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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산 수덕사3

수덕사 대웅전에서 부처님과 무언의 대화를 나누다 고속도로에서 몇 km를 밟고 왔는지도 모를 정도로 서둘렀는데도 수덕사 입구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짧은 겨울해가 서산으로 뉘엿뉘엿 저물고 있었다. 급한 마음에 카메라만 대충 챙겨들고 대웅전을 향해 발걸음을 옮겼다. 입구의 수덕여관부터 수덕사 경내에는 볼거리들이 꽤 많지만 이날은 그저 대웅전에서 부처님을 만나뵙는 것으로 만족할 요량이었다. 그래서인지 이날 찍은 사진들은 도무지 별 감흥이 없다. 아주 오래된 목조 건물로 유명한 수덕사 대웅전의 단아함은 언제 보아도 변함없이 좋다. 날씨도 쌀쌀하고 시간대도 그래서인지 관람객이 많지 않아 모처럼 호젓한 산사의 느낌을 맛볼 수 있어 좋았다. 불어오는 바람에 흔들리는 풍경 소리만이 산사의 적막함을 일깨워줬다. 한참이나 먼 거리를 한바퀴 돌아 애시당초 행선지에 없었던 .. 2012. 3. 4.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1 - 남도답사 일번지 유홍준 교수는 이십년 전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그 첫 권을 발간하면서 남도답사 일번지로 전남 강진과 해남을 소개하는 데 주저하지 않았다. 물론 그는 2권에서 전북 부안을 두고 남도답사 일번지로 많은 고민을 했음을 고백하고 있지만 내가 직접 가 봤던 느낌으로도 강진과 해남이 그 영광의 주인공이 되기에 전혀 부족함이 없어 보인다. 사실 강진과 해남이라는 땅은 우리 역사에 있어서 주역이었던 적이 별로 없었던 것 같다. 우리가 흔히 역사에서 배웠던 바로는 조선시대 유배지 중 한 곳으로 이름을 남기긴 했지만 수천여년 민족사의 영광스런 중심에 서지 못하고 그저 변방에 불과했던 곳이었지만, 한편 그로 인해 지금껏 자연 그대로의 멋이 잘 보존되어 있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해보게 된다. 사십년을 살아왔던 경상도 .. 2011. 10. 22.
울긋불긋 연등 속 수덕사 대웅전을 거닐다 수덕사는 오래 전부터 한번은 가보고 싶던 절이었다. 봉정사 극락전, 부석사 무량수전에 이어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목조 건축물인 수덕사 대웅전이 있고 조계종 제6교구 본사인 공주 마곡사와 더불어 충남을 대표하는 큰 절이기 때문이다. 역시 그랬다. 큰 절이고, 워낙 유명한 절이다 보니 찾는 이도 많았고 당연히 번잡했다. 넓디 넓은 주차장을 지나면 입구에서부터 수많은 식당과 상가들이 수덕사로 향하는 발걸음을 잠시 머뭇거리게 했다. 고풍스런 한자 일색인 여느 사찰과 달리 수덕사 입구의 현판은 한글로 씌어져 있어 이채롭다. 양각으로 새겨진 덕숭산 덕숭총림 수덕사란 글씨가 왠지 정겹다. 둘레가 사람 몇이 팔을 벌려도 남을 것 같은 우람한 기둥이 제일 먼저 반겨준다. 잘 정돈된 길가의 풍경이 마치 그림같다. 신록.. 2011. 5. 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