구에서번잡한 상가들을 찾아볼 수 없다는 것이 아닐까 싶다. 매번 카메라를 들고 고운사를 둘러보는 행로는 정해진 틀을 벗어나지 못한다... 2012. 7. 9.
새해 첫날, 고운사에서 절하다 새해 첫날에 의성 고운사를 찾았습니다. 계절을 가리지 않고 봄, 여름, 가을, 겨울 고운사를 찾아 왔지만 이날처럼 고운사에서 많은 사람들을 만난 건 또 처음인 것 같습니다. 아마도 새해 첫날이라 부처님 앞에 무릎꿇고 절하러 오신 분들이 저 말고도 또 많았던 가 봅니다. 모두에게 열려 있는 절이지만 그래도 저 혼자 고즈넉한 산사를 여유롭게 즐기고 싶은 욕심은 또 여전합니다. 사람들과 차량의 번잡함이 그리 반갑지만은 않네요. 그래도 고운사는 모처럼 조계종 본사에 어울리는 분주함을 모처럼 되찾은 것 같아서 저의 욕심은 잠시 접어두려 합니다. 두 손을 모으고 절하는 마음은 누구나 간절한 것일테니까요. 절을 자주 찾아다니고는 하지만 예전에는 그저 절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아두는 것에 만족했었습니다. 무엇이 가로막았.. 2012. 1. 3.
고운사 만덕당 마루에 앉아 등운산을 바라보다 연휴 첫날 의성에 있는 고운사를 찾았습니다. 그 이전에도 고운사는 여러번 다녀왔었는데 이렇게 무더운 한여름날 가기는 또 처음이었네요. 폭염주의보가 내린 이날은 역시나 무척 더웠습니다. 이따금씩 구름이 따가운 햇살을 가려주는 것이 다행일 정도였습니다. 그래도 파란 하늘을 쉼없이 흘러가는 뭉게구름이 있어 사진찍기는 좋더군요. 매번 카메라 기종은 달라졌지만 찍힌 사진을 보면 비슷합니다. 전에는 발견하지 못했던 장소나 새로운 구도를 시도해 봄 직도 한데 늘상 비슷한 것을 보면 부지불식간에 굳어지는 습관이란 것이 무서운 겁니다. 이번에는 LX3라는 똑딱이를 들고 아주 편하게 고운사를 한바퀴 잘 돌아보고 왔습니다. 원래 고운사 들어가는 숲길이 참 아름답습니다. 잘 다듬어진 흙길은 매번 걸어도 질리지 않을 정도로 다.. 2011. 8. 17.
사시사철 아름답고 고운 절, 의성 고운사 다시 1년의 세월이 흘렀습니다. 지난해 겨울 말로만 듣던 고운사를 처음 다녀온 이후 고운사는 그 이름처럼 고운 느낌으로 남아 있어서 기회가 될 때마다 찾곤 합니다. 유난히 눈이 많이 내리고 있는 올겨울에도 그냥 지나칠 수는 없겠죠. 군데군데 내린 눈이 꽁꽁 얼어 붙어 있는 길을 조심스레 따라 하얀 눈과 푸른 하늘빛이 조화를 이루는 고운사의 겨울 모습을 카메라에 담아 봤습니다. 이전에도 몇번 얘기한 적이 있지만 이곳 고운사는 민가로부터 한참 떨어져 있어서 고요한 산사다운 느낌을 온전히 느낄 수 있어 좋습니다. 입구에 매표소도 없고 어지러운 상가들도 없습니다. 조계종 제16교구 본사라는 위상에도 불구하고 절 자체도 아담한 규모이고 위압감을 느끼게 하지도 않지요. 어느 곳이나 사람의 마음을 끄는 독특한 매력이.. 2011. 1. 7.
'절다운 절' 천년고찰 의성 고운사의 만추(晩秋) 지난 주말에 의성 고운사를 잠깐 다녀 왔습니다. 때가 때인지라 이미 단풍이 다 졌겠거니 걱정했었는데 고운사는 가을빛이 완연했습니다. 지난 9월 중순에 고운사를 찾았던 적이 있었는데 그 때와는 느낌이 사뭇 다르더군요. 그때는 가을이라곤 해도 아직은 푸른 빛이 많았었는데 불과 한달도 흐르지 않은 시간이 세상 풍경을 확 바꿔 주었네요. 봄, 여름, 가을, 겨울 제 각각의 아름다움이 있겠지만 역시 가을이 최고인 것 같습니다. 그 어느해 보다 단풍이 곱게 물들어준 덕분에 올 가을이 더욱 빛나 보입니다. 고운사 입구의 모습입니다. 입장료도 받지 않는데다 입구의 번잡한 식당이나 상가도 하나 없는 '절다운 절' 고운사 숲길을 들어서면 온통 붉게 타오르는 듯한 단풍을 만끽할 수 있습니다. 숲길 초입에는 천년 송림 체험로.. 2010. 11. 8.
아름다운 고운사의 가을 숲길을 거닐다 기억을 떠올려 보니 고운사를 처음 찾았던 것이 지난 겨울이었던 것 같습니다. 눈이 내린지 얼마 되지 않아 구석구석에 잔설이 흰 여운을 남기고 있었고, 입구에서 일주문에 이르는 아름다운 숲길은 물기로 질퍽질퍽했던 기억이 납니다. 그리고 날이 따뜻해지면 다시 한번 이곳을 찾겠노라고 다짐했던 것도. 늘 마음에는 두고 있었지만 이런저런 핑계로 정작 또 계절이 한번 순환할 때 쯤 그 약속을 지킬 수 있게 됐습니다. 어느새 고운사도 가을 빛이 완연해지고 있었습니다. 지난번에는 차를 타고 지나왔던 그 길지도 짧지도 않은 숲길을 이번에는 걸어 보기로 했습니다. 사실 고운사 입구의 숲길에 들어서면 오른편으로 천년 숲길이라는 별도의 유명한 길이 있습니다. 이 길은 고운사 입구에서 일주문 바로 옆에 이르러 끝나는데 길이가 .. 2010. 10. 21.
이름처럼 아늑하고 고운 절, 의성 고운사 고운사는 경북 의성군 단촌면 구계리의 등운산에 위치한 조계종 제16교구의 본사이다. 이 절이 위치한 자리가 천하의 명당자리라고 한다. 연화반개형상이라고 하는데, 풀이하자면 연꽃이 반쯤 핀 형국이란 뜻이다. 풍수지리는 잘 모르지만 고운사를 찾았을 때 무언가 아늑하고, 마음이 평안해지는 느낌을 받았으니 헛된 말은 아닌 것 같다. 고운사는 화엄종의 창시자인 의상대사가 신라 신문왕 원년인 681년에 창건해 처음에는 고운사(高雲寺)로 불렸다. 이후 신라말 유,불,선에 통달해 신선이 되었다는 최치원이 이 절에 들어와 가운루와 우화루를 창건하고 머물게 되었는데 그의 호를 따 지금의 이름인 고운사(孤雲寺)로 불리게 되었다. 한자 이름으로는 높은 구름이 외로운 구름으로 바뀌게 된 것이지만 내겐 그저 고운 절로만 느껴진다.. 2010. 4. 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