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운문사9

피었으므로, 진다 - 이산하 시인의 산사기행 마음이 흐트러지는 날에 산사에서 만나는 눈부신 고요와 적멸의 순간들이 한 권의 책에 스며들어 있다. 이산하 시인이 펴낸 에는 5대 적멸보궁, 3보사찰, 3대 관음성지를 포함한 우리나라의 이름난 고찰들이 망라되어 있다. 이 한권의 책만으로도 만족스런 산사 기행이 되기에 충분해 보인다. 시인답게 문장이 예사롭지 않다. 탐미적 허무주의 시인의 현란한 감성과 정제적 시적 사유가 돋보이는 섬세한 자기 내면 기록이라는 정호승 시인의 평이나, 섬세한 문장과 문장 사이에 놓인 촘촘한 직관의 그물은 바람의 형체를 건져내 보여주는가 하면, 눈부신 고요가 빚어내는 꿈결 같은 소리들도 우리한테 들려준다는 안도현 시인의 평가가 헛된 것이 아님을 이 책을 읽다보면 느끼게 된다. 그래서 조금은 어렵게 느껴지는 것이 사실이다. 시인.. 2017. 1. 11.
늘 즐겁고 설레는 운문사 찾아가는 길 특별히 새로울 것이 없는 곳일지라도 마음이 끌리는 곳이 있다. 청도 호거산 운문사 역시도 내게는 그런 좋은 기억으로 남아 있는 곳 중의 하나다. 대구에서도 비교적 가까운 거리에 있고, 이런저런 이유로 운문사를 찾게 되곤 하는데 언제든 운문사를 향해 가는 길은 즐겁고 설레는 순간의 연속이다. 운문사를 향해 가는 길은 꼭 이 운문댐을 지나야 한다. 물론 석남사 쪽에서 넘어온다면 얘기가 달라지겠지만 말이다. 예전에 고개마루를 넘으며 드넓은 운문호를 바라보노라면 시원스런 풍광에만 눈길이 갔었는데 지금은 조금 달라졌다. 그동안 잊고 있었던 사실 때문이다. 깊고 푸른 물 속에 잠긴 땅이 한때는 이곳에 살던 누군가의 소중한 삶의 터전이었다는 것은 사실 고향을 잃어버린 적이 없는 내게는 직접적으로 와닿는 느낌은 아니다.. 2012. 4. 20.
비에 갇혀있던 운문사에서 주인이 되다 여행을 다닌다거나 사진을 찍는 사람들은 날씨에 민감한 편입니다. 물론 흐린 날은 흐린대로, 비가 오는 날은 또 그런대로 맛과 정취가 있는 법이긴 하지만 아무래도 파란 하늘이 여백을 채워주는 것과는 차이가 있으니까요. 기왕의 여행길이 화창하기를 기대하는 것도 당연한 욕심입니다. 그래도 그런 날이 있습니다. 아무리 날씨가 좋지 않고, 맘에 드는 사진 한장 건질 것 같은 기대조차 들지 않은 그런 날이라도 어디든 떠나고 싶은, 떠나야만 하는 그런 날도 있는 법입니다. 무작정 일을 접고 운문사로 떠났던 어느 여름날도 그러했습니다. 한두번 가는 것도 아니요, 운문사에 푹 빠져 있는 것도 아닌데 정처없는 떠남의 행선지가 운문사였던 것도 묘한 일입니다. 인연이라 부릅니다. 뭐라 규정지을 수 없는 무수한 일들은 그저 인.. 2011. 12. 18.
열린 문을 따라 이끌리듯 들어갔던 경산 난포고택 다녀온 지 한참 지난 사진을 보고 있노라니 그때의 느낌이 생생히 떠오르는 듯 합니다. 이런 것이 사진의 매력이자, 한장의 사진이 주는 고마움이라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저 별다른 감흥없이 찾았던 곳이었는데, 그것마저 몇달의 시간이 흐르고 나니 또 하나의 아련한 그리움으로 남게 되는 것 또한 세월이 숙성되면서 주는 인생의 맛인 듯 합니다. 이날은 무작정 운문사를 향해 떠났던 날이었습니다. 하늘은 온통 찌푸려 금새 비라도 쏟아질 태세였지요. 아니나 다를까 운문사에 들러 익숙한 풍경을 카메라에 담고 있자니 어김없이 하늘에서 굵은 빗방울이 떨어져 내리더군요. 준비성 없이 우산도 챙기지 않고 떠났던 혼자만의 출사는 예기치 못했던 고요한 산사에서의 고립을 낳았습니다. 당시엔 당혹스러웠지만 그 고립의 시간이 주.. 2011. 12. 18.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2 - 산은 강을 넘지 못하고 야___, 저 소리를 어떻게 사진으로 담아가는 방법은 없나. 이 짧은 한마디가 책을 덮고 나서도 한참이 지난 지금 이 순간까지도 마음을 울린다.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2편 '산은 강을 넘지 못하고' 속 운문사 편에 나오는 대목이다. 운문댐 건설로 인해 수몰지역 철거가 한창 진행중이던 1992년에 운문사 인근의 한 중학교 교정에서 울려 퍼지던 브라스밴드가 텅 빈 대천리 마을 하늘에 장송곡 가락처럼 길게 퍼지던 그 장면이 그려진다. 내가 운문사 가는 길에 운문댐을 가 봤던 것이 불과 십수년 전의 일이었으니 미처 그보다 몇 해 전에 벌어졌던 가슴 아픈 역사를 알지는 못했던 것이다. 그저 원래부터 이 자리에 댐이 있었던 것이려니 무심코 보아 넘겼고, 푸르디 푸른 호수의 장관에 그저 시선을 빼앗겼던 그때의 무심함이.. 2011. 11. 5.
비 내리던 날 운문사 풍경 갤럭시S2 이거 물건이다. 사진도 각종 어플을 사용하면 꽤 잘 나오는데 풀HD급 동영상도 그럭저럭 쓸만 하네. 2011. 7. 10.
비내리던 날 운문사에서.. 아무 일도 없었다. 그냥 무작정 카메라 들고 떠나고 싶다는 마음이 들어 찾았던 곳이 운문사였다. 그전에도 몇차례 많이 가봤던 곳이지만 아무 일 없이도 이렇게 언제든 떠나보고 싶어지는 곳. 금방이라도 비가 뿌릴 것 같더니 역시나 운문사 경내를 여유자적하게 들러보려던 찰나 기다렸다는 듯 하늘에서 비가 내린다. 고요한 산사가 이내 빗소리에 잠긴다. 처마에서 떨어지는 빗소리에 마음을 맡긴다. 모든 것이 평화롭다. 이대로라면 모든 걸 잊고 잘 살 수 있을 것만 같다. 그렇게 한참을 우두커니 앉아있다 보니 만세루 넓은 자리에 다정히 앉아있는 연인이 눈에 띈다. 굳이 연인이라고 설명하지 않아도 그저 보기만 해도 알 수 있다. 함께 셀카라도 찍고 있는 걸까? 그네들의 모습이 너무나 사랑스럽다. 부디 그렇게 영원히 사랑.. 2011. 7. 10.
막걸리 열두 말을 마신다는 운문사 처진 소나무 청도 호거산에 있는 운문사는 비구니 스님들의 수행 도량으로 유명합니다. 조계종 운문승가대학이 설립되어 있어 교육과 연구 기관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데, 현재 운문사엔 약 250여분의 스님들이 수행하고 있다고 하네요. 산지에 이렇게 넓은 평지가 있다는 것도 신기한 일인데 이 넓은 운문사 경내가 항상 깨끗한 데에는 다 이유가 있는 것 같습니다. 운문사 경내에는 우리나라 사찰 가운데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하는 만세루와 대웅보전, 미륵전, 작압전, 관음전, 명부전, 금당 등 많은 전각들이 남아 있는데 대부분은 조선시대에 중창된 것들입니다. 기록에 따르면 운문사는 신라 진흥왕 21년인 560년에 세워졌지만 임진왜란 때 절이 불타 없어졌던 것들 조선 숙종때 중건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보물 제835호로 지정되어.. 2011. 2. 13.
천년의 숨결 청도 호거산 운문사 운문사는 경북 청도군 운문면 신원리에 있는 고찰로서 불교 조계종 제9교구 본사인 동화사의 말사이다. 신라 진흥왕 21년(560년)에 창건되었으며 이후 608년에 그 유명한 원광국사가 1차로 중창하였다 한다. 원광국사는 화랑도에게 세속오계를 가르침으로 내려준 분으로도 유명하다. 보통 사찰들이 산속 깊숙이 들어가 있는 것이 대부분이지만 청도 운문사는 호거산에 위치해 있긴 하지만 사리암을 제외하고는 평지에 위치해 있어 어린이나 노약자들도 별 부담없이 둘러볼 수 있다. 규모가 그리 크지는 않지만 금당앞 석등, 삼층석탑, 대웅보전 등 수많은 보물과 천연기념물 제180호인 경내의 처진 소나무 등 볼거리도 꽤 많은 편이다. 운문사에는 운문승가대학이 있다. 1997년에 우리나라에선 최초로 비구니 강사를 양성하는 승가대.. 2009. 2. 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