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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출지4

연꽃 보러 갔다 백일홍만 보고 돌아온 경주 서출지 휴가 첫날이었다. 휴가라고 해봐야 겨우 사흘에 불과하니 큰 의미는 없겠지만 그래도 사진이라도 한장 찍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경주로 향했다. 어차피 행선지를 정하고 출발한 것은 아니었지만 이맘때면 서출지에 연꽃이 필 때가 되었겠지 싶어 금방이라도 산에 걸려 있는 구름 속에서 폭우가 쏟아질 것 같은 남산 밑 서출지로 향했다. 도착해 보니 주변이 휑했다. 날씨가 좋지 않아 사람들이 없었던 게 아니다. 7월부터 피기 시작해서 9월까지 핀다는 서출지의 연꽃은 아직 철이 일렀다. 연못 한가운데에 조금 일찍 꽃망울을 터뜨린 녀석들이 몇 보이긴 했지만 아직 며칠은 더 기다려줘야 할 것 같다. 연꽃 대신 배롱나무꽃이 지천이라 다행스러웠다. 지난해 봄 이곳을 찾았을 때는 노란 개나리들이 날 반겼었는데. 예전 경주에 살 .. 2011. 8. 8.
작지만 헤아릴 수 없을만큼 큰 경주 무량사 무량사를 검색해 보면 전국에 산재한 여러 곳의 사찰이 나옵니다만 제가 오늘 소개하려고 하는 경주 무량사는 보이질 않더군요. 그래서 그 역사도 유래도 잘 모르겠습니다. 입구에 붙어 있는 현판을 통해서 조계종 소속의 사찰이라는 것을 짐작할 뿐입니다. 유구한 역사를 자랑하는 큰 사찰은 아닙니다만 서출지 바로 옆에 자리잡고 있어 한번 둘러보게 되었습니다. 이 사진들은 1년쯤 전에 찍은 사진들입니다. 무량사를 생각하니 지금도 절을 지키고 있던 백구의 우렁찬 소리가 들리는 듯 합니다. 보시다시피 아주 자그마한 사찰입니다. 지어진 것도 그리 오래된 것 같지는 않아 보입니다. 사람들을 불러 모을만한 이름난 문화재나 휘황찬란한 불상도 있지 않습니다만 법당도 있고, 마당에 석탑도 있고 범종각도 있어 제법 구색을 갖춘 느낌.. 2011. 2. 18.
봄날의 서출지에서 황홀한 연꽃을 기다리며 연꽃이 아름답게 피어나는 계절에 꼭 다시 찾겠노라던 다짐은 매번 허사가 되고 맙니다. 바쁘다는 말도 다 핑계일테고 그만큼 열성적이지 못해서 그런 것이라 반성해 봅니다. 반성은 이번에서 그쳐야 할텐데..스스로와의 약속을 지키지 못한 댓가를 톡톡히 치르고 있는 지금 약속이라는 게 새삼 두렵게 느껴지기도 하네요. 지난번에 서출지를 처음 소개할 때도 연꽃 얘기를 했었는데 이번 사진도 역시 아쉽게 연꽃 사진은 아닙니다. 휑한 겨울 풍경이지요. 이것도 참 이상합니다. 매번 겨울철, 혹은 이름 봄에만 이곳으로 발길이 옮겨지니 말입니다. 연못을 가득 채우고 있는 연꽃의 화려한 모습은 볼 수 없었지만 그래도 봄이라 개나리와 매화가 저를 반겨주고 있었습니다. 현재 서출지에 세워져 있는 유서깊은 건물은 조선 현종 5년(16.. 2011. 2. 17.
연꽃이 만개한 경주 서출지의 장관, 올해는 꼭 담아보자 서출지(書出池)를 한자 그대로 풀어보면 '글이 나온 연못'이란 뜻이다. 이 이름은 신라 제21대왕인 소지왕의 고사에서 유래됐다. 고사에 따르면 신라 소지왕때인 488년 왕이 경주 남산 기슭으로 행차하였을 때 까마귀와 쥐가 와서 울더니 쥐가 사람의 말을 하며 "까마귀가 가는 곳을 쫒아 가보라"고 해 이를 괴이하게 여긴 왕이 신하를 시켜 뒤따라 가보게 하였다 한다. 신하가 까마귀를 뒤따르다 이 못에 이르러 돼지 두마리가 싸우는 모습에 정신이 팔려 까마귀의 행방을 잃고 헤매던 차에 이 못 가운데에서 노인이 나타나 봉투를 건네어 주자 이를 왕에게 올리게 된다. 봉투속의 글 내용에 따라 궁궐에 돌아와 거문고갑을 화살로 쏘게 하니 서로 내통하며 왕을 죽일 흉계를 꾸미고 있던 왕비와 중이 죽임을 당했다. 이 못에서 .. 2009. 2. 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