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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5

안으로 멀리 뛰기 - 이병률 대화집 작가 이병률에 대한 독자의 기대치를 반영한 것이라 보면 될까. 이병률 대화집이라는 것이 나왔다. 제목은 다. 이해가 될 듯 하면서도 한편으론 고개를 갸웃거리게 만드는 제목이 아닐 수 없다. 이병률과의 대화를 엿듣다 보면 자연스레 귀가 트이리라 생각하며 책을 펴들었다. 이 책은 북노마드 대표로 책을 만들고 있으며 틈틈이 미술에 대한 글을 쓰고 강의를 하는 윤동희라는 사람이, 시인이자 여행작가이며 역시 책을 만들고 있는 이병률이라는 사람을 만나 나눈 이야기들을 정리한 것이다. 철저히 이병률이라는 한 사람에 집중하고 있으며, 이 책에서만은 그가 세상의 중심이라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우연한 기회에 이병률이라는 작가를 알게 되었고, 그가 펴낸 세 편의 여행산문집을 읽어본 인연으로 그의 존재에 대해 인지하고 있었.. 2017. 1. 9.
말하다 - 김영하에게 듣는 삶, 문학, 글쓰기 소설 읽기를 멈춘 지가 오래인 지라 김영하라는 이름난 소설가의 작품을 여지껏 한 권도 읽어보질 못했다. 열 편이 넘는 소설을 펴낸 그는 각종 문학상을 수상하며 문학계에서 이미 좋은 평가를 받은데다 큰 대중적 성공까지 이루었다. 여러 주목할 만한 강연과 대담, 그리고 지상파TV 출연까지, 어찌보면 이룰 것은 다 이룬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김영하의 산문집 는 소설가로서 큰 성공을 거둔 김영하에게서 듣는 그의 삶, 문학, 그리고 글쓰기에 관한 이야기다. 직업군인이었던 아버지를 따라 강원도 화천의 전방지역에서 태어났고, 대학에서도 문학을 전공하지 않은 그가 한국 문학계에서 하나의 아이콘으로 등장하는 과정에 드라마틱한 무언가가 있지 않을까 하는 일말의 기대감도 있었다. 이 책은 크게 네 개의 구역으로 나뉘어져 .. 2015. 6. 14.
철학자의 사물들 - 사물을 꿰뚫어보는 철학의 눈 철학자의 깊이 있는 통찰을 감히 읽어낼 수 있을까. 시인이자 비평가 장석주가 펴낸 철학에세이 을 읽고 나서 문득 느끼게 되는 회의감이다. 이 책에서 그는 우리가 일상에서 흔히 접하게 되는 서른 개의 사물을 장석주 특유의 철학적 통찰력과 문학적 상상력으로 풀어내고 있다. 장석주, 그는 1년에 무려 1000여권을 책을 구입하고 시간날 때마다 그 책을 읽는 것을 일상의 낙으로 삼고 있다고 한다. 독서광적이라 할만큼 놀라운 그의 독서량이 밑바탕에 깔려 있기에 이처럼 깊이 있고, 폭넓은 사유를 통한 사물의 통찰이 가능하지 않을까 생각해 보게 된다. 나같은 이들로선 감히 상상도 하기 힘든 엄청난 내공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바로 이런 이유로 해서 이 책은 한편 사람을 질리게 하기도 한다. 닳아 뭉툭해지다가 나중.. 2015. 3. 13.
시가 내게로 왔다 - 김용택이 사랑하는 시 자기 마음에 있는 생각들을 하나도 숨김없이 시로 드러내놓기란 얼마나 어려운 일인가. 김용택 시인은 서정주의 시 '上理果園'을 읽은 감회를 써내려가면서 시를 쓴다는 것, 시를 읽는다는 것의 어려움을 토로하고 있다. 자기의 마음을 한치의 어김도 없이, 조금의 가감없이 표현한다는 것 자체가 어려운 일이다. 하물며, 압축되고 정제된 단어를 통해 詩라는 형식으로 만들어내야 하는 시인의 '창작의 고통'은 더 할말 필요도 없을 터. '시가 내게로 왔다'는 김용택 시인이 문학을 공부하면서 읽었던 시인의 시 들 중에서 오래동안 남아 빛나고 있는 시들을 묶어 한권의 책으로 펴낸 책이다. 박용래 시인의 '겨울밤'으로부터 서정주의 '上理果園''에 이르기까지 총 마흔아홉편의 시가 담겨 있다. 그 모두가 "시인 김용택이 사랑하고.. 2012. 8. 23.
사람은 누구나 꽃이다 - 도종환 산문집 모든 사람이 장미일 필요는 없다. 나는 나대로, 내 사랑하는 사람은 그 사람대로 산국화이어도 좋고 나리꽃이어도 좋은 것이다. 아니, 달맞이꽃이면 또 어떤가! 느즈막히 도종환 시인의 글들에 매료된 것 또한 인연이라 생각해 본다. 조금, 아니 많이 늦어서 아쉽기도 하지만 한편 지금이라도 그의 아름다운 시와 따뜻한 산문을 읽을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하다. 결코 순탄치 않은 삶을 살면서도 사람과 세상에 대한 따뜻한 시선을 거두지 않은 그의 넉넉한 마음에 절로 고개가 숙여진다. '사람은 누구나 꽃이다' 라는 따뜻한 제목을 지닌 이 책에 실린 글들은 하나같이 겸허하고 따뜻하다. 김용택 시인의 표현처럼 이 산문집의 모든 글들은 그 자체로 시다. 한번 읽고 그만인 글이 아니라 언제든 다시 펴서 또 읽으며 그 속에 담긴 .. 2012. 5. 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