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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경을 그리다

화사한 봄꽃들이 봄처녀마냥 아름다웠던 군위 지보사

by 푸른가람 2011. 4.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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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찍어온 지보사 사진을 보고 어느 분이 "봄처녀 같다"고 그 느낌을 얘기해 주시더군요. 가보지도 않고 사진만으로 제가 느꼈던 복잡미묘한 감정을 한 단어로 잘 정리해 주신 것 같습니다. 입구에서부터 만개한 벚꽃이 반겨주던 지보사는 구석구석에 원색의 화려한 봄꽃들이 제각각 수줍은 봄처녀 마냥 아름다움을 뽐내고 있었습니다.





지보사는 일반인들에게 많이 알려진 사찰은 아닙니다. 지난해 봄 소신공양했던 문수스님이 수행한 절이라고 해서 관심을 받기도 했지만 지금은 찾는 이의 발길이 끊긴 조용하고 한적한 산사의 모습으로 돌아온 것 같습니다. 제 자리를 찾은 것 같아 개인적으로는 다행스럽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더군요.





지보사는 경북 군위군 군위읍 상곡리 선방산 자락에 자리잡고 있습니다. 조계종 제10교구 본사인 은해사의 말사로 신라시대 의상대사가 창건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창건 당시에 맷돌, 가마솥, 청동향로의 세가지 보물을 가지고 있다 하여 지보사란 이름이 붙었다 합니다. 지금은 그 어느 것도 흔적이 남아 있질 않습니다.







지금 남아 있는 당우는 많지 않습니다. 대웅전과 요사채를 포함한 몇채의 전각이 다 입니다. 그래서인지 아담한 느낌이 듭니다. 그 여백을 여러 종류의 봄꽃들과 삼층석탑이 절묘하게 메워주고 있습니다. 보물 제682호로 지정되어 있는 지보사 삼층석탑은 통일신라시대 후기의 탑으로 탑의 하부 면석에는 2마리의 사자가 새겨져 있습니다.




규모가 크지 않은 절이지만 넓직한 주차장을 가지고 있습니다. 가파른 계단을 따라 절에 오르는 길가에 부처님의 말씀이 새겨져 있습니다. 생각이 말이 되고, 말이 행동이 되고, 행동이 습관이 되고, 습관이 운명을 좌우한다는 글이었습니다. 결국 작은 생각 하나하나가 개인의 운명을 좌우한다는 얘기가 되겠네요.






소박하지만 아름다운 풍경이 있으며 부처님의 가르침을 전해 들을 수 있는 곳이 이곳 지보사가 아닌가 싶습니다. 창건 당시의 세가지 보물은 모두 사라지고 없지만 앞으로는 또다른 보물들이 그 자릴 채울 수 있을 것이란 기대를 가져 봅니다. 화사한 봄처녀 같았던 지보사의 여름 풍경을 담으러 또 들러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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