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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경을 그리다

새로운 생명의 기운으로 가득찬 기청산식물원

by 푸른가람 2011. 5.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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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달에 한번은 꼭 찾겠다던 다짐이 무색하게도 거의 1년여만에 기청산식물원을 다시 찾았다. 하필이면 최악의 황사가 온다며 언론에서 호들갑을 떤 날이었지만 다음으로 미룰 수는 없었다. 야생화 공부를 하겠다며 구입한 접사렌즈도 팔아버린 탓에 카메라 달랑 하나 둘러매고 가벼운 마음으로 식물원 입구를 들어섰다.





봄날의 기청산을 화려하게 치장해 주던 목련이며 벚꽃은 이미 다 져 버렸다. 그 자리를 이제는 완연한 푸른 빛이 대신하고 있었다. 나무들이 새로 난 풍성한 푸른 잎들을 바람에 흩날리는 모습이 다시 돌아온 봄을 만끽하고 있는 듯 하다. 매년 반복되는 모습이지만 해마다 또 맞이하는 마음이 새삼스럽다.



푸름 속에 붉은 동백꽃이 유독 눈에 띈다. 지난달 강진 백련사의 동백나무숲에서 만났던 무수한 붉은 꽃송이들을 떠올렸다. 지금쯤이면 그곳의 동백꽃은 모두 졌으리라. 마치 이 식물원의 가장 깊은 곳, 사람들의 눈에 잘 띄지 않는 숲속에 외롭게 떨어져 있는 한송이 꽃봉오리처럼.



지난번에 왔을 때는 없었던 미로정원이란 게 새로 생겼나 보다. 왠만한 구석구석을 다 돌아다녀 봤지만 이곳만큼은 생소한 것을 보면. 쉼없이 불어대는 봄바람에 대숲이 일렁인다. 대나무들이 서로 몸을 부대끼는 내는 소리를 들으며 미로를 걸어 본다. 한사람이 겨우 걸어다닐만큼 좁은 미로는 대낮에도 어둑어둑하다.    






평소에는 관심없이 지나쳤던 것들에 오늘따라 눈길이 오래 머문다. 높이가 제각각 다른 대나무 기둥이며, 흡사 그 모양이 달팽이를 빼어닮은 나무 등걸이며, 아련한 그리움과 사랑을 닮은 하트 모양의 나무까지. 몇해 전 태풍에 쓰러진 아까시나무에는 새로운 생명들이 피어나고 있었다.






마음처럼 자주 올 수는 없지만 나는 늘 이 곳을 마음에 담고 그리워한다. 마치 손오공이 제 머리카락으로 분신을 만든 것처럼 내 분신 하나도 늘상 이곳에 머물며 카메라에 구석구석을 담고 있는 듯 느껴진다. 모처럼만의 방문을 반겨주려는 것인지 재롱이가 저만치서 다가오더니 이내 내 곁에 누워 재롱을 부린다. 잊지 않고 나타나줘서 고마워.

* 기청산식물원 사진 더 보기










* 기청산식물원 관련 포스팅 보기
여름의 길목에 접어든 기청산식물원 : http://kangks72.tistory.com/655

봄꽃축전 보러 기청산식물원으로 오이소 : http://kangks72.tistory.com/604

인간과 자연이 조화로운 세상을 꿈꾸는 기청산식물원 : http://kangks72.tistory.com/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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