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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경을 그리다

숨겨진 신선의 세상을 찾아가는 석천정사 가는 길

by 푸른가람 2012. 5.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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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천정사 얘기는 많이 들었지만 여지껏 한번도 가보질 못했다. 닭실마을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이라 이번에는 발품을 팔아서라도 다녀오겠다는 마음으로 석천정사로 향했다. 봉화군을 대표하는 관광자원인데다 닭실마을의 충재 권벌 유적과도 관련이 깊은 유서깊은 문화재임에도 불구하고 정작 닭실마을는 이를 알리는 이렇다할 안내판이 없다는 게 아쉬웠다.


가는 내내 이 길이 맞는 지 불안하기는 했다. 안내판은 역시 그 어느 곳에도 없었다. 작은 개울을 건너 난 숲길을 따라 조금을 걸어가니 석천정사가 나왔다. 석천정사를 소개하는 글에 나오듯 수정 같은 계곡 사이로 정자가 비치는 모습이 한폭의 동양화 같지는 않았지만 나름 운치가 있었고 계곡의 물소리 또한 시원하니 좋았다.



주위가  좀더 화려해지는 가을날이면 아마도 한폭의 그림과 같은 풍경을 선사해 줄 수 있을 지도 모르겠지만 몇가지 아쉬운 점도 있었다. 우선은 계곡을 흐르는 물이 그다지 맑고 깨끗하지 않다는 데 있었다. 전혀 오염되지 않은 심심산천 깊은 계곡의 맑은 물을 상상하고 갔었는데 실상은 조금 다른 모습이었다.



사진 속 풍경에 거추장스럽게 느껴지는 전깃줄이나 주변 풍경과의 조화를 그다지 고려하지 않은 듯 통나무 몇개를 엮어 만든 다리, 석천정사 주변의 정돈되지 않은 모습 또한 석천정사가 지금보다 더 나은 문화관광자원으로 자리매김 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관심을 갖고 손볼 필요가 있는 것들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보게 된다.



이런 세속적인 생각도 잠시, 계곡 건너 넓은 바위에 앉아서 쉼없이 흐르는 물소리를 듣고 있으니 그런 생각마저도 무의미하게 느껴진다. "내성천 물길을 따라 좁은 농로를 따라 가다 짙은 숲의 터널을 지나 툭 터지듯 나타나는 계곡의 아름다움은 숨겨진 신선의 세상을 찾아가는 느낌"을 좇아 올 가을 석천정사를 다시 찾아야겠다.



* 석천정사

경북 봉화군 봉화읍 유곡리 산 131번지에 있는 정자로 조선 중기 문신 권동보가 1535년(중종 30)에 세웠다. 권벌에 세운 청암정과 함께 이 일대가 1963년 사적 및 명승 제13호로 지정되었다. 봉화군 봉화읍 유곡리 마을 앞을 지나는 석천계곡에 자리잡고 있다.

석천정은 정면 3칸, 측면 2칸의 건물과 2칸 반, 1칸의 건물이 서로 이어진 평면 구조이다. 지붕은 팔작지붕과 맞배지붕의 두 부분으로 각각 달리 구성되어 있다. 석천정이 있는 석천계곡은 한여름에도 서늘한 기운이 느껴질만큼 수림이 울창하고 풍광이 수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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