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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경을 그리다

내연산에 자리잡은 생태체험 공간 경상북도수목원

by 푸른가람 2010. 8.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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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들어 각 지자체마다 수목원을 조성해서 주민들에게 휴식공간을 제공하는 동시에 자연을 접할 수 있는 기회를 주고 있는 것은 바람직한 일인 것 같다. 내가 살고 있는 이 지역에도 과거 쓰레기매립장으로 사용되었던 곳을 수목원으로 조성해 해마다 수백만명이 방문하는 명소가 된 대구수목원이 있고, 오늘 소개하고자 하는 내연산의 경상북도수목원이라는 훌륭한 수목원이 있다.



경상북도수목원은 경북 포항시 북구 죽장면 상옥리 내연산 자락에 자리잡고 있다. 경북 도내 향토 고유수종 및 국가 식물유전자원의 보전 및 연구, 도민의 정서함양을 위한 자연친화적 생태교육체험장 조성, 동해안권 관광지, 주변 식물원과 연계한 산림생태문화권 조성을 목표로 2001년 9월 7일 경상북도에서 설립했다.



하나같이 거창한 말들이지만 쉽게 얘기하자면 이 지역의 고유 식물종을 잘 보전하고 가꿔서 주민들에게 보여줌으로써 자연생태에 대한 관심을 높이고 쉽게 체험할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일 거다. 인근에 그리 멀지 않은 곳에 기청산식물원이 자리잡고 있어 식물에 관심있는 사람들에게는 정말 좋은 학습의 장이 될 수도 있다.




경북수목원은 여타 다른 수목원에 비해 몇가지 특징이 있는데 우선은 우리나라 최대 규모의 수목원이라는 것이다. 그 조성면적이 무려 3,222ha에 이른다고 한다. 실제로 가보면 넓긴 넓다. 산 꼭대기에 있는 전망대에 오르면 푸른 동해바다가 한눈에 들어온다. 또한 해발 650m 지대에 위치한 국내 유일의 고산 수목원이며, 독특한 특징을 가진 울릉도의 식생을 재현해 놓은 울릉도 식물원도 있다.
 



휴일이면 이곳을 찾는 관람객들로 주차장은 물론 입구 도로까지 차들로 가득하다. 포항 시내에서 조금 떨어진 위치긴 하지만 이처럼 멋진 수목원이 있다는 사실 만으로도 포항시민들은 행복한 사람들이다. 대부분의 시민들에게 이곳은 수목원의 고유 목적보다는 그저 편하게 와서 쉬다 갈 수 있는 공원같이 느껴질 것 같다.







수목원과 식물원의 정확한 차이가 무엇일까 궁금했었는데 이번에 확실히 알게 됐다. 어렴풋이 수목원이 공원의 개념이 강하다면 식물원은 전문적인 식물 연구에 주안점을 둔 곳이 아닐까 생각했었는데 아주 정확하진 않지만 얼추 비슷하게 맞춘 것 같긴 하다. 일반 공원이 편안히 쉴 수 있는 곳이라면 수목원은 조용히 쉬면서 자연을 공부할 수 있는 곳이라고 할 수 있겠다.



수목원은 나무를 심고 그기에 표찰을 붙여서 일반인에게 공개하는 장소로 식물종을 수집하여 가꾸는 일 외에도 자연을 아름답게 꾸며주는 나무들을 가까이 해서 자연을 즐기고자 하는 의도가 강한 곳이다. 이에 반해 식물원은 많은 식물을 수집하여 재배하면서 식물학 상의 재료로 연구하는 곳이라 할 수 있겠다.



요즘에 들어서는 이 구분 자체의 의미가 없어질 정도로 서로 복합적인 성격을 지닌 곳이 많은 것 같다. 두 개념이 혼동되면서 사립식물원을 찾는 사람들이 왜 입장료를 받는지, 왜 먹을 것을 가져와 먹는데 제한을 가하는지 하는 문제로 식물원 측과 간혹 갈등을 빚는 경우를 볼 수 있는데 앞으로 시간이 흘러 수목원과 식물원의 차이에 대해 이해하게 되면 이런 문제도 자연스레 해결되지 않을까 싶다.



경상북도수목원에도 몇차례 다녀왔었는데 야생화에 관심을 가지기 전에는 그저 동호회 회원들하고 출사가는 게 전부였던 거 같다. 그래서인지 수목원 풍경사진도 거의 없고 회원들 인물사진 밖에 없다. 그저 잘 꾸며진 수목원에서 하루 즐겁게 놀고 오는 것도 좋겠지만 이왕이면 좀더 자연과 친해지고 식물을 알아가는 재미를 들여보는 것도 분명 의미있는 일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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