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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경을 그리다

부드러운 모래와 쪽빛 동해바다를 맨발로 느낄 수 있는 울진군 망양 해변

by 푸른가람 2010. 8.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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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어때요? 많이 알려진 명소는 아니지만 동해의 푸른바다를 여유롭게 만끽할 수 있는 곳이랍니다. 말 그대로 바다 빛깔이 쪽빛입니다. 물이 얼마나 맑고 푸른지 확 트여진 바다를 보면 마음까지 상쾌해지는 걸 느낄 수 있지요. 경북 울진군 기성면 망양2리 7번국도를 끼고 펼치진 자그마한 해변이 바로 오늘 소개하고 싶은 제 마음속의 동해안입니다.



동해안 7번국도 중 포항에서 울진에 이르는 구간도 지난 몇년간 큰 변화가 있었습니다. 불과 십수년전만 해도 왕복 2차선 도로를 따라 서너시간을 달려야 겨우 포항에서 울진에 다다를 수 있었는데 지금은 거의 대부분의 구간이 왕복 4차선 도로로 확장개통이 된 상태라 대구에서 울진까지 2시간 남짓이면 도착이 가능해 졌습니다.



추억의 7번 국도를 따라 오가던 이 해안가의 모습도 바뀌어 가고 있습니다. 바로 옆에는 7번국도 마지막 난공사 구간인 터널의 막바지 공사가 한창입니다. 조만간 이 도로도 사람들의 추억 속에만 남아 있게 될 겁니다. 이 바닷가가 일출 명소라고 해서 울진군에서 대게 조형물을 설치해 두었는데 오히려 자연스런 경관을 망쳤다는 불만들이 많더군요. 저 역시 없을 때가 훨씬 나았다는 생각이 들긴 합니다.


그다지 넓지 않은 해변입니다. 모래가 아주 부드러워 신발을 벗고 맨발로 걷는 감촉이 아주 좋습니다. 한여름이면 아주 따끈따끈하지요. 화상입을 정도는 아니지만 발에 무좀있는 분들에겐 무좀퇴치를 위해 걸어 보시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그리 넓지않은 모래사장을 걷다보면 시원한 쪽빛 동해바닷물을 느껴보실 수 있습니다.


바지를 둥둥 걷어올리고 잔잔한 파도가 이따금씩 포말을 일으키며 오르내리는 해안을 따라 걷는 즐거움은 이루 말할 수가 없습니다. 제가 다른 유명한 명소를 제쳐두고 이 곳을 강추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하늘이 파란 가을날이면 더더욱 멋진 잠깐동안의 해변 산책이 될 수 있습니다. 아직 걸어보진 못했지만 달빛이 은은한 밤바다도 무척 환상적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드네요. 올 가을밤에 한번 걸어볼까 싶네요.



말이 나온 김에 울진 얘기를 해볼까 합니다. 이 울진이라는 지역이 참 애매합니다. 부산이나 대구 등 아래쪽에서 올라오기도 그렇고, 서울이나 수도권에서 내려 오기에도 멀게 느껴지는 그런 곳이지요. 그래서인지 밑에서 올라오는 사람들은 대부분 영덕 강구나 고래불이 북방한계선인 듯 하고, 서울서 내려오는 사람들은 강릉에서 놀거나 기껏해도 동해, 삼척까지가 그 심리적 한계인 거 같습니다.



물론 여름 휴가철이면 불영계곡이며 왕피천이며, 울진지역의 여러 해수욕장들도 수많은 인파가 몰리긴 하지만 아무래도 다른 지역에 비해선 상대적으로 적다고 볼 수 밖에 없습니다. 사실 울진만큼 모든 것을 완벽하게 갖춘 휴양도시도 많지 않은데 말입니다. 산이면 산, 강이면 강, 바다면 바다. 뭐 하나 빠질 게 없습니다.



우리나라 최대의 금강소나무 군락지를 보유하고 있을만큼 울창한 산림에다 국내 최대규모의 왕피천 생태경관보전지역을 흐르는 맑고 깨끗한 왕피천, 그리고 청정 동해는 울진이 자랑하는 보물입니다. 여기에 백암온천과 덕구온천이라는 좋은 휴양지에 월송정, 망양정 등 많은 문화재도 보유하고 있지요. 1박 2일이나 2박 3일 정도 머무르면서 관광도 하고 휴양도 할 수 있는 최적의 환경을 갖추고 있습니다.



예전에도 울진은 휴가철이나 이런 저런 일로 가끔 들렀었지만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았던 8개월간의 울진생활을 통해 울진에 대한 애착이 더욱 깊어진 것 같습니다. 그 시간동안 함께 했던 풍경들, 사람들과의 추억 때문이겠지요. 볼거리, 먹거리 많은 울진에 가시게 된다면 제가 오늘 말씀드린 기성면 망양 바닷가를 꼭 한번 맨발로 걸어보고 돌아가셨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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