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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野球·Baseball

6이닝 5실점 류현진, 핑계대지 않는 당당함은 좋다.

by 푸른가람 2013. 4.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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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향이 있다면 핑계다. 내가 못 던졌다" 류현진다운 솔직함이 패배의 아쉬움을 말끔히 씻어주는 느낌이다. 우천으로 인해 하루가 미뤄진 볼티모어와의 인터리그 경기에 선발 등판한 류현진은 6이닝 5실점의 부진한 피칭으로 자신의 시즌 3승 사냥에 실패한 것은 물론, 팀을 연패의 수렁에서 꺼내지도 못했다. 날씨, 컨디션 등 여러가지 핑계를 댈 만도 했지만 류현진은 그러지 않았다.

물론 본인에게 더 큰 아쉬움이 남는 경기였을 것이다. 다소 허약해 보이기까지 하는 팀 타선이 모처럼 1회 3점, 2회 1점을 뽑아내며 류현진의 어깨를 가볍게 해줬다. 더블헤더 1차전 경기임을 감안했을 때 초반 리드만 착실히 잡아가면서 추가점을 뽑아가면 손쉬운 승리를 거둘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류현진의 투구는 지난 세번의 등판에 비해 위력적이지 못했고, 상대적으로 볼티모어 타선은 명불허전이었다. 1회 선두 타자에게 안타를 허용하며 불안하게 출발한 류현진은 1사 1, 2루 위기를 병살타로 처리하며 위기를 넘겼지만 2회에 첫 실점을 허용하고 말았다. 역시 선두타자와의 승부에서 희비가 갈렸다.


다소 성급한 승부 끝에 또다시 출루를 허용했고, 이후 하디에게 패스트볼로 승부를 걸다 큼지막한 투런 홈런을 얻어 맞았다. 패스트볼의 구속은 지난번 투구에 비해 떨어졌고, 로케이션의 좋지 못했다. 초반을 무실점으로 잘 막아줬더라면 여유로운 경기 운영이 가능한 상황이었기 때문에 더욱 아쉽게 느껴지는 대목이었다.

류현진은 4회말 레이몰드에게 또다시 초구에 솔로 홈런을 허용한 데 이어 6회 수비에서는 무사 2, 3루 위기에서 희생타와 적시타를 얻어 맞으며 결국 역전을 허용하고 말았다. 다져스 타선이 몇차례의 추가점 기회를 무산시키고 난 이후였다. 결국 류현진은 6이닝 8피안타 2볼넷으로 5실점하며 평균자책점이 4점대로 치솟았고, 팀 타선이 동점을 만들어 준 덕분에 패전은 면했지만 팀은 5-7로 패했다.

메이저리그 데뷔 이후 가장 부진한 투구 내용이었음에도 류현진은 크게 개의치 않는 분위기다. 컨디션 자체의 문제이거나 구위가 떨어진 상황은 아니기 때문이다. 문제는 류현진이 밝혔듯 '실투'를 얼마나 줄이느냐 하는 것이다. 국내 리그에 있을 때처럼 한두번 실투해도 타자들이 놓쳐주는 행운을 더 이상 기대하기는 어려운 무대임을 류현진도 잘 알고 있기에 다음 등판 때는 오늘과 다른 모습을 보여주리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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