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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경을 그리다

화왕산의 넉넉한 품 속에 있는 아름다운 절, 관룡사

by 푸른가람 2012. 9.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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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해 전부터 호시탐탐 기회를 노렸던 곳, 화왕산 아래 자리잡은 유서깊은 절 관룡사에 다녀 왔다. 한여름 무더위 속에 관룡사를 찾았던 것이 엊그제 같은데 벌써 계절은 가을을 향해 내달리고 있다. 내게 관룡사라는 절은 두가지 이미지로 각인되어 있다. 마치 병풍처럼 절 뒷편을 두르고 있는 구룡산 병풍바위의 강건한 기운과 원음각에서 땀을 식히던 서늘한 바람의 감촉이 잊혀지지가 않는다.


관룡사는 신라시대에는 8대 사찰로 이 절에서 원효대사가 중국 승려 1,000여명을 상대로 화엄경을 설법했다고 전해지고 있다. 관룡사라는 이름은 창건 당시 연못에서 아홉 마리의 용이 승천했다고 하여 붙여졌는데, 일주문을 대신하는 나즈막한 석문이 찾는 이를 가장 먼저 맞아준다.


과거의 영화에 비해 지금 절은 그리 크지 않다. 남아 있는 전각이 많지는 않지만 보물로 지정되어 있는 대웅전과 약사전에서는 오랜 세월을 견뎌온 절의 역사가 느껴진다. 전각들 사이사이로 멀리 구룡산 병풍바위가 그림처럼 펼쳐져 있는 모습은 관룡사에서만 볼 수 있는 멋진 풍경이 아닐 수 없다.



또하나 관룡사가 유명한 이유는 용선대 때문이다. 산 아래로 탁 트인 전망이 일품인 곳에 자리를 잡은 용선대 석조 석가여래좌상은 보물 제295호로 지정되어 있다. 오랜 세월 동안 모진 비바람을 맞으면서도 한결같은 부처님의 미소로 중생들을 내려다 보고 있는 모습을 친견하기 위한 발걸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참 좋은데, 정말 좋은데, 어떻게 표현할 방법이 없네"라며 안타까워 하던 어느 CF가 생각난다. 내가 다녀온 관룡사 역시 정말 좋은데, 어떤 말로 설명할 수 있을 지 표현이 정말 궁색하다. 관룡사만의 고요함과 아름다움, 그 속에서 내려놓을 수 있는 여유를 느껴보려면 역시 직접 다녀가시라고 얘기하는 방법 밖에 없겠다.


백문이 불여일견이다. 가뿐 숨 몰아쉬며 가파른 산길을 올라 보시라. 대웅전의 비로자나 부처님앞에 엎드려 있는 동안의 평안, 임진왜란의 전화 속에서도 원형을 잃지 않은 약사전 앞에서 느껴지는 오래된 절집의 풍미를 만끽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하기에 관룡사는 충분히 잠깐 동안의 수고를 감수할 만한 가치가 있는 곳이다.



* 관룡사 사진 더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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