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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경을 그리다

오래된 옛집의 따뜻한 온기가 느껴지던 오천유적지 군자마을

by 푸른가람 2012. 5.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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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앞을 수백번은 지나쳤을텐데도 늘상 보고만 지나쳤던 곳이다. 오천리 유적지라는 이정표가 붙어 있고 오래된 고택들이 여러 채 있는 모습은 당연히 내겐 관심의 대상이었는데도 이상스레 발길이 닿지 않았던 데에도 무슨 이유가 있었을까. 다음에 가보면 되지 하며 미루는 나쁜 버릇은 이제 그만, 도산서원 가는 길에 잠시 오천리 유적지에 들렀다.




도로에서 잠시 벗어나 길을 따라 들어가면 넓은 공간이 나온다. 요즘은 오천리 유적지보다는 군자마을이라는 이름이 더 익숙할 정도가 됐다. 여러 채의 고택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어 분위기가 정겹다. 오래된 우리 전통 가옥에서 하룻밤을 잘 수 있는 고택체험 기회도 제공하고 있는데 안동에는 이 곳 말고도 하회마을, 지례 예술촌 등에서 색다른 경험을 해 볼 수 있다.







조선 전기의 학자이자 광산김씨 예안파의 입향조인 김효로라는 분이 이 곳에 처음 터를 잡은 이후 지금까지 500년 가까이 후손들이 자리를 지키고 있다. 원래는 낙동강가에 접한 곳에 있었지만 안동댐이 건설되면서 수몰될 위기에 처하자 문중에서 산중턱인 지금의 위치로 옮긴 것이라 한다. 지례예술촌 역시 이와 비슷한 경우라 할 수 있겠다.





나이가 들어서인지 사람보다 나이를 많이 먹은 오래된 집들에 대한 애착이 커진다. 콘크리트 건물들로 가득찬 도시에서는 느낄 수 없는 편안함과 따뜻함은 한옥만이 가진 장점이라 할 수 있을 것 같다. 기둥을 만지고 마루에 앉으면 따스한 나무의 감촉이 고스란히 전해지는 것 같다.



오랜만에 보는 고무신이 정겹다. 시간을 되돌려 잃어버린 추억 하나를 되찾은 느낌이라고 할까. 지금의 자리는 풍광이 조금 아쉽기는 하다. 원래 자리에서는 유유히 흘러가는 낙동강이 바라다 보였을 테고, 그 강물을 끌어다 농사를 짓는 넓은 들이 펼쳐져 있었을 것이다. 언제가 될 지는 모르겠지만 오래된 정자에 올라 여유자적하게 마음 속 시 한편 읊어볼 그런 날이 있다면 좋겠다. 






오천유적지 소개

경북 안동시 와룡면 오천리에 있는 광산김씨 예안파의 집성촌 유적지이다. 광산김씨들이 살던 가옥과 탁청정, 후조당, 재사와 사당 등의 문화재, 숭원각 등이 배치되어 있다. 유적지의 대표적 문화재 탁청정은 1541년(중종 36) 김유가 지은 가옥에 딸린 정자로서 개인 정자 가운데 가장 아름답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규모는 정면 7칸, 측면 2칸의 팔작지붕이고 명필 한석봉이 쓴 현판이 걸려 있다.

후조당은 예안파 종택에 딸린 별당 건물로 조선 선조 때 김부필이 지은 정면 4칸, 측면 4칸 ㄱ자 집이다.  후조당이라는 현판은 그의 스승인 퇴계 이황의 글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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