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대구14

대구수목원의 지난 봄 풍경 콘크리트로 가득차 삭막하기만 한 도시 한복판에 잘 가꿔진 수목원이 있다는 건 대구시민에게 분명 행운이다. 한겨울을 제외하고 삼시삼철(?) 수목원은 철따라 꽃구경 나온 가족, 친구, 연인들로 늘 붐빈다. 수목원이라는 것의 설립취지가 따로 있기는 하지만 인근 주민들에게는 그저 바람 쐬며 쉴 수 있는 공원으로 충분히 가치가 있을 것 같다. 봄꽃이 한창인 요즘이 수목원을 찾기에도 적기일 것 같다. 온통 무채색 세상이던 것이 붉고 샛노란 원색의 꽃들이 피어나 다채로움을 더해준다. 땅에서 전해져 오는 봄기운을 머금은 신록은 그 자체로 사람들의 눈을 싱그럽게 해 준다. 꽃과 나무의 이름을 모른다한들 무슨 상관이랴. 눈과 마음으로 느껴지는 아름다움을 만끽하면 그만이다. 몇 장의 사진으로 남아 있는 이 풍경들도 이미 몇.. 2012. 5. 5.
꽃꽃한 선비의 기개를 느낄 수 있었던 인흥서원 찾아보면 대구에도 갈만한 곳들이 꽤 많습니다. 오늘 소개하려는 인흥서원도 그런 곳 중 하나지요. 인흥서원은 대구시 달성군 화원읍 본리리에 있는 조선시대의 서원으로 고려 말기의 문신 추적을 배향하기 위해 세워진 곳입니다. 추적의 후손인 추세연과 지역 유림이 순조 25년(1825년) 뜻을 모아 설립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이 서원은 이후 흥선대원군의 서원 철폐령 때에도 훼철되지 않아 창건 당시의 원형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서원내 건물은 총 5개 동인데, 강당과 동재, 서재, 문현사, 숭봉문이 있고 사당인 문현사 바깥에는 장판각이 있습니다. 특히 장판각에는 대구시 유형문화재로 지정되어 있는 명심보감판본이 소장되어 있어 문화재에 관심있는 분들에겐 꼭 한번 찾아볼 가치가 있을 것 같네요. 인흥서원 입구 오른.. 2011. 2. 5.
따스한 햇살이 내려앉던 동화사의 겨울 겨울이란 게 원래 추운 거겠지만 올 겨울은 좀 유별난 것 같습니다. 모처럼 추위가 누그러진 날 동화사로 발걸음을 옮겨 봅니다. 대구를 대표하는 사찰답게 동화사의 모습은 늘 위풍당당하게 느껴집니다. 멀리 팔공산의 여러 봉우리들이 한눈에 들어옵니다. 늘 느끼는 거지만 동화사는 팔공산 품안에 쏙 들어앉아 있는 듯한 모습입니다. 풍수에 대해서는 잘 모르지만 자리를 참 잘 잡은 것 같습니다. 사천왕상이 모셔져 있는 금강문에는 많은 소원종이들이 걸려 있습니다. 소원이 이루어진다길래 나도 한장 끼워볼까 싶다가도 이 많은 소원 이루어주기도 힘드실텐데 나까지 보탤 거 있나 싶어 그만뒀습니다. 각양각색의 종이들에는 또 각양각색 사람들의 다양한 소원들이 담겨져 있겠지요. 누군가 전지전능한 절대자가 존재한다면 그 소원들 다 .. 2011. 1. 23.
팔공산 자락에 자리잡은 대구 불교의 모태 북지장사 북지장사는 그 유구한 역사나 의미에 비해서는 일반인들에게 많이 알려진 절은 아닙니다. 저 역시도 동화사나 파계사, 부인사 등 팔공산 아래에 있는 사찰들은 한두번씩 가봤지만 북지장사는 이번이 처음이었습니다. 팔공산 오르는 도로를 가다보면 북지장사로 가는 길을 안내하는 큰 표지판이 붙어 있는데 왜 그전에는 그곳을 지나면서도 한번도 본 기억이 나지 않는 것인지 이상합니다. 동화사에 들렀다 내려오는 길에 북지장사로 향해 봅니다. 겨울철이라 곧 해가 질 시간이라 마음이 급했습니다. 방짜유기박물관을 지나니 큰 길 옆으로 작은 길이 나 있습니다. 이게 북지장사 가는 길이 맞나 싶을 정도로 차 한대가 겨우 다닐 수 있을 정도로 길이 좁습니다. 조금 올라가다보면 중간중간 차가 비켜갈 수 있는 교행공간이 있지만 운전이 서.. 2011. 1. 23.
봄이면 장미향기로 가득할 대구 월광수변공원 월광수변공원은 대구광역시 달서구 도원동에 위치한 공원입니다. 2000년 4월에 개원한 것으로 나와 있네요. 대구에 살면서도 월광수변공원의 존재를 알게 된 것이 2004년쯤이었던 것으로 기억됩니다. 그것도 타지에서 온 분께 소개를 받아 알게됐으니 조금 웃기는 일이지요. 월광수변공원의 면적은 4만 163㎡로 비교적 작은 규모의 공원입니다. 주변에 대규모 아파트 단지들이 많이 들어서 있어서 가벼운 산책을 즐기는 분들이 많이 찾는 곳입니다. 매년 봄이면 장미축제를 한다고 하는데 아직 가보지는 못했네요. 연인들의 데이트 코스로도 괜찮다는 얘기를 듣긴 했습니다. 몇해전부터 이곳에도 야간에 분수쇼(?)를 하고 있습니다. 사진에서 보시면 알 수 있듯 뒤쪽 아파트 단지의 화려한 조명과 어울어지는 판타스틱한 분수쇼를 즐겨.. 2009. 3. 18.
쓰레기 매립지의 화려한 변신 - 대구수목원 대구는 아쉽게도 괜찮은 출사지가 많지 않다. 서울이야 두말할 것도 없고, 요즘 새로운 명소로 떠오르고 있는 부산에도 비할 바가 못된다. 아는 만큼 보인다고 했다. 이름난 출사지가 많지 않다는 것도 핑계일 뿐이고, 늘 대하는 익숙한 풍경에 의미를 제대로 부여하지 못한 탓이 더 큰 것인지도 모르겠다. 대구에서 사진좀 찍는다 하는 사람들이 한번쯤은 가봤을 대구수목원. 특히 꽃들이 만개하는 봄이면 이곳에서 모델출사를 하는 모습을 심심찮게 볼 수도 있다. 아름다운 꽃과 수많은 수목들이 사시사철 관람객을 기다리고 있는 이 곳이 과거 쓰레기 매립지였다는 것을 아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이곳은 지난 1986년부터 1990년까지 대구시민이 배출한 410만톤의 쓰레기를 묻었던 곳이다. 매립지가 안정화된 1998.. 2009. 2. 14.
플레이오프 3차전이 결승전이다. 치열했던 잠실 대회전이 끝났습니다. 사이좋게 1승씩을 나눠 가졌네요. 믿었던 불펜진의 부진속에 1차전 초반 4점차의 리드를 지켜내지 못하며 충격의 역전패를 당했던 삼성은 2차전 역전승이 큰 힘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당초 목표했던 원정 1승1패의 목표를 달성했을 뿐만 아니라 14회 연장승부를 짜릿한 역전승으로 마무리했으니 선수들도 사기충천한 상태겠지요. 오늘부터 드디어 대구에서의 3연전이 열립니다. 3차전이 사실상의 결승전입니다. 두산이 오늘 경기를 잡는다면 이번 시리즈는 최종 7차전까지 가서야 비로소 승자와 패자가 갈릴 것으로 보여집니다. 반면 오늘 3차전을 삼성이 잡는다면 대구에서 시리즈가 끝날 가능성이 높습니다. 두산 투수진의 키플레이어로 예상했던 이혜천은 당초 기대와는 달리 제구력 불안 속에 선발.. 2008. 10. 19.
범안로 무료화는 어렵다지만.. 범안로는 대구 수성구 범물동과 대구 동구 율하동을 잇는 7.2km 연장의 자동차전용도로입니다. 이 도로를 두고 지금까지 말들이 많습니다. 대구지역 방송과 신문에서도 여러차례 문제를 제기해 온 것이 사실이구요. 문제의 핵심은 이것입니다. 그동안 민간투자사업으로 건설된 도로들이 계획 당시의 잘못된 교통량 예측으로 인해 발생되는 손실보전금을 대구시민의 혈세로 지원하고 있다는 것이지요. 뿐만 아니라 7.2km에 불과한 도로에 요금소도 두군데나 있어 이 도로를 이용하려면 요금을 두번(500원, 600원)이나 내야 합니다. 도로 연장에 비해 통행료도 과다한 것이 사실이지만, 두번씩이나 요금소에서 요금을 정산하는데 소요되는 시간도 아깝다는 시민들의 불만이 한두해 나온게 아닙니다. 수성구나 대구시의회에서도 이 사안은 .. 2008. 10. 5.
프로야구 500만관중 시대에 고교야구에도 애정과 관심을.. 무더위의 본고장 대구에선 요즘 제30회 대붕기 고교야구대회가 한창입니다. 지난 82년 프로야구 출범과 더불어 고교야구의 인기가 예전같지 않지요. 대붕기 고교야구대회도 관중유치를 위해 전경기 무료입장을 시키고 있지만 야구장에는 학교 관계자, 동문, 학부모를 제외한 일반 야구팬들을 찾아보기 쉽지 않습니다. 요즘같이 먹고 살기 어려운 세상에 팔자좋게 야구구경하는게 그렇게 쉽지만은 않기도 하겠죠. 어쨌든 고교야구는 프로야구와는 다른, 나름의 묘한 매력이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학교와 그 고장의 명예를 걸고, 매경기 최선을 다하는 어린 선수들의 열정이 물씬 풍겨나온다는 얘기지요. 마침 모교가 첫경기 승리를 거두고 8강에 진출했다는 소식에 야구장을 찾았습니다. 팀전력상 지난해 우승팀과의 경기에서 승리하기가 쉽지 않.. 2008. 7. 13.
대구의 야구팬 여러분, 다들 어디 가셨습니까? 사직을 가둔 메운 부산야구팬들. 정말 대단합니다. 부산이 제아무리 전통의 野都라고는 하지만 홈팀 롯데가 2000년 이후 단 한번도 플레이오프 무대를 밟아보지 못한 약체였다는 점을 생각하면 부산갈매기들의 의리 하나는 정말 알아줘야 할 거 같습니다. 궁금한 것이 있는데 부산팬들은 "롯데팬"인 것인지, 아니면 "야구팬"인 것인 것일까요? 경기를 마칠때까지 장장 세시간 이상을 쉬지 않고 "롯데"를 연호하는 그들에게, 롯데는 어떤 의미일까요? 삼성이나 기아, LG 같은 구단들이 만약에 부산으로 연고이전을 한다고 해도 이처럼 뜨거운 응원을 받을 수 있을까 하는 궁금증이 샘솟습니다. 개인적으로 프로원년부터 골수 삼성팬이었던 제게 부산의 야구열기는 부러움과 두려움의 대상입니다. 지금은 아니지만 대구도 한때는 야구열기로.. 2008. 4. 27.
로이스터 매직, 달구벌에서도 통했다. 부산 갈매기들의 상승세가 두렵긴 했지만, 그래도 내륙의 한복판 대구분지에서는 갈매기들의 날갯짓이 힘을 잃을 것이라 예상했었다. 그러나 결과는 정반대로 나타났다. 로이스터 매직은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았다. 대전과 사직, 잠실을 거쳐 대구에서도 그 위력은 시간이 갈수록 더해 가는 것 같다. 이대호와 가르시아는 홈런포로 무력시위를 해대고, 마운드의 장원준은 또한번 삼성의 '좌안 징크스'를 뼈저리게 각인시켜줬다. 수비에 나선 삼성 선수들은 내, 외야를 가리지 않고 넘어지고, 공을 빠뜨리며 마법에 홀린 듯 했다. 때마침 대구에 내린 봄비가 이렇게 반갑게 느껴진 것도 드물다. 대구 3차전은 양팀 에이스 배영수와 손민한의 맞대결로 관심을 모을 것으로 예상됐었다. 시즌 초반의 빅매치였던 셈. 하지만 오늘 내린 비로 .. 2008. 4. 9.
지금 만나러 갑니다. 2008년 시즌 초반 프로야구 최고의 빅매치가 펼쳐진다. 그 영광스런 자리의 주인공은 삼성과 롯데. 두팀은 6승2패의 성적을 거두며 사이좋게 선두를 질주하고 있다. 며칠전 삼성과 우리가 폭주기관차처럼 브레이크 없는 연승행진을 멈췄던 것처럼 이제 두팀도 진정한 넘버원을 가려야 할 시점이 온 것이다. 영원한 우승후보와 만년 꼴찌의 대결. 이것부터가 뭔가 드라마틱하지 않은가. 삼성의 상승세는 어느 정도는 예상된 부분이 있다. 1년간 자리를 비웠던 에이스 배영수가 돌아왔고, 허약했던 팀타선도 짜임새를 갖췄다. 비록 우리 히어로즈에 불의의 2연패를 당하며 상승세가 꺾이긴 했지만 여전히 강력한 우승후보인 것은 그 누구도 부인하기 어려울 것이다. 반면 롯데의 초반 대약진은 그야말로 눈부시다. 과연 이 팀이 지난 8년.. 2008. 4. 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