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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중훈쇼, 뭘 보여주겠다는 것인가

by 푸른가람 2008. 12.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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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에서 야심차게 기획한 '박중훈쇼 대한민국 일요일밤'이 여전히 자리를 잡지 못하고 있다. 회를 거듭할수록 논란이 거세지고 있다. 방송사와 호스트인 박중훈의 호언장담처럼 뭔가 새롭고 깊이있는, 그래서 볼만한 토크쇼를 기대했던 시청자들의 기대와는 다른 방향으로 가고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아니, 엄밀히 말하자면 그 '방향'조차 짐작되지 않는다는 것이 더 큰 문제다.

첫방송에 걸맞게 방송에서 보기힘든 대형스타 장동건 모시기에 성공했다는 사실 하나로 팬들은 기대를 감추지 않았다. 역시 박중훈이구나 싶었다. 그도 그럴 것이 국내 모든 연예프로그램에서 섭외 1순위에 올라있던 장동건을 단박에 카메라앞에 앉혔으니 그 능력을 인정받을만 했다.

그러나 그것 뿐이었다. 방송내내 장동건은 민감한 연애관련 질문에 직답을 피해갔고 듣기에 민망한 노래를 남기고는 자리를 떴다. 깊은 이야기는 없었다. 박중훈이기에 다른 호스트가 하지 못했던 그 무언가를 해주길 기대했다면 결과는 실망스러웠다. 장동건은 곤혹스러웠고, 지켜보는 시청자들은 불편했다.

두번째 방송은 더욱 헛갈렸다. 故최진실씨의 동생 최진영이 나왔다. 세상을 떠난 최진실을 함께 추억하고, 누나를 지켜주지 못했다는 자책감에 괴로워하는 그를 위로하기 위해 애쓰는 모습이었다. 최진영으로서도 방송출연이 쉽지 않은 선택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박중훈이었기에 어려운 결정을 했었고 그로서는 하고싶은 얘기를 지상파 프로그램에서 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된 것만으로도 의미가 있다고 판단했을 지도 모른다. 그러나 시청자들은 다르다. 전혀 새로울 것이 없었다. 인터넷 악플에 대한 문제제기는 이미 식상하다. 많은 매체를 통해 이미 알고 있는 정보들의 반복일 정도로 깊이도 없었고 감동도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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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도된 감동이 가시기도 전에 국회의 여걸 3총사가 등장한다. 시사토크쇼라니 정치인들도 나와야겠지. 그러나 맥을 한참 잘못 짚었다.  시사토크쇼가 아니라 무슨 토론 프로그램을 보는 듯 했다. 일정한 주제도 없고, 게스트들은 그저 제한된 시간에 자기 할말만 반복하는 정치쇼였다. 차라리 YTN의 5분짜리 '돌발영상'이 이보다는 더 나았을 것이다. 정치인이 나온다고 해서 시사토크쇼가 되는 것이 아니다.

프로그램의 정체성을 이야기해려고 한다. 아이러니하게도 박중훈쇼는 시사교양 프로그램이다. 프로그램 소개에는 이렇게 나와있다. 반드시 해결해야 할 사회문제를 시사 이벤트를 통해 이슈화, 담론화하는 고품격 시사토크쇼, 만나고픈 사람들과 함께 눈물과 웃음을 나누는 감동토크쇼. 이것이 박중훈쇼가 지향하는 바이고, 프로그램의 존재 이유다.

의욕과 열정은 좋다. 이것저것 다 놓치고 싶지 않은 그 욕심도 나쁠 것은 없다.  하지만 불행하게도 아직까지는 그 취지를 살리지 못하고 있다. 너무 지나치지 않기만을 바라는 것이다. 최소한 박중훈쇼가, 그리고 인간 박중훈이 얘기하고자 하는 것을 명확히 했으면 좋겠다. 첫술에 배부를 수는 없는 법. 하루빨리 그만의 색깔을 찾기를 기다려 본다. 다만 시청자들은 오래 기다려주지 않는다는 사실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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