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개가 자욱한 분위기 있는 양떼목장을 기대했었는데 날을 잘못 잡은 것 같습니다. 하필이면 올 가을 들어 가장 추운 날이라 안개는 커녕 서늘한 바람이 옷깃을 여미게 하더군요. 그래도 우리나라에서 유일한 양떼목장을 직접 걸어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즐거웠던 것 같습니다.
대관령 양떼목장은 옛 영동고속도로 상행선 대관령 휴게소 자리 뒤쪽에 위치해 있습니다. 산행 가는 사람들, 양떼목장 구경 온 사람들로 휴게소 주차장은 이미 만원이었습니다. 대관령 능선 위에 자리잡고 있는 목장을 한가로이 풀뜯으며 노니는 양떼들. 얘기로만 듣던 양떼목장은 과연 어떤 모습일까? 궁금증을 안고 목장을 향해 올라가는 길은 그리 멀지 않았습니다.
목가적이라는 얘기를 예전 국어 시간에 많이 들었었는데, 딱 그 느낌이었습니다. 우리나라에서 흔히 볼 수 없는 그런 모습이지요. 말 그대로 한국의 알프스가 맞는 것 같습니다. 넓게 펼쳐진 구릉지에 초지가 조성되어 있어 양떼들은 먹이 걱정할 일이 없겠더군요. 더군다나 건초까지 넉넉하게 준비되어 있는 걸 보면 양 팔자가 상팔자가 아닌가 그런 생각도 듭니다.
이 목장의 원래 이름은 풍전목장이었는데 이 목장이 드라마에 소개되면서 대관령 양떼목장이란 이름으로 널리 알려졌고 지금은 관광목장의 형태로 탈바꿈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입구에서부터 꼭대기를 돌아 나오는데 40여분 정도면 충분합니다. 오르막이 있긴 하지만 걸어 다니는데 큰 부담은 되지 않을 정도입니다.
입장권을 구매하면 양떼 건초먹이는 체험장에서 건초 한소쿠리를 줍니다. 양들이 얼마나 식성이 좋은지 수많은 사람들이 갖다주는 건초를 순식간에 먹어 치웁니다. 괜찮겠거니 하고 건초를 손바닥에 올려놓았더니 입으로 콱 물어버리더군요. 은혜도 모르는 아주 배은망덕한 녀석이 아닐 수 없습니다. 별로 안 아플 줄 알았는데 이빨에 깨물리니 생각보다 통증이 오래 가긴 하더군요.
양떼목장의 관람시간은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입니다. 5월부터 8월까지의 하계기간에는 폐장시간을 오후 6시까지로 한시간 연장합니다. 개인적으로는 안개가 자욱한 새벽녘의 풍경이 훨씬 더 멋질 것 같은데 그렇게 이른 시간에도 양떼목장 안으로 들어갈 수 있는 지 궁금해집니다. 이국적인 풍경을 즐길 수 있는 대관령 양떼목장도 한번 가볼만한 매력이 있는 곳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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