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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사진7

아름다운 고운사의 가을 숲길을 거닐다 기억을 떠올려 보니 고운사를 처음 찾았던 것이 지난 겨울이었던 것 같습니다. 눈이 내린지 얼마 되지 않아 구석구석에 잔설이 흰 여운을 남기고 있었고, 입구에서 일주문에 이르는 아름다운 숲길은 물기로 질퍽질퍽했던 기억이 납니다. 그리고 날이 따뜻해지면 다시 한번 이곳을 찾겠노라고 다짐했던 것도. 늘 마음에는 두고 있었지만 이런저런 핑계로 정작 또 계절이 한번 순환할 때 쯤 그 약속을 지킬 수 있게 됐습니다. 어느새 고운사도 가을 빛이 완연해지고 있었습니다. 지난번에는 차를 타고 지나왔던 그 길지도 짧지도 않은 숲길을 이번에는 걸어 보기로 했습니다. 사실 고운사 입구의 숲길에 들어서면 오른편으로 천년 숲길이라는 별도의 유명한 길이 있습니다. 이 길은 고운사 입구에서 일주문 바로 옆에 이르러 끝나는데 길이가 .. 2010. 10. 21.
전통과 현대가 공존하는 영주 무섬마을 무섬마을은 영주시 문수면 수도리에 있는 전통마을이다. 무섬이란 말은 물위에 떠 있는 섬이란 뜻으로 수도(水島)리라는 한자지명이 붙여지기 전의 원래 우리말이다. 무섬마을, 혹은 수도리 전통마을로도 검색이 가능하다. 낙동강의 지류인 내성천이 휘감고 돌아가는 지형이 안동 하회마을과 비슷하지만 일반인들에겐 그다지 많이 알려지진 않은 곳이다. 풍수지리학적으로는 매화 꽃이 피는 지형, 연꽃이 물 위에 떠 있는 연화부수 형태로 명당 중의 명당 터라고 한다. 내성천이 동쪽을 제외한 3면을 휘돌아 흐르고 있다. 주변의 산꼭대기에 올라 보면 멋진 물굽이를 제대로 구경할 수 있겠지만 아쉽게도 무섬마을 주변에는 회룡포마을 건너편에 있는 회룡포 전망대, 하회마을 맞은편의 부용대와 같은 전망대가 따로 있지는 않다. 무섬마을이란 .. 2010. 7. 17.
비 내리는 서석지에서 반가운 연꽃을 만나다 서석지는 연꽃이 활짝 피는 7월 중순이 가장 아름답다고 했다. 시기는 잘 맞춘 거 같은데 날씨가 도와주질 않는다. 지난 밤부터 내리기 시작한 비는 새벽부터 이내 빗줄기가 굵어지더니 쉼없이 내리고 있다. 이런 빗속에 연꽃이 피긴 했을까? 피었다 한들 내리는 빗속에 제대로 구경이나 할 수 있을까 하는 염려도 있었지만 가보지 않고 나중에 후회하는 것보다는 나을 거 같아서 서석지로 차를 몰았다. 입구의 은행나무는 여전히 풍성한 자태를 뽐내고 있다. 7월 한여름의 연꽃도 물론 아름답겠지만 역시 가을에 노랗게 물든 은행나무가 품어 안고 있는 서석지의 모습이 더 멋질 것 같다는 생각이 또한번 들었다. 우산을 받쳐들고 입구를 지나니 연못부터 살펴 봤다. 연분홍빛 꽃잎을 활짝 펴든 연꽃들이 보였다. 아직 만개하진 않은 .. 2010. 7. 12.
동아보살이 죽어서도 지키고 있는 선무도의 본산 골굴사 동해 바다 근처의 아늑한 함월산에 자리잡고 있는 골굴사는 한국의 소림사로 널리 알려져 있다. 선무도와 템플스테이, 그리고 마애여래좌상도 골굴사를 얘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것들이다. 워낙에 이런저런 방송 프로그램이나 신문 보도로 많이 알려진 덕에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곳이다. 골굴사의 역사를 살펴보면 6세기 무렵에 서역에서 온 광유성인 일행이 이 곳에 12개의 석굴을 짓고 가람을 조성한 인공 석굴사원이다. 중국의 돈황석굴과 비슷한 형식이지만 그 규모에서는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아담하다 하겠다. 함월산 석회암 절벽 군데군데 석굴이 뚫려있고, 맨 위에 보물 제 581호로 지정되어 있는 마애여래좌상이 조각되어 있다. 이 불상은 높이가 4m에 폭이 2.2m 정도인데 비바람으로 인한 훼손을 피하기 위해.. 2010. 7. 8.
강릉의 상징 경포대에서 경포호를 바라보다 경포대 하면 푸른 바다와 넓은 백사장을 떠올렸었는데 그게 아니었다. 매년 휴가철 TV뉴스 화면에서 보던 경포대 해수욕장은 경포대와는 조금 떨어진 위치에 있었다. 경포대는 경포호를 낀 나지막한 언덕 위에 자리잡고 있다. 그래서인지 생각보다 눈에 확 드러나진 않는다. 주변에 무성한 나무들로 인해 조금 답답한 느낌도 있었다. 날씨 좋은 날 누각에 올라가 바라보는 경포호 모습은 무척 인상적일 것 같았다. 하필 내가 간 날은 안개도 많이 끼고 뿌연 하늘 탓에 제대로 경포호의 아름다운 풍광을 감상할 기회를 갖지 못한 것이 아쉽다. 바닷가와 바로 인접해 있어 민물과 바닷물이 섞이는 기수역이라 독특한 생태계를 보유하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 경포대는 강원도 강릉시 저동에 위치하고 있으며 고려시대 말기인 1326년에 건립.. 2010. 6. 23.
전쟁의 상흔을 '여백의 美'로 채워가는 고성 건봉사 건봉사라고 들어 보셨나요? 나름 여행을 즐긴다는 이에게 물어봤더니 "심봉사는 들어봤어도 건봉사는 금시초문"이란 얘길 해주더군요. 저 역시 전국의 이름난 사찰은 직접 가보지는 못해도 이름 한번쯤은 들어 익숙할 법도 한데 건봉사는 참 생소하더군요. 곰곰히 생각해보니 그기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는 것 같습니다. 강원도 고성군 거진읍 냉천리의 금강산 줄기가 시작되는 건봉산 줄기 동남쪽에 위치해 있어 '금강산 건봉사'라 불립니다. 이 지역은 휴전선과 얼마 떨어져 있지 않은 최북단 지역으로 일반인들이 접근하기 쉽지 않은 곳입니다. 게다가 민간인출입통제구역에 포함되어 있다 1989년에야 겨우 일반인들에게 전면 개방되었습니다. 그 이전까진 부처님 오신 날에만 겨우 불자들이 드나들 수 있게 허용이 되었다고 하니 남북 대치.. 2010. 6. 21.
비 내리던 날의 은해사 풍경 부처님 오신 날에 절에 많이들 가보셨나요? 저같은 경우 카메라 둘러매고 절에는 자주 가는데도 인파가 많이 몰리는 부처님 오신 날이라든지 하는 날은 피하게 되더군요. 어린 시절 부모님, 친척 따라 석가탄신일날 절에 들러서 '절밥' 맛있게 먹었던 경험이 딱 한번 있었던 것으로 기억됩니다. 굳이 불교 신자가 아니더라도 이날만큼은 절을 찾는 것이 아주 자연스러운 일이겠지만, 뭐라 그럴까요. 오색찬란한 연등으로 한껏 치장한 절의 모습이 제가 마음속으로 그려놓은 '절다운 절'의 모습은 아니라고 하는 편협한 생각이 아직까지 남아있나 봅니다. 풍경소리가 마음을 울리는 고즈넉한 산사의 모습. 일주문을 들어서면 속세의 소리와 완전히 단절될 수 있는 온전한 형태의 독립적인 공간이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런 면에서 영천 은해사는.. 2010. 5. 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