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풍경을 그리다

한옥의 아름다움을 즐길 수 있는 '한국관광의 별' 송소고택

by 푸른가람 2012. 11. 18.
728x90

모처럼 다시 찾은 송소고택은 여전히 정겨운 느낌이었다. 아궁이마다 장작이 불타며 희뿌연 연기를 내뿜는 모습이 오래전 유년기의 기억을 되돌려 주는 듯 했다. 겨울날 저녁 해가 질 무렵이면 아궁이에 앉아 군불을 지피던 경험이 있는 사람들이라면 따뜻한 아랫목에 누워 단잠을 자고 나면 피곤이 다 풀릴 것 같은 느낌을 잘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송소고택은 손님맞이 준비로 분주한 모습이었다. 토요일이면 또 많은 사람들이 고택에서의 하룻밤을 즐기기 위해 먼길을 마다 않고 달려올 것이다. 얼마전 '한국 관광의 별' 숙박부문에 송소고택이 선정되면서 이곳을 찾는 이는 더 늘어나 미리 예약을 하지 않으면 고택 체험도 쉽지 않아졌다.


송소고택이 자리잡고 있는 청송에는 여러 볼거리가 많다. 가을 단풍이 아름다운 주왕산은 물론, 영화 촬영 이후 사진 촬영 명소로 떠오른 주산지도 송소고택 근처에 자리잡고 있어 여유롭게 하룻밤 묵어가며 멋진 풍광을 즐겨보는 것도 좋을 듯 싶다. 각박한 도시 생활에 찌들어 사는 사람들에게 이곳에서의 하룻밤은 아주 특별한 경험이 되지 않을까.


군데군데 우리 한옥의 아름다움과 조상들의 세심한 마음씨를 느끼게 하는 것이 많다. 오래된 우리 전통 건축물을 볼 때마다 경탄하게 되는 것은 바로 건축이 자연과 하나로 동화된다는 것이다. 자연을 지배하거나 경영하려 하지 않고, 작은 공간을 빌려 자리를 잡고서는 마치 원래 그 자리에 있었던 것처럼 풍경에 녹아드는 겸손함이 우리 건축에는 분명 있다.







고택을 둘러 볼 때마다 오래된 꿈을 다시금 떠올리게 된다. 그저 하룻밤 손님처럼 머물다 가는 집이 아닌, 늘 머물 수 있는 집을 지어야겠다는 조바심에 마음이 급해진다. 고택을 둘러보다 뒷담에 걸려 바람에 익어가는 시래기, 빈 공간마다 차곡차곡 쌓여있는 장작들에 눈길이 끌린다. 우리네 삶은 저 시래기나 장작만큼이나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는 것이었던가. 좀더 잘 살아야겠다는 마음을 다지며 솟을대문을 돌아 나온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