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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읽는 즐거움257

한국 고대사와 사이비역사학 - 무엇이 사이비인가? 우리 사학계에서 풀기 어려운 오래된 숙제 중 하나가 고대사 문제다. 수 천년 전에 있었던 일을 후대 사람들이 '있던 그대로' 기록하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동 시대에 살았던 사람이라고 할 지라도 각자 바라보는 관점에 따라 그 서술의 방향이 조금씩 달라질 수도 있는 일이니 세월의 무게가 켜켜이 쌓인 고대사 해석은 어찌보면 불가능의 영역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해보게 된다. 그런 이유로 우리의 고대사는 오래 전부터 수많은 고초를 겪었다. 파란만장했던 우리의 역사가 덧대어지면서 역사학계 내부에서 치열한 진실 공방이 현재까지도 펼쳐지고 있다. 이른바 강단사학자와 재야사학자들은 상대를 사이비(似而非), 식민사관 계승자로 치부하며 경멸하는 수준에까지 이르렀다. 오랫동안 누적된 갈등으로 인해 지금은 실체적 진실.. 2023. 2. 28.
삼국지 100년 도감 - 지도로 읽는 삼국지 한 때 삼국지를 탐독한 적이 있었다. 중국 드라마는 물론 삼국지 관련 국내 서적(설민석의 삼국지, 김운회 교수의 삼국지 바로 읽기, 이문열 삼국지, 이중텐의 삼국지 강의 등)도 몇 권 읽었는데 후한 쇠퇴기부터 5호16국시대 사이의 그리 길지 않는 시간에 등장하는 인물과 지명, 사건들이 많다 보니 세부적인 역사의 흐름이 잘 읽히지가 않는 것이 사실이었다. 여기에 진나라의 역사가 진수가 편찬한 정사 삼국지에 기술되어 있는 역사적 사실과 삼국지연의에서 창작한 내용들까지 비교해서 읽으려면 쉽지 않은 작업이다. 동네 도서관을 찾아 한참 구경을 하다 자연스레 삼국지 관련 익숙한 책에 손이 갔다. 예전에 온라인 서점 장바구니에 넣어 두었다가 결국 사지 못했던 책이었는데 잘됐구나 싶어 2주간 대출해서 읽어보기로 했다... 2023. 2. 14.
가장 단순한 것의 힘 - 인생을 바꾸는 미니멀워크 '미니멀라이프' 바람이 한차례 지나간 지 오래다. 불필요한 것들을 비어내고 삶을 단순한 방식으로 살아가는 것이 요즘 트렌드라는 것은 의문의 여지가 없다. 그런데 이런 사조가 처음엔 신선하게 느껴져 자발적인 행동의 변화를 유도했다면 지금은 일종의 강박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수많은 책과 유명강사의 특강 등이 우리에게 단순한 삶을 강요하는 듯 하다. 중요한 것은 무작정 버리는 것이 아니라 필요한 것만 가지고 주변을 단순하게 잘 정리하면서 사는 게 아닐런지. 미니멀라이프 또한 다양한 여러 삶의 방식 중 하나일 뿐이다. 이것이 정답인 것처럼 강요하는 것은 지나치다. 나 역시도 미니멀라이프의 취지에 깊이 공감한 사람이라 시간날 때마다 책상 서랍을 정리하고 책장에 꽃혀있기만 한 책들을 치우고, 쓰임새가 없어진 것들을.. 2023. 1. 27.
1인 출판사 수업 - 좋아하는 일 오랫동안 계속하기 어떤 인연이 있었던 것인지 시간이 날 때마다 여러 종류의 책들을 읽게 되면서, 자연스레 책에 대한 관심이 많아지게 됐다. 덕분에 남의 일로만 여겼던 저자가 되어 인세라는 걸 받아보기도 했고, 이제는 새로운 책을 낼 욕심으로 하루하루의 일상을 버티고 있다. 책을 발간하는 과정에서 몇 군데의 출판사를 접하게 되면서부터는 한발 더 나아가 내가 직접 출판사를 차려 책을 만드는 작업을 해보는 건 어떨까 하는 생각을 자못 진지하게 하고 있다. 출판 시장은 갈수록 어려워진다고 하지만 아이러니 하게도 1인 출판사들은 늘어나고 있는 추세라고 한다. 디지털 출판으로 전환되면서 출판 과정이 보다 분업화되다 보니 과거처럼 많은 자본과 전문적인 지식 또는 기술이 없다고 해도 충분히 수행 가능한 과업으로 여겨지는 까닭인 듯 보인.. 2020. 6. 12.
우리 시골에서 살아볼까? - 초보 시골 생활자의 집 고르기부터 먹고살기까지 각박한 도시생활에 지쳐 '저 푸른 초원 위에 그림 같은 집을 짓고' 한적한 시골에 살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많이 늘었다. 대부분 그 시작은 막연한 동경이나 호기심에서 출발한다. 하지만 그 출발이 촘촘하지 못했기에 낭만적인 시골생활을 꿈꿨던 많은 사람들이 오래 버티지 못하고 다시 돌아가게 마련이다. 시골 생활은 그리 녹록치도 않고 낭만적이지만도 않기 때문이다. 그래도 여기, 운명처럼 이끌려 시골로 내려와 잘 어우러져 사는 사람의 이야기가 있다. 서울에서 태어나 대학에서 국문학을 전공하고 출판사에서 일하다 13년 동안을 아이들의 독서와 글쓰기 지도를 하며 살았던 사람 엄윤진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서울 아낙이 홀홀단신 가족을 떠나 아무 연고도 없는 가야산 산자락 아래 마을에 터전을 잡은 지도 십 년이 훨씬 .. 2020. 5. 1.
한국의 산사 기행 - 아름답고 오래된 스물다섯 절집 세번째 종이책이 나왔습니다. 전자책까지 합치면 네번 째이긴 하지만. 제목은 입니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일곱 곳의 산사와 아름답고 오래된 스물다섯 절집을 한권에 모았습니다. 절집 자체도 아름답지만 산사에 이르는 숲길의 상쾌함은 이루 말할 수가 없습니다. 번잡한 세상 일을 잠시 잊고 산사로 여행을 떠나 보세요. 다음주 월요일(7.29) 쯤 온라인 서점에서 판매예정 입니다. 네이버 책 소개 링크 : https://book.naver.com/bookdb/book_detail.nhn?bid=15261228 2019. 7. 27.
<중년의 독서>, 세번째 책이 나왔습니다 세번째 책이 나왔습니다. 그동안 읽었던 책들의 서평 중 일부를 책으로 정리했습니다. 제목은 입니다. 전자책으로만 발간해서 현재는 교보문고, 리디북스, 네이버e북에서만 보실 수 있습니다. 네이버책 : https://book.naver.com/bookdb/book_detail.nhn?bid=15007612 2019. 6. 2.
<혼자라도, 함께라서 좋은> 2쇄 나왔습니다! 2쇄 작업 들어간 게 오래 전인데 생각보다 시간이 많이 걸렸습니다. 어제서야 저자본을 받았는데 1쇄에 비해선 많이 나아진 모습입니다. 두번째 책 의 최종 목표는 2쇄 완판 정도로 잡아야겠습니다. 전자책도 나왔고, 2쇄도 뽑았으니 이 정도로 만족해야 할 것 같네요. 그동안 신경 많이 써준 생각나눔 출판사에 신세를 갚으려면 책이 많이 팔려야 할텐데 걱정입니다. 2019. 5. 3.
혼자라도, 함께라서 좋은 - 思索과 治癒의 풍경 여행 첫 책을 냈던 것이 2014년 6월쯤이었으니 벌써 다섯해가 되어 가네요. 처음엔 그저 설레고 기뻤었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부끄럽고 부담이 되었습니다. 누군가에게 자신있게 보여줄만한 수준이 되질 못했다고 느꼈던 탓이지요. 완전히 새로운 책을 만들겠다는 굳의 의지로 글을 새로 다듬고 사진을 다시 찍긴 했지만 다시 세상에 내놓으려니 두렵기도 합니다. ​ 그래도 죽기 전에 남부끄럽지 않은 책 한권 내고 싶다는, 시들지 않는 꿈이 있으니 그 길을 터벅터벅 걸어가야겠지요. 홀로 떠나도 괜찮고, 좋은 사람들과 함께라면 더할나위 없이 좋은 우리땅의 여러 곳들을 소개해 드리려고 합니다. 책 제목은 '혼자라도, 함께라서 좋은' 2019년 3월 4일에 시중에 발매될 예정입니다. 많이 읽어 주셨음 좋겠습니다. ​ 네이버 책 소.. 2019. 3. 1.
좋아하는 곳에 살고 있나요? - 공간디렉터 최고요의 인테리어 노하우북 "오래 되어 낡은 집에 살고 있다. 조금씩 손보고 돌보아주니 세상에서 내가 가장 있고 싶은 공간이 되었다. 단 한번도 수리한 적이 없다는 낡은 집. 이런 관심과 변화를 겪어 본 적이 없는 이 집은 지금 아마도 어리둥절하겠지. 문과 창틀, 몰딩과 신발장은 그대로 두고 벽과 바닥을 손봤다. 집의 예쁨은 최대한 살리고 내 취향을 담아 가꾼 집. 내 삶의 방식을 담은 집. 나를 닮은 집. 고요의 집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공간 디렉터 최고요가 지은 는 이런 초대의 글로 시작된다. 책으로 하는 일종의 집들이인 셈이다. 2014년부터 그녀가 3년간 살았던 이태원동 집은 30년 된 다가구주택 2층에 있었다. 실평수는 15평에 방은 둘이고 거실과 주방, 화장실이 딸렸다. 보증금 700만원에 월세 70만원짜리 집. .. 2019. 1. 1.
역사의 역사 - 역사로 남은 역사가와 역사서를 탐사한 르포르타주 역사란 무엇인가. 쉽지 않은 질문이다. 사전적 정의를 보자면 인류 사회의 변천과 흥망의 과정 또는 그 기록이라고 되어 있다. 다분히 이것은 인류사의 관점에 국한해서 본 것이고, 어떠한 사물이나 자연현상이 변화해 온 연혁 또한 역사라 볼 수 있겠다. 수많은 역사가들이 그동안 역사에 대한 견해를 제시해왔지만 보편적 동의를 구할 수 있을만한 정답은 존재하지 않는다. 지식판매상을 자처하는 유시민 작가가 라는 책을 펴냈다. 이 책은 시대를 통틀어 많이 읽혔던 역사서와 그 역사서를 집필한 역사가들, 그리고 그 사람들이 살았던 시대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그 또한 역사에 대한 명확한 정의를 내리기는 어렵지만, 위대한 역사가들이 우리에게 전하려고 했던 생각과 감정을 듣고 느껴봄으로써 역사가 무엇인지 규명하는 데 .. 2019. 1. 1.
나는 나로 살기로 했다 - 인생에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상처받지 않을 것 어려운 시대인 것 같다. 내 몸과 마음 하나 온전히 지탱하며 살아가는 걸 버거워하는 사람들이 이렇게나 많은 걸 보면. 어느 한 개인의 문제로 치부하기 보다는 수백 년 동안 지속되어 왔던 집단주의 체제가 남긴 부산물이라고 볼 수도 있겠고, 세계적인 신자유주의 물결 속에서 끊도 없는 무한 경쟁 속으로 떠밀리는 지금의 상황으로도 이해해봄 직 하다. 이유가 어찌 되었든간에 우리가 힘들고 아픈 시대를 살아가고 있음은 분명해 보인다. 우리가 겪어 왔던 특수한 사회구조는 오랜 세월을 지나며 우리 몸속에 독특한 DNA를 남겼다. 세상은 우리에게 슈퍼 히어로가 될 것을 요구한다. 회사에선 유능한 일꾼이 되어야 하고, 집에서는 훌륭한 부모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해야 하며, 주변 사람들을 빠짐없이 잘 챙겨야 그제서야 '사람 .. 2018. 12. 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