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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루봉3

주왕산에서 맛보는 늦가을의 정취 역시나 이번에도 너무 늦어버렸다. 제대로 된 주왕산의 단풍을 즐기려면 10월말, 늦어도 11월초를 넘겨서는 안될 것 같다. 늘 그렇듯 단풍이 절정을 이룰 무렵이면 주말이고 평일을 가리지 않고 몰려드는 행락객으로 인산인해를 이룰게 뻔하다. 매번 번잡함이 싫어 조금 이르거나, 혹은 조금 늦은 시기를 찾다보니 늘 아쉬움이 남는다. 어차피 둘 다를 얻을 수는 없으니, 하나를 잃는다 해서 너무 아쉬워할 일도 아닌듯 하다. 단잠의 유혹을 물리치고 새벽 일찍부터 서둘렀지만 벌써 주왕산 입구는 단체로 버스를 타고 온 산행객들로 붐빈다. 모처럼 안개 자욱한 주왕산의 고즈넉함을 나홀로 누려볼까 했던 기대는 언감생심이었나 보다. 대전사에서 한참을 머무르다보니 수백명의 넘는 산행객들의 모습이 어느새 보이지 않는다. 다들 서둘.. 2009. 11. 10.
이른 봄날의 주왕산 나들이 주왕산에 대한 글은 이미 세번이나 포스팅한 적이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다지 새로울 것 없는 글을 또 올리는 이유는 역시 제게는 주왕산만 한 곳이 없다는 것 때문이겠지요. 대여섯번이나 주왕산을 찾았지만 아직 주왕산의 진면목을 감히 보았다고 할 순 없습니다. 늘 대전사를 지나 제1폭포까지(한번은 엄청 더운 한여름날 제3폭포까지 올라갔던 적도 있습니다만) 산책삼아 다녀온 것을 두고 주왕산을 다녀왔다고 하기에도 감질납니다. 산을 내려오며 다짐하곤 하는 것이 "다음번엔 새로운 코스를 올라가봐야지"하는 것입니다만 여전히 제 발길은 대전사를 향합니다. 익숙함에 끌리는 것인지, 아니면 제 자신도 알지 못하는 무언가가 있는 것인지 알 수는 없지만 제게 있어 주왕산 산행은 언제나 대전사 앞마당을 한번 둘러본 뒤부.. 2009. 3. 25.
한여름의 주왕산, 연꽃속에 묻히다. 대구에서 그다지 멀지 않은 거리에 있는 주왕산. 도로 사정이 썩 좋은 편은 아니라서 2시간은 족히 달려야 주왕산 입구에 도착할 수 있다. 모든 곳이 그렇겠지만 4계절마다의 매력이 넘치는 명산 주왕산. 그래도 개인적으로는 가을의 주왕을 그중 최고로 치고 싶다. 가까운 곳에 살면서도 주왕산에 직접 가본 것이 2005년의 한여름날이었다. 원래 등잔밑이 어둡다고, 유명한 곳은 먼 곳이라도 기를 쓰고 가보면서도 정작 곁에 있는 명소는 지나치기 십상인 것 같다. 사실 주왕산에 가게 된 계기도 주왕산 자체가 목적지가 아니라 그 유명한 주산지 때문이었으니.. 이번 산행에는 대전사의 연꽃이 우릴 반겨주었다. 주왕산을 오르는 입구에 있는 식당, 상가들의 번잡함과 산사의 고즈넉함이 경계에서 묘한 대비를 이루는 곳이 대전사의.. 2008. 11. 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