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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사5

산중에 깊숙히 숨어 있는 산사, 각화사를 찾아서 각화사 가는 길은 말 그대로 '산사'를 찾아가는 길이었다. 산중에 깊이 숨어있는 각화사를 찾아 굽이굽이 산길을 오르고 올랐다. 도중에 과수원도 만나고 인적 드문 산 속에 홀로 있는 집들도 만났다. 아침에 눈 떠서 깊은 밤에 잠들 때까지 이런 풍경을 단 한번도 볼 수 없는 일상의 삶에서 비로소 벗어났음을 실감할 수 있는 순간들이다. 타이어 타는 냄새가 날 정도로 가파른 산길을 올라 마침내 각화사에 이르렀다. 각화사 입구의 푸른 숲이 인상적이었다. 전날의 숙취 때문인지 절 구경보다는 그냥 어느 그늘 시원한 곳에 자리를 깔고 낮잠이나 한숨 자면 좋겠다는 생각이 절로 났다. 5월이라고는 해도 낮기온이 30도를 넘나드는 이른 무더위는 사람을 지치게 하기에 충분한 그런 날이었다. 평지가 없는 산자락에 절이 자리잡다.. 2012. 5. 29.
아는 만큼 보이는 김룡사의 숨겨진 보물들 나름대로는 김룡사에 대해 잘 안다고 자신했었는데 오산이었다. 몇해 전에 처음 김룡사라는 멋진 절을 처음 가보고 나서는 뭔가에 이끌리듯 계절을 가리지 않고 이 곳을 여러번 찾았었다. 김룡사 숲길도 무척 마음에 들지만 내게는 무엇보다도 일주문에 이르는 전나무숲의 싱그러움이 인상적이었다. 일제 강점기까지만 하더라도 31본산의 하나였지만 지금은 조계종 제8교규 본사인 직지사의 말사로 그리 큰 절이 아니어서인지 일반인들에게 많이 알려지지는 않은 것 같다. 언제 와도 사람 소리가 많이 나지 않는 절이라서 더욱 좋았다. 이 호젓한 산사를 홀로 즐기는 호사를 누구와 나누고 싶지 않은 욕심이었을 것이다. 사진으로 남기진 못했지만 김룡사에 이런 공간이 있는 줄은 미처 몰랐다. 놀랍게도 이전에 보지 못했던 석탑과 석불을 절.. 2012. 5. 15.
법보사찰 해인사의 전나무숲에서 배우다 가야산 소리길을 걷고 나서 해인사에 들렀다. 물론 해인사는 부처님의 가르침인 '법', 팔만대장경을 모셔놓고 있는 법보사찰로 유명하다. 불보사찰 양산 통도사, 승보사찰 순천 송광사와 더불어 우리나라 3보 사찰 가운데 하나다. 해인사에 봉안되어 있는 팔만대장경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면서 찾는 발걸음이 더 늘어난 것 같다. 때마침 부처님 오신 날을 앞두고 사찰 경내에는 형형색색의 연등이 걸려 있다. 불교 신자들에게는 5월의 신록이 산을 타고 오르고, 연등이 바람에 흔들리며 제 각각의 색이 마치 점으로 아로 새겨지는 요즘이 절을 찾기에 가장 좋은 때가 아닌가 싶다. 무심히 지나는 바람 소리, 계곡의 세찬 물소리에도 불심이 가득 차 있는 시기라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평일 오후여서 그런지 사람들이 많.. 2012. 5. 14.
막걸리 열두 말을 마신다는 운문사 처진 소나무 청도 호거산에 있는 운문사는 비구니 스님들의 수행 도량으로 유명합니다. 조계종 운문승가대학이 설립되어 있어 교육과 연구 기관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데, 현재 운문사엔 약 250여분의 스님들이 수행하고 있다고 하네요. 산지에 이렇게 넓은 평지가 있다는 것도 신기한 일인데 이 넓은 운문사 경내가 항상 깨끗한 데에는 다 이유가 있는 것 같습니다. 운문사 경내에는 우리나라 사찰 가운데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하는 만세루와 대웅보전, 미륵전, 작압전, 관음전, 명부전, 금당 등 많은 전각들이 남아 있는데 대부분은 조선시대에 중창된 것들입니다. 기록에 따르면 운문사는 신라 진흥왕 21년인 560년에 세워졌지만 임진왜란 때 절이 불타 없어졌던 것들 조선 숙종때 중건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보물 제835호로 지정되어.. 2011. 2. 13.
'절다운 절' 천년고찰 의성 고운사의 만추(晩秋) 지난 주말에 의성 고운사를 잠깐 다녀 왔습니다. 때가 때인지라 이미 단풍이 다 졌겠거니 걱정했었는데 고운사는 가을빛이 완연했습니다. 지난 9월 중순에 고운사를 찾았던 적이 있었는데 그 때와는 느낌이 사뭇 다르더군요. 그때는 가을이라곤 해도 아직은 푸른 빛이 많았었는데 불과 한달도 흐르지 않은 시간이 세상 풍경을 확 바꿔 주었네요. 봄, 여름, 가을, 겨울 제 각각의 아름다움이 있겠지만 역시 가을이 최고인 것 같습니다. 그 어느해 보다 단풍이 곱게 물들어준 덕분에 올 가을이 더욱 빛나 보입니다. 고운사 입구의 모습입니다. 입장료도 받지 않는데다 입구의 번잡한 식당이나 상가도 하나 없는 '절다운 절' 고운사 숲길을 들어서면 온통 붉게 타오르는 듯한 단풍을 만끽할 수 있습니다. 숲길 초입에는 천년 송림 체험로.. 2010. 11. 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