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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경을 그리다

연리근의 사랑 이야기를 담고 있는 해남 대흥사

by 푸른가람 2011. 5.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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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흥사는 '1박2일' 프로그램을 통해서 일반인들에게 많이 알려지긴 했지만 예전부터 이미 유명한 고찰이었다. 조계종 제22교구 본사로서 미황사 등 인근의 수십여개 사찰을 말사로 거느리고 있다. 얼마전에 두륜산 케이블카가 문을 열어 많은 관광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해남의 관광 명소가 됐다.

 

 

 

 


사람들로 붐빈다는 건 내겐 결코 탐탁치는 않은 일이다. 미지의 곳으로 여행을 떠나 무언가 그 곳에 대한 느낌을 간직하고 돌아오려면 번잡스러움은 피하는 게 좋은 법이니까. 미황사를 둘러보고 대흥사 입구에 도착했을 때 주차장은 이미 만원이었다. 관광버스를 타고 온 단체 관광객들도 많았지만 다행히 많이 소란스럽지는 않았다.

 

 


주차장에서 대흥사 해탈문에 이르는 길도 참 걷기에 좋다. 군데군데 노란 개나리가 피어 있고 대흥사 주변을 둘러싸고 있는 숲의 품은 넓고 따뜻하다. 그 속을 가로질러 흐르는 계곡의 물소리가 시원스럽다. 몇해 전 쏟아지는 눈을 맞으며 이 길을 걸어갔던 1박2일 멤버들의 모습이 묘하게 오버랩 된다.



조금 걸어가다 보면 그 유명한 유선관의 모습을 만나게 된다. 시간만 맞았더라면 이 유서깊은 여관에서 하룻밤을 묵을 수도 있었을텐데 아쉬운 생각이 든다. 잠시 안으로 들어가 유선관 모습을 카메라에 담아 보고도 싶었지만 살다보면 다음에 또 좋은 기회가 생기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갖고 뒤로 미뤘다.
 







생각처럼 대흥사 경내는 꽤 넓다. 입구에는 공사가 한창이라 조금 어수선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제일 먼저 찾은 곳은 천불전이었다. 말 그대로 천분의 부처님을 모셔 놓은 곳이다. 천불전에 모셔전 불상들은 경주 불석산에서 나오는 옥석으로 10명의 스님들이 6년간에 걸쳐 완성했다고 하니 그 정성이 실로 대단하다 할 수 있겠다.




천불전을 나오니 대웅전 앞이 무척 분주한 모습이다. 얘기를 들어보니 주한 외교사절 가족들이 이곳에서 1박2일 템플스테이 행사를 한 모양이다. 아마도 그들에게는 천년고찰에서의 하룻밤이 분명 좋은 경험이 되었을 것이다. 산사에서 파란 눈의 이방인들을 만나는 느낌이 오히려 내게 더 생소하게 느껴진다.




이곳 대흥사는 순천 송광사의 느낌을 많이 닮았다. 그 연유를 찾아보니 아마도 송광사처럼 작은 개울을 건너 대웅전이 자리잡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시원스런 계곡물이 쉼없이 흐르고 그 위를 지나는 다리를 건너면 새로운 피안의 세계에 다다를 수 있는 것이다. 문득 지난 여름날 아침에 찾았던 송광사의 힘찬 물소리가 귓가에 맴도는 듯 했다.



대흥사의 또다른 볼거리가 바로 이 연리근이다. 연리라는 것은 두 나무가 가까이서 자라다 서로 겹쳐져 하나가 되는 것을 말하는데 뿌리가 하나되면 연리근, 줄기가 겹쳐지면 연리목, 가지가 하나로 만나면 연리지라 한다. 흔히 이런 나무를 두고 부모와 자식의 사랑, 연인의 사랑에 빗대어 사랑나무라 부르는데 대흥사의 느티나무 연리근도 오랜 세월을 그렇게 한몸으로 사랑해 왔을 것이다.

* 대흥사 사진 더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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