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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野球·Baseball

벤치의 무능과 중심타선의 무기력함이 부른 패배 - 삼성 vs KIA 5차전 리뷰

by 푸른가람 2015. 5.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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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치의 무능과 중심타선의 무기력함, 그리고 심창민의 갑작스런 난조가 합작해 낸 아쉬운 패배였다. 그동안 부진했던 차우찬이 7이닝 무실점의 눈부신 피칭을 선보였지만 팀 패배로 빛이 바랬다. 차우찬도 잘 던졌지만 KIA 에이스 양현종은 8이닝 무실점 9탈삼진을 기록하며 조금 더 잘 던진 덕분에, 시즌 네번째 승리를 힘겹게 얻어냈다.

 

경기 초반은 KIA가 주도권을 잡는 분위기였다. 1회 1사 1, 2루 챤스를 시작으로 숱한 득점 기회를 잡았지만 삼성 선발 차우찬의 구위에 막혀 무실점 행진을 이어갔다. 리그를 대표하는 좌완 파이어볼러 양현종에게 경기 초반 철저하게 막혀 있던 삼성 타선은 경기 중반부터 힘을 내기 시작했다.

 

[혼신의 134구 역투를 펼친 KIA 양현종, 리그를 대표하는 에이스다운 투구였다. 사진출처 - 스포츠서울]

 

삼성은 6회 선두타자 박한이가 안타를 치고 나가며 득점 기회를 잡았다. 이어 채태인의 안타와 박한이의 적극적인 주루 플레이가 이어지며 무사 1, 3루라는 절호의 챤스를 만들지만 삼성의 중심타선은 무기력, 그 자체였다. 최형우, 박석민이 내야 땅볼로 3루 주자를 차례로 홈에서 횡사시키더니 이승엽 마저 11구까지 가는 치열한 경합 끝에 외야 플라이로 물러 났다.

 

사실 더 아쉬움이 남는 것은 8회초 공격이었다. 이번에는 나바로가 공격의 첨병 역할을 맡았다. 나바로와 박한이의 연속 안타로 맞은 무사 1, 2루 기회에서 삼성 벤치의 대처는 기대 이하였다. 주저하다가 채태인 타석에서 보내기 번트 기회를 놓치더니 결국 이해하기 힘든 런앤힛 작전으로 아웃 카운트 두개를 헌납하는 어처구니 없는 결과를 남겼다. 한 점이 곧 결승점이 될 수 있는 상황에서 류중일 감독의 판단은 팬들의 고개를 갸웃하게 만들 정도였다.

 

8회말에 차우찬에 이어 두번째로 마운드에 오른 심창민이 첫 타자를 삼진으로 잘 처리한 이후 갑작스런 난조로 패전의 멍에를 써야 했지만, 오늘 경기의 결정적 패인은 결국 벤치 싸움에서 완벽하게 졌다는 것, 바로 그것이라고 할 수 있겠다. 차우찬과 양현종이 자존심을 걸고 역투를 펼친 명승부의 뒷끝이 개운하지 못하다. 패배 자체도 아쉽지만, 그 패배를 자초한 여러 요인들이 더욱 안타까웠던 경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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