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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률7

안으로 멀리 뛰기 - 이병률 대화집 작가 이병률에 대한 독자의 기대치를 반영한 것이라 보면 될까. 이병률 대화집이라는 것이 나왔다. 제목은 다. 이해가 될 듯 하면서도 한편으론 고개를 갸웃거리게 만드는 제목이 아닐 수 없다. 이병률과의 대화를 엿듣다 보면 자연스레 귀가 트이리라 생각하며 책을 펴들었다. 이 책은 북노마드 대표로 책을 만들고 있으며 틈틈이 미술에 대한 글을 쓰고 강의를 하는 윤동희라는 사람이, 시인이자 여행작가이며 역시 책을 만들고 있는 이병률이라는 사람을 만나 나눈 이야기들을 정리한 것이다. 철저히 이병률이라는 한 사람에 집중하고 있으며, 이 책에서만은 그가 세상의 중심이라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우연한 기회에 이병률이라는 작가를 알게 되었고, 그가 펴낸 세 편의 여행산문집을 읽어본 인연으로 그의 존재에 대해 인지하고 있었.. 2017. 1. 9.
내 옆에 있는 사람 - 이병률 여행산문집 꽤 오랫동안 기다렸던 것 같다. 이병률이라는 사람을 안 지는 그리 오래 되지 않았지만, 나는 언제부터인가 그의 글과 사진을 기다리고 있었다. 사실 이런 마음이 드는 것도 이상한 일이다. 시인이자 방송작가로 알려져 있는 이병률의 산문집 두 권을 읽었을 뿐, 내가 그에 대해 아는 것이라곤 그다지 많지 않은 데 말이다. 그의 책에는 여전히 서문도 없고, 에필로그도 없다. 그 흔한 차례도 없고, 페이지도 매겨지 있지 않다. 한편 불친절하게 느껴지는 책이기도 하다. 책을 읽다 마음데 드는 구절을 만나면 친구에게 "몇 페이지 몇번째 줄, 한번 읽어보라"고 추천해 줄 수도 있어야 하고, 어떤 마음으로 이 책을 만들었고, 오랜 작업 뒤에는 어떤 마음이었는 지 독자들에게 그 속내를 털어놓을 법도 한 데, 그는 한결같이 .. 2015. 7. 5.
안녕 다정한 사람 - 그래서 그곳이 그대가 그립다 사진은 여전히 이병률스럽고, 내노라하는 10명이 쓴 글 또한 그들답다. 2012년 11월에 출간된 이란 책은 은희경, 김훈, 신경숙, 백영옥, 이병률 등 이름만으로도 독자들을 압도하는 글쟁이들은 물론 박칼린, 이명세, 장기하, 박찬일, 이적 등 끼와 재능이 넘치는 예술쟁이들이 세계 곳곳을 누비며 남긴 여행의 기록들이다. '여행'이란 단어는 언제나 날 흔들어 깨우는 치명적인 유혹이다. 여행을 준비하는 시간은 그 시간대로, 여행지에서의 순간 순간은 또 그나름대로, 여행을 마치고 되돌아 온 후의 추억은 또 그것대로 의미가 있다. 사실 의미가 없는 시간이란 것이 있을까. 그저 사람들이 그 시간들을 어제와 같은 오늘로 방치해 두지만 않는다면 나름의 독특한 의미로 누군가의 삶에 쌓여 화석이 되기도 하고, 또 어떤 .. 2013. 9. 17.
낯선 침대 위에 부는 바람 - 야하고 이상한 여행기 '야하고 이상한 여행기'라더니 그리 야하지도 않고, 여행지에서의 느낌에 대한 세세한 소개도 없으니 이상한 에세이가 맞긴 맞다. 글자 하나, 표현 하나에 집중하지 않고 본 탓 인지 반나절 만에 뚝딱 책 한권이 읽혀졌다. 처음 느낌은 조금 불쾌했으나 책의 마지막 장을 넘기면서는 다행스럽게도 불편함이 많이 사그라든 기분이다. '낯선 침대 위에 부는 바람'이란 책을 함부로 말하자면 김얀이라는, 나이 서른 먹은 여자의 남성 편력을 부끄럼 없이 끄적여 놓은 것에 불과하다. 13개 도시에서 만난 13명의 남자 이야기. 아무리 세상이 많이 달라졌다고는 하지만 아직 시집도 안간 아가씨가 "나 이렇게 많은 남자들과 만나 하룻밤 섹스를 즐겼소" 하는 고백이 기꺼울 사람은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나 또한 그랬다. 도대체 뭘.. 2013. 8. 23.
바람이 분다 당신이 좋다 - 이병률 여행산문집 오랜 기다림 끝에 이병률의 두번째 여행 산문집이 나왔다. 책을 주문하고도 한참을 기다려서야 손에 쥘 수 있었다. 기다림의 연속 끝에 '바람이 분다 당신이 좋다' 라는 마음에 드는 제목과, 깔끔하면서도 눈길을 끄는 표지를 가진 책을 만나게 된 셈이다. 그리고 그 오랜 기다림의 허기를 채우고 싶었던 것인지 순식간에 읽어 내려갔다. 난해했다. 몇 시간만에 이 책을 읽고 난 뒤의 첫 느낌은 딱 이랬다. 물론 시인의 글에는 수많은 비유와 상징, 축약이 들어 있어서 긴 호홉으로 여러 번을 들여다 보아야만 지은이의 속마음에 좀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는 법이긴 하다. 그의 전작 '끌림'을 통해 시인의 언어에서 느껴지는 신선함에 깊이 매료되었던 내게 이번 책은 확실히 '공감' 면에선 어려움을 겪을 수 밖에 없었다. 특이.. 2012. 7. 15.
끌림 - 이병률 산문집 제목처럼 무언가 끌림이 있는 책이다. 오래 전부터 한번은 꼭 읽어보고 싶었었는데 다행스럽게 나와도 인연이 닿아준 것 같다. 이병률 시인의 첫 산문집 '끌림'은 그가 1994년부터 2005년까지 10여년의 세월동안 50여개국을 여행하며 느꼈던 감성의 기록이다. 시인이라 글만 잘 쓰는 줄 알았더니 사진 솜씨도 기대 이상이다. 해외 여행에 관한 글보다는 우리나라 곳곳을 여행하며 남긴 에세이들을 좋아한다. 그건 아마도 공감의 차이 때문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그러나 이 책에는 또다른 이유의 '끌림'이 있다. 여행자의 발걸을을 따라 그의 눈동자를 빌려 내가 일상 속에서 만날 수 없는 풍경과 사람들, 그리고 느낌에 자연스레 끌리게 된다. 확실히 시인의 글은 뭔가 다르다. 시인의 산문은 시를 닮아 있다. 고등학교 시.. 2012. 2. 3.
책, 세상을 탐하다 우리시대를 대표하는 책벌레 스물아홉명의 열렬한 책에 대한 사랑과 예찬이 여기에 담겨 있다. 공부벌레, 일벌레, 책벌레..재미있는 단어의 조합이다. 나는 분명 감히 책벌레의 범주에 속하지는 못하지만, 그리고 책벌레까지 되고 싶진 않지만 보다 많은 좋은 책들을 읽고, 갖고 싶은 욕망은 크다. 어린 시절부터 책읽는 것을 좋아했었던 것 같다. 하지만 집에 그리 책이 많지는 않았고, 도서관을 찾아가서까지 책을 파고들만한 열정과 용기는 없었던 것 같다. 그저 어느 곳이든 근처에 책이 있으면 펴 들고 보는 걸 좋아했었고, 큰 집을 가득 채우고 있는 값비싼 가구나 전자제품 보다는 책이 가득한 집을 부러워 했었다. 물론 지적 허영을 채워주기 위한 장식용 책은 말고. 우리나라 사람들은 책 읽는 것을 그다지 좋아하는 것 같.. 2012. 1. 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