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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野球·Baseball

베테랑 투수의 관록, 배영수 다승 1위 올랐다 - 삼성 vs 두산전(130514) 리뷰

by 푸른가람 2013. 5.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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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영수가 시즌 5승(1패)를 거두며 다승 1위에 올랐다. 5점대에 육박하는 평균자책점(4.97)이 불만이긴 하지만 지금과 같은 페이스만 유지할 수 있다면 그가 희망하는 2점대 평균자책점도 그리 먼 꿈만은 아닐 듯 하다. 과거와 같은 불같은 강속구를 아직 되찾지는 못했지만 경기 운영 능력에서는 한 단계 뛰어오른 느낌이다.

14일 잠실 두산전은 이를 증명해 준 경기였다. 3월 30일 두산과의 시즌 개막전에서 충격적인 만루홈런 두방을 얻어 맞으며 패전의 멍에를 뒤집어 썼던 배영수는 '개만두(개막전 만루홈런 두방)'라는 달갑지 않은 별명까지 떠안았다. 한달 보름여만에 다시 두산을 만난 그의 심정은 남달랐을 것이다.


컨디션은 그리 좋지 않아 보이지 않았다. 데자뷰처럼 두 번의 만루 위기를 맞기도 했지만 두번 무너지지는 않았다. 1회부터 만루 위기를 맞은 배영수는 개막전에서 만루홈런을 허용한 악연이 있는 김동주를 변화구로 공략해 평범한 외야 플라이로 막아냈다. 힘으로 맞부딛치기 보다는 정교한 제구력을 앞세운 변화구를 결정구로 던져 성공을 거둔 것이다.

야수들의 호수비로 실점 위기를 넘어가던 배영수는 5회 또한번 위기를 맞았다. 투아웃을 잘 잡아낸 이후 볼넷과 연속 안타로 첫 실점을 허용한 배영수는 김동주를 몸에 맞는 공으로 출루시키며 만루 위기를 자초했다. 삼성이 4-1, 석점차 리드를 이어가고 있는 상황이었지만 안타 한방이면 턱밑까지 추격을 허용할 수 있는 절체절명의 위기 상황에서 배영수는 최주환을 파울 플라이로 잡아내며 가슴을 쓸어내릴 수 있었다.

5이닝 8피안타 2사사구로 투구 내용은 썩 만족스럽지 못했지만 단 한점만 내주는 위기관리 능력이 빛났다. 산전수전 다 겪은 베테랑 투수다운 피칭이었고 배영수의 뒤를 이어 삼성 불펜진들이 마운드에 올랐고 결국 끝판대장 오승환이 마지막 만루 위기에서 최주환을 삼진으로 돌려 세우며 길고 길었던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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