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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경을 그리다

대구수목원의 지난 봄 풍경

by 푸른가람 2012. 5.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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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크리트로 가득차 삭막하기만 한 도시 한복판에 잘 가꿔진 수목원이 있다는 건 대구시민에게 분명 행운이다. 한겨울을 제외하고 삼시삼철(?) 수목원은 철따라 꽃구경 나온 가족, 친구, 연인들로 늘 붐빈다. 수목원이라는 것의 설립취지가 따로 있기는 하지만 인근 주민들에게는 그저 바람 쐬며 쉴 수 있는 공원으로 충분히 가치가 있을 것 같다.




봄꽃이 한창인 요즘이 수목원을 찾기에도 적기일 것 같다. 온통 무채색 세상이던 것이 붉고 샛노란 원색의 꽃들이 피어나 다채로움을 더해준다. 땅에서 전해져 오는 봄기운을 머금은 신록은 그 자체로 사람들의 눈을 싱그럽게 해 준다. 꽃과 나무의 이름을 모른다한들 무슨 상관이랴. 눈과 마음으로 느껴지는 아름다움을 만끽하면 그만이다.





몇 장의 사진으로 남아 있는 이 풍경들도 이미 몇주 전의 모습이다. 수목원도 산자락 아래에 자리잡고 있어서인지 시내 보다는 개화 시기가 늦은 편이라 이때만 해도 벚꽃이 한창이었다. 바람이 불 때마다 꽃잎이 눈송이처럼 날리는 모습이 환상적이다. 꽃이 지면 이 봄날도 마냥 저물어 버리는 것 같아 아쉽기도 하지만 낙화의 아름다움은 그 무엇과도 비교하기 어렵다.






이제는 꽃이 지고 무성한 푸른 잎이 돋아난 벚나무들은 세상의 순리를 따라 열매를 맺을 것이다. 가을이면 잎을 떨어 뜨리고 매서운 한겨울 추위를 맨몸으로 버티며 새로운 생명을 잉태하는 것이 나무의 숙명이다. 다시 봄이 되면 언제나 그랬듯 화려한 꽃을 피우겠지만 그때의 꽃은 올해 내가 반갑게 만났던 그 꽃들은 분명 아닐테지. 그게 아니라면 세월은 무상한데 나만 변하는 것인지도 모를 일이다.







올해 말에 수목원 근처로 사무실을 옮기게 되면 매일 수목원을 산책할 수 있게 될 것 같다. 오랫동안 익숙했던 풍경과 헤어져야 한다는 것은 분명 아쉬운 일이지만 또 새로운 풍경과 환경에 적응하며 살아가는 것도 세상살이의 즐거움이라고 생각해 보는 것도 괜찮겠다. 이제는 이미 지나가버린 풍경이지만 다시 다가올 풍경이기도 한 사진을 다시 한번 들여다 본다.




대구수목원 소개 [출처 : 네이버 백과사전]

대구광역시 달서구 대곡동에 위치하고 있으며 전국 최초로 쓰레기 매립장을 수목원으로 조성하여 2002년 5월 개장하였다. 1,750종 30만본의 수목을 전시하고 있어 시민들의 생태체험과 식물학습 및 휴식공간으로 활용되고 있다. 연면적은 24만 4,630㎥이며 화목원, 약초원, 무궁화원, 약용식물원 등 총 21개의 주제로 꾸며진 전문 수목원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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