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격의 롯데전 3연패, 선두권 혼전 신호탄일까? - 삼성 vs 롯데 6차전 리뷰

 

다소 의외의 결과라 충격적으로 받아들여지기도 한다. 시즌 초반 파죽지세로 선두 행진을 계속하던 삼성의 상승세가 롯데를 만나면서 한풀 꺾이게 됐다. 시리즈 스윕 자체도 놀라운 일이지만, 경기 내용이 나빴다는 것이 더 심각한 문제다. 사실상 팀의 원투펀치 역할을 맡고 있던 피가로와 윤성환을 모두 내보내고도 롯데에 대패해 당분간 후유증에 시달릴 수 밖에 없게 됐다.

 

특히, 4월 26일 롯데와의 부산 원정 마지막 경기만은 반드시 잡아야 했다. 류중일 감독은 리그 에이스로 자리매김한 윤성환을 선발로 내세우며 승리에의 의지를 강하게 내비쳤다. 윤성환이 누군가? 다승은 물론 1점대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하며 투수 부문을 석권하고 있는 에이스인 그가 팀의 연패를 끊어줄 적임자임은 누가 보나 당연한 일이다.

 

 

벤치와 팬들의 기대에도 불구하고 결과는 좋지 못했다. 피가로와 장원삼을 연파하며 기세가 오른 롯데 타선을 윤성환도 막지 못했다. 2회 무사 1, 2루 실점 위기를 잘 넘기나 싶었지만 3회에 와르르 무너지고 말았다. 아두치의 안타를 시작으로 손아섭과 황재균의 출루로 맞은 1사 만루에서 롯데 4번 타자 최준석에게 2타점 적시 2루타를 허용한데 이어 강민호에게는 통렬한 쓰리런 홈런까지 얻어 맞으며 점수차가 벌어졌다.

 

윤성환은 7회에도 강민호에게 2타점 2루타를 허용하며 7이닝 11피안타 1사사구 7실점으로 올시즌 최악의 투구를 보였다. 삼성을 대표하는 에이스가 아니라 KBO 리그 최고 투수로서의 입지를 굳혀 나가고 있던 윤성환으로선 체면을 완전히 구긴 셈이다. 그것도 그동안 삼성의 '보약' 노릇을 톡톡히 했던 롯데에 당한 패배로 몇배나 가슴이 쓰릴 터.

 

삼성 류중일 감독은 타격감이 좋지 않은 박해민 대신에 김상수를 1번 타선에 배치하고, 구자욱 대신 김정혁을 선발 1루수로 깜짝 투입하는 등 나름의 위기 타개책을 마련했지만 전반적인 타선의 슬럼프를 극복하는 데는 실패했다. 2번으로 타선을 옮긴 박해민도 이날 경기에서도 3타수 무안타로 부진했고, 중심타선에서도 단 하나의 안타를 기록하지 못했다.

 

나바로의 타격 침체도 여전했다. 시즌 초반 터진 홈런 레이스가 오히려 나바로에겐 악재로 작용한 셈이다. 홈런을 의식한 탓인지 스윙의 정교함 보다는 파워에 치중하는 모습이 자주 보여지고 있다. 3타수 무안타로 안타를 신고하지 못한 나바로의 시즌 타율은 정확히 2할을 맞췄다. 지금과 같은 부진이 계속된다면 류중일 감독의 '나믿나믿'에도 변화가 필요할 것으로 보여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