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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리학3

일흔일곱에 지은 우암의 공부방, 남간정사 충청도 여행의 마지막 행선지로 남간정사를 찾았다. 개인적으로 우암 송시열을 좋아하지는 않지만 사진으로 본 남간정사의 실제 모습을 눈으로 확인해 보고 싶었다. 마치 봄날같았던 햇살 덕분이었는지 다행히도 남간정사의 기억은 따뜻하게 남아 있다. 바위를 흐르는 계류 위에 놓여져 있는 남간정사는 언제가 될 지 모를 첫 건축의 모델이 될 수 있을만큼 매력적이었다. 솟을대문을 들어서면 남간정사와 기국정이 사이좋게 놓여 있고 그 앞에는 연못이 공간의 여백을 채워준다. 그리고 그 연못 가운데 작은 섬을 만들고 나무를 심었다. 이것은 신선이 산다는 전설의 봉래산을 상징하는 우리 전통 조경의 정형이기도 하고, 집이 들어설 자리의 풍광을 중요시하는 기호지방 성리학자들의 성향을 엿볼 수 있는 모습이기도 하다. 담장을 따라 한바.. 2012. 3. 12.
철학으로 읽는 옛집 일단 제목에서부터 눈길이, 마음이 이끌리는 책이었다. 나이가 들면서 오래된 우리 옛집들이 지난 아름다움과 가치에 대해 알아가고 싶은 나를 위한 책이었다고 밖에. '집짓는 시인' 함성호가 쓰고 유동영이 사진을 찍은 '철학으로 읽는 옛집'이란 책에는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유학자들의 집과 그 속에 담겨져 있는 깊은 철학적 사유를 설명해주고 있다. 굳이 철학이라고는 했지만 사실은 유학의 좁은 틀에만 국한되어 있는 것이 아쉽기는 하다. 하긴 유학, 그 중에서도 성리학을 빼고 우리의 철학을 얘기한다는 것이 어불성설이긴 하겠지만 노론 300년이 지배한 역사 탓에 사상과 학문, 철학의 스펙트럼이 다양성을 띠지 못하고 있다는 것은 분명 우리 역사의 또다른 아픔이라고 봐야 할 것 같다. 회재 이언적의 독락당을 시작으로 조선.. 2012. 1. 14.
영남 사림파의 선구, 회재 이언적을 배향한 옥산서원 옥산서원에 들렀다. 경주에 이십여년 가까이나 살면서도 한번도 가보지 못했던 곳을 정작 경주를 떠나고서야 찾게 되었다는 것이 조금 부끄럽게 느껴지기도 한다. 손 잡힐 듯 가까운데 있으니 오늘이 아니라도 언제든 다녀올 수 있는 곳이라는 생각 때문에 차일피일 미룬 탓이 아닌가 싶다. 그렇다고 옥산서원이 불국사나 박물관, 안압지처럼 꼭 들러봐야 할 필수 코스도 아니니까 무관심 속에 방치되는 것이 어찌보면 당연한 일일 지도 모르겠다. 포항에서 영천으로 향하는 28번 국도에서 빠져 나와 북쪽으로 조금 들어가면 경주시 안강읍 옥산리에 위치한 옥산서원 입구에 당도하게 된다. 경주야 워낙 국보, 보물이 숱하게 많은 동네다보니 겨우 사적 제154호에 불과한 옥산서원이 크게 눈에 띌 만한 문화재는 아니다. 그래서인지 옥산서.. 2010. 6. 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