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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상대사6

어느 휘량(輝凉)한 가을날의 원주 구룡사 가을을 참 좋아합니다. 원래 태어난 달이 10월이기도 하거니와 사물을 더욱 풍성하고 돋보이게 해주는 가을 빛과 서늘한 바람이 한량없이 좋기 때문입니다. 마침 딱 그런 휘량(輝凉)한 가을날에 오래전부터 마음 속에 품고 있었던 원주 구룡사를 찾았습니다. 가을날에는 어떤 곳을 가도 만족감을 느낄 법하지만 이날의 날씨는 환상적이었다라고 밖에 표현을 못하겠네요. 구룡사에 대해서는 얘기를 많이 들었습니다. 그리 멀지도 가깝지도 않은 곳에 있지만, 그 근처를 여러 번 지나면서도 또 이상하게 저와는 인연이 닿지 않았던 것 같기도 합니다. 매번 다음 기회로 미루다가 그렇게 2년의 시간이 지났습니다. 다소 즉흥적인 선택이었지만 이 좋은 가을날에 구룡사를 가기 않았더라면 많이 후회할 뻔 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구룡사라는 절.. 2011. 10. 23.
태실수호사찰으로 명맥을 유지하고 있는 성주 선석사 몇 해 전에 선석사를 우연찮게 들렀던 적이 있었는데 그때는 이 사찰이 유구한 역사를 가진 이름있는 곳인지 미처 몰랐었다. 경북 성주군 월항면 인촌리의 선석산 자락에 자리하고 있는 선석사는 바로 인근에 있는 세종대왕자태실과 깊은 관련이 있다. 사실상 태실수호사찰로서 조선시대 이후로 그 명맥을 이어오고 있기 때문이다. 원래 선석사는 신라 효소왕 1년(692)에 의상대사가 창건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원래 이름은 신광사였고 위치도 지금 자리보다 서쪽에 있었는데 이후에 고려 공민왕 10년(1361)에 나옹대사가 주지로 있으면서 지금의 위치로 옮겼다. 대웅전을 옮기려고 터를 닦다가 큰 바위가 나왔는데, 이런 연유로 절 이름을 선석사로 고쳐 지었다 한다. 소설가 정찬주의 '절은 절하는 곳이다'라는 책에 보면 선석.. 2011. 3. 20.
화마의 상처를 딛고 푸르름을 되찾은 양양 낙산사 그냥 봐서는 엄청난 화재를 겪었던 곳이라고 생각되지 않을 정도였다. 고등학교 1학년때 수학여행 코스로 낙산사와 의상대를 찾았던 기억은 나지만 그때 기억이라곤 엄청나게 큰 불상과 바닷가 암벽 위에 있던 암자. 그리고 푸른 동해 바다 정도가 기억의 전부다. 다시 이십여년의 세월이 흐르는 동안 이 낙산사는 2005년 4월 6일 일어난 산불로 사찰의 모든 것을 잃었었지만, 또 다시 예전의 모습을 되찾아가고 있었다. 아직도 기억한다. 사상 최악의 산불이라던 고성, 양양지역의 산불은 천년 고찰 낙산사의 모든 것을 한순간에 빼앗아갔다. TV 뉴스 화면을 채우던 시뻘건 불덩이들의 모습이 아직도 눈에 선하다. 거센 바람을 타고 수십여미터를 날아가는 무시무시한 위력 앞에 사람들의 힘은 미약하기 그지 없었다. 원통보전을 비.. 2010. 6. 22.
저물어가는 늦가을볕을 느끼게 했던 청송 보광사 송소고택을 찾아가는 길에 우연히 마주친 안내판을 따라 무심코 들어간 곳이 보광사다. 큰 길에서 차 한대가 드나들 수 있는 콘크리트 포장길을 따라 산으로 조금 들어가면 그곳에 보광사가 있다. 입구에 오래된 보호수가 한그루 서 있어 운치를 더해준다. 사실 보광사라는 사찰 자체는 크게 볼 것이 없다. 인터넷에서 보광사를 검색해 보면 같은 이름의 사찰이 수도 없이 나온다. 그중에서도 청송의 보광사는 규모가 작아서인지 자료 자체도 적은 편이다. 보광(普光)이라는 이름이 좋은가 보다. 한자도 똑같은 이름의 사찰이 서울부터 시작해 전라도까지, 전국 구석구석 없는 곳이 없을 정도다. 송소고택이 그렇듯 이곳 보광사도 청송심씨와 관련이 깊다. 수많은 정승, 왕비와 부마를 배출한 명문가문의 자취를 지금도 느낄 수 있다. 경.. 2009. 11. 15.
구름으로 산문을 지은 청정도량 청량사(淸凉寺) 청량사는 청량산 12봉 가운데 하나인 연화봉 기슭의 한가운데에 자리잡고 있는데, 그 자리가 불교를 대표하는 꽃인 연꽃의 꽃술자리라고들 한다. 신라 문무왕 3년(663년)에 고승 원효대사가 창건했으며 고려시대 송광사 16국사의 끝 스님인 법장 고봉선사에 의해 중건된 천년고찰이다. 설명에 따르면 창건 당시만 해도 승당 등 무려 33개의 부속건물을 거느린 대사찰이었으며, 봉우리마다 자리잡은 암자에서 울려퍼지는 스님들의 독경소리가 산 전체를 가득 채웠다고 한다. 빼어난 자연경관을 자랑했던 까닭에 청량산 일대에만 27개의 크고작은 암자가 있어 신라불교의 요람을 형성했을 정도였으나, 이후 숭유억불책을 썼던 조선시대 이후 쇠락을 거듭해 현재는 청량사와 부속건물인 웅진전만이 남아 있다. 청량사를 대표하는 법당 유리보전.. 2009. 6. 28.
새봄맞이 준비에 분주한 울진 불영사 불영사는 경북 울진군 서면 하원리 천축산에 있는 절이다. 대한불교 조계종 제11교구 본사인 불국사의 말사이며, 신라 진흥왕 5년(651년) 의상대사가 창건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주변의 산세가 인도 천축산과 비슷하다 하여 천축산이라 이름짓고, 절 앞의 큰 못에 있던 아홉마리 용을 주문으로 쫓아낸 후 그 자리에 절을 지었다 한다. 불영사라는 이름은 절 서쪽에 부처의 형상을 한 바위가 있어 그 그림자가 항상 연못에 비치므로 그렇게 부르게 되었다고 한다. 오랜 역사에 걸맞게 불영사도 수난의 세월을 겪었다. 조선 태조 6년때인 1397년에 화재로 절이 불타 소실되었던 것을 후대에 중건하였고, 이후 임진왜란때도 화를 입는 등 몇차례 소실과 중건을 반복하였다. 입구 매표소에서 걸어서 15-20분 정도를 걸어가면 .. 2009. 3. 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