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야구·野球·Baseball

삼성의 초반 상승세, 언제까지 갈까

by 푸른가람 2015. 4. 19.
728x90

 

벛꽃이 채 지지도 않았는데 벌써 1위? 삼성 라이온즈의 2015년 시즌 초반 행보가 예사롭지 않다. 무려 7할대가 넘는 승률을 기록하며 통합 5연패를 향해 순항중인 삼성의 상승세는 그야말로 파죽지세다. 시즌 초반에는 죽을 쑤다가 날씨가 점점 더워지는 5월 중순 이후부터 치고 올라갔던 최근 몇년 간의 예와 비교해서도 올 시즌은 무척 이채롭게 느껴진다.

 

4월 19일 현재 삼성은 강력한 우승 후보로 손꼽혔던 SK와 두산에 1.5경기 차 앞선 1위에 올라 있다. 17경기를 치러 12승 5패를 거뒀고, 승률은 7할 6리를 기록중이다. 물론 아직은 시즌 초반이다. 144경기의 대장정을 치러야 하는 올시즌이기에 4월 중순까지의 순위에 큰 의미를 둘 필요는 없다. 게다가 삼성이 거둔 12승 가운데 4승은 신생팀 KT로부터 뺏은 것이기도 하다. 

 

하지만 눈 여겨볼만한 대목은 지난 몇년의 시즌에 비해 시즌 초반부터 착실히 승수 쌓기에 나서고 있다는 부분이다. 전무후무한 통합 4연패의 대업에도 불구하고 일부 야구팬들은 삼성의 전력이 타팀에 비해 압도적인 것은 아니었다며 대기록의 가치를 폄하하기도 했고, 류중일 감독을 그저 억세게 운이 좋은 '운장' 정도로 평가절하하기도 했다.

 

 

이런 상황에서 이번 시즌 삼성의 초반 상승세는 그간의 논란에 종지부를 찍을 수 있는 좋은 기회이기도 하다. 여건은 잘 갖춰져 있는 편이다. 우선 선발진의 안정감을 들 수 있겠다. 윤성환, 피가로, 클로이드. 장원삼, 차우찬 등 5명의 선발진이 모두 평균자책 부분 20위에 랭크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평균 6이닝 이상을 책임져 주고 있을 정도로 탄탄하게 자리를 잡고 있다.

 

또 하나, 타선에 있어서도 신진과 베테랑이 절묘하게 조화를 이루고 있는데다 좌우의 균형 또한 타 팀의 부러움을 사기에 충분하다. 레전드 반열에 이미 오른 이승엽은 마흔이 넘어서도 여전히 매섭게 방망이를 돌리고 있고, 영원한 안방마님 진갑용의 안정적인 투수 리드는 삼성 마운드를 더욱 탄탄하게 만들어 주고 있다.

 

2014년 시즌 박해민이란 히트 상품에 이어, 이번 시즌에는 스프링캠프부터 구자욱 열풍이 프로야구판을 뜨겁게 만들고 있다. 비록 시범경기 때의 눈부신 성적에는 미치지 못하고 있지만 부상으로 빠진 채태인의 공백이 크게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공수는 물론 주루 플레이에서도 발빠르게 프로 1군 무대에 잘 적응하고 있는 모습이어서 앞으로의 활약이 더욱 기대되고 있다.

 

물론, 우려스러운 부분이 없는 것은 아니다. 무엇보다 눈에 띄게 늘어난 실책이 걱정거리다. 팀 수비의 핵심인 감상수를 비롯, 선수를 가리지 않고 승부처마다 터져나온 실책으로 경기를 어렵게 풀어나가야 했던 삼성으로선 무엇보다 수비의 안정감을 높이는 데 집중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구자욱이 잘 하고 있다고는 하지만, 최고의 1루 수비를 선보였던 채태인의 빈 자리가 도드라지는 대목이다.

 

 

막강한 선발진과 안지만-임창용을 이어줄 불펜 승리조의 부재 또한 간단히 보아넘길 수 없다. 선발투수들이 평균 6이닝을 책임져 주고 있고, 안지만과 임창용이 8, 9회를 막아줄 수 있다고 한다면 7회가 문제다. 신용운, 박근홍, 김건한 등 KIA 트레이드 3인방이 기대 이상으로 잘 던져주고는 있지만 과거 '쌍권총'과 '안정권'이 보여주던 막강함에는 미치지 못하는 게 사실이기 때문이다. 제 기량을 회복한 심창민과 김현우가 복귀하기 전 까지 이 빈 틈을 얼마나 효과적으로 메꿀 수 있느냐가 삼성의 상승세가 얼마나 지속될 수 있느냐 하는 관건이 될 것으로 보여진다.

 

삼성은 올 시즌을 끝으로 내년부터는 신축 구장에서 새로운 역사를 써나갈 예정이다. 류중일 감독과 삼성 선수들도 이 점을 인식해 대구구장에서의 마지막 시즌을 우승으로 마무리하며 유종의 미를 거두고자 하고 있다. 그 화려한 피날레를 위해서는 넘어야 할 산이 아직 많고, 9개 구단의 도전 또한 거셀 것이다. 도전과 응전의 2015년 프로야구를 지켜보는 재미가 여기에 있는 것이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