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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경을 그리다

말의 귀를 닮은 진안 마이산의 세 보물 - 금당사, 탑사, 은수사

by 푸른가람 2010. 9.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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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산은 그 이름처럼 참 신기하게 생긴 산입니다. 말의 귀를 닮았다 하여 마이산(馬耳山)이라 불리는데 멀리서 보면 정말이지 이름을 잘 지은 거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비록 높이가 높은 산은 아니지만 그 생김새 하나만으로도 많은 사람들의 발길을 끌어 모으는 진안 마이산은 서봉(암마이산, 685m)과 동봉(수마이산, 678m)의 두 바위 봉우리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산 모양도 여타 국내 산들과 비교해 독특한 특징을 지니고 있지만 마이산을 이루고 있는 암질 또한 쉽게 볼 수 없는 모습입니다. 흡사 군데군데 자갈이 박힌 시멘트처럼 보이는 이것은 역암이라는 것입니다. 마이산 탑사에 오르면 이 역암의 특징적인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는데 오랜 세월 비바람을 맞아 군데군데 상처가 많이 난 듯한 모습입니다.




마이산은 그 독특한 모습만큼이나 이채로운 사찰 세 곳을 품에 안고 있는데 마이산도립공원 입구의 금당사와 그 유명한 탑사, 그리고 탑사를 지나 만나게 되는 은수사가 그 곳입니다. 금당사는 통일신라시대에 지어진 사찰로 이후 몇차례 중수되었기 때문에 고풍스러운 모습은 덜 합니다만 대웅전을 금으로 채색해서 무척 화려한 느낌을 받게 되는 곳입니다.


금당사를 지나 평탄한 숲길을 한참 올라가다보면 그 유명한 탑사를 만나게 되지요. 몇개인지도 알 수 없을 정도로 무수한 돌탑들이 하늘을 향해 세워져 있습니다. 그 모든 것들에 중생들의 간절한 소망들이 담겨져 있을 겁니다. 탑사의 역사를 살펴보면 이갑용이라는 사람이 1900년부터 돌탑을 쌓기 시작했고 1935년에는 인법당과 산신각을 지어 부처님을 모셨다 합니다.




원래는 공식적인 절 이름이 없었지만 워낙에 많은 돌탑들이 세워져 있다보니 자연스레 탑사라는 이름으로 불리기 시작했고, 이갑용의 손자인 이왕선이 대한불교 태고종에 사찰등록을 해 정식으로 탑사라는 명칭을 갖게 되었습니다. 마이산 돌탑을 쌓아올렸던 이갑용은 98세를 일기로 1997년 세상을 떠났는데 그때까지 평생 쌓아올린 탑이 무려 108기에 달한다고 합니다.



지금은 많이 허물어져 80여기 정도가 남아 있고 '마이산탑'이라는 이름으로 전라북도기념물 제35호로 지정되어 있습니다. 그 많은 돌탑 숫자에도 놀라게 되지만 이렇게 많은 돌들을 쌓아올린 돌탑이 수십년의 비바람 속에서 무너지지 않고 남아 있을 수 있는지도 참 신기한 일입니다.


탑사 위 조금 가파른 고개를 올라가면 은수사가 나옵니다. 은수사 역시 탑사와 마찬가지로 대한불교 태고종 소속입니다. 정확한 창건 연대와 창건한 이는 알려져 있지 않지만 조선을 건국했던 태조 이성계와 연관이 있는 것으로 전해져 오고 있습니다. 태조 이성계가 이 사찰에서 물을 마시고는 물이 은과 같이 맑고 깨끗하다 해서 그렇게 이름을 불렀다는 얘기지요.



마이산 봉우리 암벽 바로 아래 쪽에 위치해 있는데 뒷편 바위의 모습이 독특하게 보입니다. 태고종이 용왕과 어떤 관계가 있는 지는 모르겠지만 은수사에 가면 용왕상도 만날 수 있습니다. 태고종은 조계종과 달리 승려의 결혼과 사찰의 개인 소유에 대해 따로 제한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한겨울에 찾았던 때문인지 조금 삭막한 풍경입니다. 지금쯤이면 녹음이 우거진 마이산의 모습이 무척 싱그러워 보일 것 같네요. 마이산을 생각하면 어디선가 봤던 사진 한장이 떠오릅니다. 멀리 우뚝 서 있는 마이산의 동봉과 서봉을 배경으로 가녀린 코스모스가 한들거리는 모습을 담은 사진이었는데 무척 인상적으로 느껴졌던 것 같습니다. 올 가을 마이산을 찾아 그런 풍경을 카메라에 담을 기회가 생겼으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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