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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野球·Baseball

호박에 줄 긋는다고 수박되나

by 푸른가람 2009. 4.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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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 프로야구 개막을 앞두고 각 구단들도 손님맞이 준비를 마쳤다. 잠실구장은 외야펜스를 줄이고, 전광판을 전면 교체했다. 야구장에 소풍오라며 본격적인 스포테인먼트에 나서고 있는 SK의 홈구장 문학에는 바비큐존, 패밀리존, 프렌들리존이 새로 설치됐다. 올시즌에도 연일 3만관중의 함성으로 들썩거릴 사직구장 1,3루측에는 익사이팅존이 새로 만들어져 바로 눈앞에서 생생한 경기장면을 즐길 수 있게 됐다.

1948년에 준공되어 유구한 역사를 자랑하는 대한민국 최고구단 삼성의 홈구장인 대구야구장도 새 단장을 마쳤다. 1981년에 전면적인 증,개축이 이루어진후 무려 28년만이라고 한다. 관람석 의자를 접이식으로 교체했고, 내외야에 가족석을 새로 만들었다. 시범경기가 열리는 도중에 대구구장을 찾았을때 여기저기 좌석이 뜯겨진 상태로 어수선하더니 이 공사를 하고 있던 것이었다.

올시즌을 마친 뒤에는 야구장 도색작업과 내부시설 보수가 계획되어 있다. 야구장 관리를 맡고 있는 대구시체육시설관리사무소에서는 앞으로도 예산이 확보되는대로 낡은 시설물을 단계적으로 개선할 계획이라고 한다. 물론 고마운 일이요, 반가운 소식이다. 일부 언론에선 대구야구장이 확 달라졌다며 '대구구장의 변신'이라는 민망한 표현을 서슴치 않기도 했다.

그러나 호박에 줄긋는다고 수박되는 건 아니다. 낡을대로 낡아서 붕괴위험까지 제기된 야구장을 보수한다고 해도 미봉책일 뿐이다. 밑빠진 독에 물붓는 격이다. 근본적인 대책을 찾아야 한다. 벌써 몇년째 제자리만 맴돌고 있는 야구야구장 신축은 이제 더이상 미룰 수 없는 절박한 현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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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성 없는 돔구장 건설의 청사진만 내놓을 게 아니다. 언제까지 민자유치 타령만 할 것인가. 경기불황의 그늘 속에서 수천억원을 선뜻 투자할 큰 손은 그리 많지 않다. 지방자치단체가 적극적인 의지를 가지고 뛰어들어야 한다. 국가적인 지원과 제도 개선도 필요하다. 얼마전 신재민 문화체육관광부 차관이 야구장 신축에 대한 의지를 피력한 바 있지만 '말'이 아닌 '행동'이 우선이다. 정작 나라에서 삽을 들어야 할 곳은 4대 강이 아니라 바로 야구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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